[뉴욕시경 탄생③] 과거 제도·옛 사람으로 새도시 뉴욕을 맡긴다고?

뉴욕시경 소속 경찰관들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전 경찰청 수사국장] 시민들은 당대의 명 집행관 제이콥 헤이스(Jacob Hays)를 데려오라 했다. cigar girl 사건해결 적임자는 바로 그 사람이다. 헤이 빨리 모셔 와라! 그는 누군가.

1798년 스물여섯에 뉴욕시 집행관(marshal)으로 채용. 1802년 서른 살에 고등경찰관(high constable) 임명. 1850년 죽을 때까지 재직한 인물이다.

Aaron Burr 변호사는 독립전쟁 때 조지 워싱턴의 참모로 일했다. 검찰총장 거쳐 상원의원 당선 제퍼슨 대통령 때 부통령이었다. 힘 있었다.

19세기 초 뉴욕 시정 좌우한 정치보스의 한 사람이다. 죽마고우였다. 실력, 성실성, 정직성 겸비한 헤이였지만 불알친구 덕 많이 봤다.

헤이 위해 일부러 자리 만들었다. 고등 경찰관직. 막무가내로 그 자리에 앉혔다.

지휘봉과 고함으로 제압

헤이는 유독 키가 작았다. 그러나 다부졌다. 강건했다. 일 열심히 했다. 존경하는 사람 많았다.

검은 옷에 우뚝한 실크해트(stovepipe hat) 썼다. 목에는 흰 수건 두르고 돌아 다녔다. 그런 차림으로 지나가면 모두들 알아봤다. 헤이가 일하러 가는구나! 성원했다.

지휘봉 끝에 금 입힌(a gold-tipped) staff of office를 휴대했다. 금 반짝거리면 “아, 헤이 출동이구나” 즉각 알아차리게 만들었다.

폭동 해산무기로 썼다. 먼저 전투적인 선두그룹의 모자를 지휘봉으로 쳐서 떨어트렸다.

모자 집으려고 엎드리는 순간 뒤로 밀쳐댔다. 땅바닥에 쓰러진다. 서로 포개질 때까지 떼밀었다. 행렬 무너졌다.

그때 외쳤다. “Now all good citizens go home!”(선량한 시민들은 이제 돌아가라!)

안 돌아가면 불량한 시민이다. 여러분이 잘 아는 내 권한으로 다 처벌하겠다!

세 마디로 일 마무리했다. 부자나 가난한 이나 불량배거나 사회계층에 상관없이 그의 말 따랐다.

헤이와 벤더빌트

코르넬리우스 벤더빌트. 죽을 때 미국 국내총생산의 1.5% 1억 달러 재산 소유했다. 경쟁자 자살시키면서 부 축적한 강도재벌(Robber Baron)이다.

20대 중반에 연락선 선장으로 일했다. 허드슨강에서 여객을 운송했다. 무허가 불법영업.

이 항로는 권세가 리빙스턴 패밀리가 독점하고 있었다. 그들은 영업침해 금지명령 받아놓고 있었다. 헤이에게 이 일 처리를 맡겼다.

영업지역은 관할구역 아니었다. 뉴욕시 쪽으로 왔을 때 잡아야 했다. 벤더빌트는 첩자를 고용, 잡히지 않으려고 헤이의 동향 체크했다.

결국 체포. 침착했다. 리빙스턴 패밀리의 독점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감 갔다.

유치장 안에서 리빙스턴 상대로 독점해제소송 걸게 편의 봐줬다. 승소. 떼돈 벌 기회 잡았다.

옷 훔쳐갔다

그즈음 막대도둑 유행했다. 창문 통해 막대 집어넣는다. 막대 끝 갈고리 이용해 옷 훔쳤다.

일석이조. 새 옷은 장물아비가 비싸게 쳐줬다. 주머니 속 현찰 든 지갑도 챙기고.

변호사 블레치포드가 찾아왔다. 한참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신사복 도난당했단다.

도둑질 수법. 특이했다. 헌옷 벗어 놓고 새 옷 입고 갔다. 변호사는 그 도둑 옷 들고 왔다.

옷을 보니 아, 하, 그 녀석이구나. 감 왔다. 헤이는 체포자의 얼굴사진(mug shot) 파일을 관리했다. 파일에 용모와 복장을 기록해 두었다.

이 도둑 머리털이 피처럼 붉은 녀석이오. 여기서 기다리시오. 내가 가서 찾아오리다.

도둑 데리고 왔다. 변호사의 신사복 입고 있었다. 여기서 갈아입어라. 주인에게 돌려드려라.

시체 보면 강심장도

제임스 머리 선장은 선원들의 급여와 선주에게 전할 수익금 가지고 상륙. 존 존슨 하숙에 투숙했다.

이튿날 선장의 시신이 골목길에 버려져 있었다. 그 많은 돈 다 없어졌다. 강·절도 전과가 있는 하숙주인 존슨 소행으로 추정됐다.

존슨 찾아냈다. 먼저 교회로 데려갔다. 기도하면서 생각할 기회 가지라고 했다. 영혼 구할 거냐, 육신 구할 거냐. 자수 설득했다. 우물쭈물 대답 회피.

시체안치소로 데려갔다. 시트 걷어 젖혔다. 얼굴 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새파랗게 질리며 고개 돌렸다. 자백.

새시대 새경찰 절실하다

헤이는 많은 사건 해결했다. 아직 고등경찰관 직책도 유지하고 있었다.

cigar girl 살인범 잡아달라는 시민의 기대 또한 저버리기 어려웠다. 수사 담당자들과 함께 현장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이미 예순아홉살. 한계 있었다. 헤이도, 시민도, 시대가 변했음을 깨달았다. 야경이 경찰 일 해서는 감당치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다.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급격하게 이행하는 뉴욕. 런던과 같은 새 경찰제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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