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경찰(NYPD) 어제와 오늘···“범죄 아닌 신고도 받습니다, 그리고”

뉴욕시경 소속 경찰관들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전 경찰청 수사국장] 1984년, 35년 전이다. 한국은 112신고전화 받으면 교환대 교환수처럼 해당관서 순찰차 불러 출동을 지시했다. 수동식이다.

고장 나면 112신고 받지 못했다. 경찰끼리 통화도 불가능했다. 그걸 고치러 통신경찰이 전봇대 올라가 전화 줄 수리했다. 그래서 별명이 전봇대순사.

당시에는 전화나 무전 다루는 통신전문 통신경과警科 경찰관 외에 전문가가 또 있었다. 운전만 하는 경찰관. 운전경과 경찰관이다. 달구지순사다.

1984년에 이미 컴퓨터가 판단을 돕고 있었다

그해 12월. 뉴욕시경 911 범죄신고 센터를 견학했다. C³=Command×Control×Communication=C큐빅이 떡 하니 거기 있었다. 군에서 개발해 실전 배치된, 유효성 검증된 지휘통제통신망이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신고접수와 출동지시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신고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위급한 사항이라 바로 가야 한다. 그러나 이건 그렇지 않으니 천천히 가도 된다고 우선순위를 판단해줬다.

그리고 커다란 모니터 화면에 신고자 위치가 표시됐다. 그 옆 화면에는 신고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순찰차가 떴다. 그 차 보냈다.

391만건이 범죄신고 아닌 문의사항

2011년 봄. 뉴욕 911 범죄신고센터. 분산된 시설을 한 곳으로 통합했다. 소방도 경찰과 함께 묶었다. 최첨단 기술도 도입했다. 공공안전응답센터(the Public Safety Answering Center)로 명칭도 바꿨다.

시설용량은 1시간에 5만건을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평상시 수요의 40배. 9·11테러 당시 신고건수의 9배다. 여유 있게 만들었다. 신고건수는 연간 1100만, 하루 3만, 시간 당 1250건이다.

​잘못 걸려온 911 신고가 391만 373건이다. 전체 신고의 36%. 뉴욕시 총인구의 절반에 해당된다.

미국사람들은 911을 애용한다. 나에게 곤란한 일은 뭐든지 비상사태라고 주장하며 전화 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뭐라 할 말 없다는 태도다. 경찰이 유도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전화가 대중화 됐다. 순찰차에는 무전기 달았다. 그러면서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전화로 신고하세요. 근처에 있는 순찰차에 무전으로 지령, 3분 내로 출동하겠습니다.”

시민들은 신났다. 문제 생기면 911 신고다! 전화만 걸면 부르릉 순찰차 온다. 재미있다. 또 걸자. 강도와 도둑만이 아니다. 고양이 잃어버렸다면? 개가 집 나갔다면? 당연히 찾아달라고 다이얼 911 돌린다.

물론 군말 않고 접수한다. 순찰차와 함께 행정기관의 동물보호관 보낸다.

April Fool’s Day

물론 그와 같은 非긴급상황 신고 및 보건소 전화번호 등을 알려달라는 전화에 대한 대응책은 있다. 번호 311을 별도로 운영한다. “그런 일은 311 이용해 주세요.” 부단히 PR한다. 그러나 별 효과 없다.

오늘날 길 찾기는 스마트 폰과 내비게이션에 입력만 하면 오케이! 바로 알려준다. 간단하다. 그걸 보며 가면 된다. 편리하다.

미국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핸드폰으로 911에 전화해서 길 묻는다. 911을 더 신뢰한다. 뉴욕 시민은 특히 더 그렇다. 911에 전화하면 그게 무엇이든 해결해준다는 희망과 환상 안고 살아간다. 제1순위 생명선(lifeline)이다.

뉴욕시경(NYPD) 담당 경찰관 왈: 범죄 아닌 신고 많습니다. 다 접수합니다. 우리 일이니까요. 만우절 장난전화요? 별로 없습니다. 그게 바로 뉴욕시민입니다.

하나 더. 신고 접수해 지령하는 분들. 모두 자원봉사자다. 경찰은 조정만 하고 있다. “여기는 뉴욕입니다. 그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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