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산책] 유머박사 김재화 ‘꽃이 되는 말, 칼이 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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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유머박사 1호로 통칭되는 김재화 박사(언론학)와 11일 정읍행을 함께 했다. 그의 ‘사회제자’인 이만세 전북과학대 방송미디어연예학과 교수의 <통통 튀는 스피치> 출판기념회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머리가 비상한 그는 첫 만남에서 기자가 고추술(청양고추를 잘라 넣은 소주)을 먹던 것을 기억해냈다. 김 박사는 제자(이만세 교수)의 제자들을 보게 돼 무척 흐뭇한 표정이었다. 서울에서 250km 이상 3시간 거리를 마다하지 않는 그는 몇 년전에도 전주에서 열린 이만세 교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그가 가는 길에 기자에게 먼저 고맙단 인사를 했다. “어제 어떤 출판사에서 와서 <매거진N>에 연재하였던 대통령들 유머이야기 갖고 책을 내자고 합디다. 책 많이 팔릴 적에 그런 적이 있지만, 요즘은 전혀 없는 일인데···.”

그리고 구체적인 인세 내역까지 내게 얘기해줬다. 기자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 푸틴, 트럼프 등 외국 대통령도 담으라고 했다.

행사장인 정읍사예술회관에 도착한 그는 책을 꺼내 내게 주었다. 지난 4월말 나온 아직은 따끈따근한 온기가 남아있는 <꽃이 되는 말 칼이 되는 말>이었다. 첫 페이지에 뭔가 적는데 이런 거였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이상기, 저자 김재화 2016년 12월 11일”

하하, 지성도 가당치 않은데 ‘최고’ 접두사까지 붙여주다니. 그 정도 되니 1990년대 대부분과 새천년 앞 몇 년 등 무려 14년간 <스포츠조선>에 매일 연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에로비안 나이트’란 제목으로. 제목도 섹시하게 잘 뽑았는데, 그가 정한 거였다고 한다.

사실 그는 유머글에 능통한 글쟁이이지만 우리말지킴이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그가 일주일에 너덧 차례 뉴스레터로 보내주는 것도 ‘좋은 글쓰기 교과서’에 가깝다.

이 글을 쓰며 기자는 1960년대 후반 초등학생 시절, 스피커 라디오에서 나오는 한갑수 선생의 ‘바른말 고운말’을 떠오른 것도 이 책 <꽃이 되는 말 칼이 되는 말>(도서출판 지식나무)이 덤으로 준 선물이다.

‘김재화 말글편지 100가지 엔솔로지’라는 문패가 붙은 이 책엔 제목 아래 “입속 말은 내가 다스리고 뱉은 말은 나를 다스린다”고 인쇄돼 있다.

제1과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에서 제100과 ‘말은 힘이 세다’까지 하나 놓지기 아까운 것들로 꽉 들어찬 콘텐츠야 사거나 빌려 읽으면 될 터. 누구한테 도움이 될까 생각해 봤다.

이런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나처럼 글쓰는 기자, 언론사에 입사하고 싶은 이들과 회사 취직시험을 코앞에 둔 취준생, 수능시험 준비하는 학생, 연설을 자주 하거나 연설문을 작성하는 일을 해야 하는 참모들이 꼭 보면 좋겠다.

또 있다. 잠 잘못 주무시는 분들께도 이 책을 권한다. 그러고 보니 청와대에서 요즘 한가하게 지내실 그분도 이 책을 읽으시면 기분 전환도 되고 상식도 깊이 하실 수 있을 것이다. 퇴임 후 소록도나 음성 꽃동네 같은 곳 다니시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대전은요?”같은 외침보다 유머도, 품격도 있는 이 책의 콘텐츠가 훨 낫겠기에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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