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딩동댕 유치원’ 25년 ‘뚝딱이 아빠’ 김종석 교수의 스트레스 해소법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EBS>에서 25년째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을 진행하고 있는 ‘뚝딱이 아빠’ 김종석 서정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스테디 스타’다.

지난 9월 초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유아교육과 관련해 출연한 배우 엄태웅씨는 “어렸을 때 (김종석 선배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봤었고, 오랫동안 아이들과 같이 방송하면서 노는 법을 아실 것 같아”서 김 교수를 초대했다고 했다.

그가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의 ‘라 폴리아’ 카페에서 지난 10일 저녁 8시 특강을 했다. <아시아엔>과 <매거진 N>에 유머 칼럼을 쓰는 김재화 말글커뮤니케이션 대표가 운영하는 ‘김재화 스마트 & 펀 스피치’ 모임에 초대받은 자리에서였다.

김종석 교수의 강의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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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째 EBS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유치원’을 진행하고 있는 김종석 교수 <사진=김종석>

엘빈 토플러가 말했듯이 미래는 창의력의 시대다. 창의력이 없으면 살아 갈 수 없다. 나는 어떻게 해야 창의적으로 살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우리 집은 인테리어가 끝나면 하나하나 문자를 새긴다. 예를 들면, 화장실에 ‘담배를 피우면 문이 자동으로 열립니다’라고 적어놨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작고 소박하지만 창의적인 언어들이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세상을 살만하게 만든다.

나는 스스로 참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비결이 뭘까? 돌이켜보면 평생을 ‘절벽에 서 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여기서 밀면 떨어진다. 강박관념일지도 모른다. 어릴 적 시골에서 부모님이 주신 17만원을 받고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각난다. ‘이 돈이 떨어지면 시골로 내려와라.’ 이 얘기는 농사지으라는 말씀이다. 초등학교 때도 논에 가서 일하다 거머리 붙으면 떼면서 울고 그랬다. 정말 힘들고 지겨운 게 농사였다. 물론 나중에는 여학생들 책상에 거머리 올려놓고 재미있게 보내긴 했지만. 서울에 올라와 살아갈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그래서 정한 게 ‘정직하게 살자’였다. 건달들한테 많이 당했다. 연예인 주변엔 건달이 항상 많다. 그들한테 한가지 장점을 발견했다. 내가 항상 긍정적이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의리였다. 물론 자기들 먹이고 살려주는 오야붕에 대한 의리지만, 내게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줬다. 배은망덕한 친구들 많이 봤다. 각박한 서울생활 하면서 의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린이 프로를 하면서 수입이 8분의 1로 줄었다. 다들 하지말라고 반대했다. 그런데 이미 결심했기에 약속대로 했다.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 EBS에서 25년 동안 안 짤리고 있다. 이유가 있을 거 아닐까? 내가 아이들이나 스탭들과 소통을 잘 하고 있었던 거다. 소통과 배려가 나의 장점이란 걸 발견했다. 나의 배려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지금 강의를 하면서도 여러분의 입장을 많이 생각하면서 얘기한다. 얘기를 나눌 때 내 머리에서 먼저 생각을 만들어 상대방 머리로 들어가서 (생각이 상대방) 발로 내려가서, 다시 내 발로 들어온다. 그럼 다시 정리해서 얘기한다. 그러면 나쁜 생각, 나쁜 얘기 절대 못한다. 상대방 신경쓰는 거 뻔히 아는데 내가 다른 사람 나쁜 얘기할 수 있겠나? EBS에서 내 별명이 피뢰침이다. ‘아 그래요? 그렇죠!’ 하고 상대방 생각에 다 맞춰준다. 그 사람이 상처받고 상심하지 않도록 말이다. 나는 주변에 적들이 없다. 적이 없는 대신 일이 많으니까 챙기질 못하는 섭섭함은 있다. 누구하고 술 한잔 해야 하는데, 그런 여유가 없다. 절벽에서 절박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여러분께 부탁하고 싶은 게 또 있다. 꾸준히 공부하는 거다. 뭐라도 하나 배워라.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시대에는 아는 사람이 이긴다. 모르면 나중에 덤텅이 쓴다. 저는 신문 보시리고 권하고 싶다. 조선일보, 매일경제는 기본으로 봤으면 좋겠다. 나는 신문을 7가지 본다. 7시에 일어나서 신문 7개를 보고 필요한 정보는 스크랩한다. 빨간펜으로 표시해서 찢어 나중에 섹션별로 꼽아놓는다. 나는 △경제 △아이들과 관련되는 것 △잡학이나 유머러스한 내용 △건강 등 4개로 나눈다. 그걸 나중에 모아 자녀들한테 주면 아주 좋은 선물이 된다. 기자들이 그 정보 하나를 위해 무척 고생해 만든다. 말도 안 되는 기사 나가면 큰일 나기 때문이다.

만약 부동산쪽에 관심이 많으면 심리학이나 철학 등 나와 관계없는 공부를 하시길 권한다. 갤럽에서 야간에 CEO 과정에 다니는 게 과연 보탬이 될까 조사했는데 4개월 정도 다니면 최소한 300만원 이상 번다는 결과가 나왔다. 공부할 시간에 술을 안 마시니 술값도 절약되고 나와 다른 분야 사람들 만나 비즈니스 문제도 풀어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 얘기를 정리해 보자. 요즘 시대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그리고 특히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문화를 즐겼으면 좋겠다. 거기에다 의리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면서 제발 공부를 꼭 하시길 바란다. 신문이나 잡지가 가장 좋은 교과서다. 아참, 빠뜨린 게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성격이 급하다. 사계절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GDP가 2만불일 때는 성공률이 높다. 리스크를 다 인정해주고 용서를 해주니까 그렇다. 그런데 3만불일 때는 리스크가 있으면 50년 동안 쌓아둔 게 순간에 날아갈 수가 있다. 지울 수 없고 재기할 수 없게 만든다.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중 가장 쉽고 중요한 게 ‘욱’ 하는 성질 참고 버리는 거다. ‘욱’ 하는 성격 치료받는 사람이 연간 1만9천명 정도된다. 욱하는 성격 있나 한번 체크해보라. 병이라고 생각하고 치유해야 한다. 밖에서는 멀쩡한데 집에서 욱하는 게 있다. 저희 아버지도 술 많이 드시고 많이 욱하셨다 그래서 어머니가 내 이름을 김종‘욱’이라고 하려다 종‘석’으로 바꾸었다더라.

‘욱’ 하는 성격을 해소하는 방법 하나 소개하겠다. 가슴에 화가 6초 이상 머물렀다 나가면 이미 가슴이 힘들어진다. 그건 치료가 안된다. 그래서 6초 이내에 내보내야 한다. 내가 스트레스를 10년 연구했다. 정신과의사들 많이 만났다. 정신과의사들이 제일 스트레스가 많다. 자기 얘기가 아니라 남의 얘기를 들어야 하니까 그렇다. 스트레스 해소하는 해답은 내 안에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렇게 해보시라. 스트레스 받는 순간 심리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육중한 붓기를 빼내야 한다. 이성친구도 만나고, 술 담배도 해도 스트레스 안 풀린다. 온 몸의 스트레스를 다 머리를 집어넣는다. 그러면 그 이상으로 화가 날 수가 없다. 그 다음에 마음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펑!’ 소리를 3번 정도 낸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풀린다. 나를 믿고 꼭 해보시기 바란다.

아, 벌써 시간이 애초 예정된 40분이 됐다. 내용이 아니라 시간 맞추는 강사가 제일 훌륭한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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