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캠프·광팬 ‘너 죽고 나 살자’ 막가파식 SNS 쌈박질 “하늘이 보고 있다”

경선토론에 참석한 예비후보들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김재화 말글커뮤니케이션 대표, 유머작가] 꽃은 봄이라는 자기만의 계절이 있다. 눈 속에서도 기어이 꽃을 피우는 독한 설중매(雪中梅)가 없는 건 아니지만 주로 한 계절을 정해 두고 활동하니 요란하지도 않고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거기에 비해 정치가나 부부들은 계절이 따로 없다. 4년, 5년 내내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극한 쌈박질을 해댄다. 아니 정치에 피크(대목)가 있긴 하다. 굵직한 선거를 앞둔 때이다. 2017년 봄은 가히 이 땅 ‘삼천리금수강산’ 8도천지에 꽃과 정치가 역대급으로 만발하고 있다.

꽃은 알아서 피며, 각기 서로의 급을 인정하고, 물러나는 낙화시기도 예측가능하게 해주니 탈이 없는데, 문제는 정치이다. 방향은 럭비공이고, 순서는 새치기대마왕, 말의 거칠기는 샌드페이퍼다.

부부들이 서로를 보는 모습은 이렇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사람은 언제부터 생긴 거야?”

엄마의 대답 “응, 사람은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를 만들어 생겨난 거야.”

아들 “아하! 그렇구나!”

아들은 아빠에게 가서 다시 물어보았다. “아빠! 사람은 언제부터 생긴 거야?”

아빠 “그건, 사람은 원숭이가 진화해서 된 거란다.”

아들 “어?!”

아들은 이상해서 엄마에게 가서 다시 물어보았다. “아빠는 원숭이가 진화해서 사람이 된 거라는데, 도대체 누가 맞는 거야?”

엄마가 이 말을 듣고서 아들에게 하는 말. “아담과 이브는 엄마 쪽 집안이고, 아빠 쪽은 원숭이 집안이라 그래!”

이렇게 원초적 반감을 갖고 사는 부부가 아편전쟁(아내와 남편의 싸움)을 어떻게 쉽게 멈출 수 있을 것이며, 부부와 흡사한 한국의 정치가들 또한 반대파를 위하여 좋은 말을 해주겠는가.

‘자유한국당’의 나아무개의원은 “탄핵 주도 234명 중 1인이면서 왜 탈당하지 않고 탄핵반대를 하는 당에 남아 있습니까?”라는 세간의 궁금증에 이렇게 답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본처가 덜컥 이혼을 해주면 남편만 좋은 것 아닌가요!”

그러자 졸지에 이혼한 본처가 되고 만 바른정당은 이런 입장을 내놨다.

“그 당에서 각 방을 쓰고 있는 분들에게 말합니다. 한쪽이 바람을 피웠으면 당당하게 이혼하는 것이 답입니다. 이혼 못하고 낑낑대며 사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봉건적 사고일 수밖에 없어요.”

나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평생 한번밖에 못 볼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우주 행성의 대충돌 같은 ‘빅 그랜드 매머드 판타스틱 정치사건’이 졸지에 외도를 한 배우자와 이혼영역으로 내려와 버렸다. 고상한(또는 천박한) 비유의 문제가 아니다.

선의의 경쟁에서 나오는 사랑싸움을 펴야 하는 정치인들이나 부부가 ‘막막막막말’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부부싸움 보는 아이들처럼 정치인들의 쟁투를 보는 백성들은 그저 불안하기 그지없다.

정치인에게 촌철살인의 함축된 비유 몇 마디, 부부들이 싸움 중에 서로에게 내뱉는 ‘고상한’ 대사들은 전쟁터에서 나를 지키는 개인화기와 같은 것이다. 그것은 불의의 공격을 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선의의 방어용 무기인 것이다. 말이라는 개인화기, 그 소총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정의를 생각하고 사리분별을 위해 깊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평상시 죽어라 아내를 미워하기만 하지 사랑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냉혈한 남편이 있었다. 그는 사업을 한다며 집의 돈을 다 끌어다 써서 가족을 거지꼴로 만들었고, 수없는 외도로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도박이나 가출, 술 담배 같은 것이나 즐겼지 식구들을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가 또다시 음주운전을 하다가 대형사고를 냈고 자기도 황천길 앞까지 가고 말았다.

옥황상제 왈, “불쌍한 네 아내를 생각해서 한번만 더 살려주마. 가족을 만나거든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병원 응급실에서 그가 정신을 차렸다. 아내는 남편이 눈을 뜨니 그것만으로 반가웠다. “여보, 정신이 들어요?” 남편은 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고마워, 여보! 내가 부도를 내서 도망 다닐 때도 당신은 내 곁에 있었고, 사람을 때려 합의를 할 때도 그 자리에 당신이 있었고, 성폭행을 해서 감옥에 있을 때도 당신은 내 곁을 지켜주었는데, 지금 또···.”

아내 “괜찮아요. 목숨을 건졌으니, 이제 열심히 살아가요.”

그런데 한참 천장을 쳐다보며 무슨 회한에 잠기듯 하던 이 남편이 아내 쪽으로 얼굴을 돌리더니 한마디를 하는데···. “그런데 말이야, 당신 만나서 왜 좋은 일은 없고 계속 안 좋은 일만 생기는 거지?!”

그 아내가 이 자에게 연결돼있던 산소호흡기를 빼버렸는지 안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남편같이 제 책임 인정 않는 정치인들이 있고, 늘 당하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끌려다니며 사는 국민들이 있다.

부부싸움을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어떤 뜻일까? 금방 이어지고 좋아진다는 긍정적 의미로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물을 얼려서 얼음을 만들면 칼로 두 조각을 댕강 낼 수 있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좋은 말을 하자는 것이다.

지금 지천에 피어있는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 나는 말을 하시라, 정치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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