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선거] 힐러리 vs 트럼프,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누구인가?
[아시아엔=윤석희 미국 특파원]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의 서문에 “생각과 발언의 자유에 가장 큰 위협은 정부의 공식적 검열이 아닌 여론에 대한 공포”라고 말했다. 오웰은 “어느 시대에나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의심 없이 동의할 것으로 간주하는 정석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의 리얼리티 쇼가 끝나가면서 바라보는 미국의 대선은 하나의 정석이 죽어가는 마지막 몸부림을 보이는 듯하다.
기자는 일전에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리 없다. 그러나 그것은 유권자들이 그의 정책이나 상식, 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그와 그 비슷한 남성들을 혐오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콜롬비아대학의 하미드 다바시 교수는 <알자지라> 기고문에서 오바마와 트럼프를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에 비유했다. 온순한 지킬 박사는 하이드씨와 별개로 존재할 수 없고, 지킬 박사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이드씨는 끊임없이 지킬 박사에게 나타난다.
마지막 토론회에서 클린턴은 위키리크스와 베리타스 액션 등이 지핀 불을 끄느라 바빴다. 이들 매체들은 해킹된 개인 이메일과 기자의 몰래 카메라를 통해 클린턴과 그녀의 캠프가 부정한 권력욕으로 가득하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민주당위원회 회장인 도나 브라질은 “위키리크스는 러시아의 내정 간섭이며 클린턴과 민주당은 사이버범죄의 피해자”라며 미국 국토안보부의 보고를 인용했다. <더영턱스>의 기자 조르단 채리턴은 이렇게 반문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라크에 대량파괴 무기가 있다고도 보고했는데 이번 보고를 믿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미국 정치에서 정석은 같다. “미국은 특별하고 선한 국가이며 민주주의와 다양성, 자유의 본고장이다.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고 자유 진영의 지도자이며 미국인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 비록 문제가 있을지라도 미국의 민주주의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정치제도이며 이는 유권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작동한다.”
양당 후보는 이 정석에 맞춰 선거운동을 한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클린턴은 “미국이 강한 이유는 미국은 선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4년마다 치러지는 리얼리티 쇼가 끝나가는 시점, 기술의 발전은 정치라는 쇼의 속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수년간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쌘지나 챌시 매닝 등은 “미국은 자유롭지도 선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고발했다. 인터넷은 “미국의 민주주의는 국제 자본과 군산복합체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가 미국의 민주주의와 해방을 기다린다”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 역시 다양한 문화와 국제 언론에 의해 들통나버렸다. 아주 특별했던 이번 선거는 양당의 부패와 공허함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시리아는 러시아와 미국 두 열강의 다툼에 계속 불타오른다. 지역 정치의 복잡한 구도를 미국의 대중은 이해하지 못한다. 필리핀은 미 제국의 거대한 위선에 등을 돌리고 있다.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고 믿는 젊은이들은 미국의 정석과 미국의 현실의 틈에서 절망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와 같은 사민주의자들은 클린턴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과 약속한 앞으로의 모습 사이에서 흔들린다. 미국의 정석은 수많은 작은 도전들 때문에 난 생채기에 곪아간다
쇼의 끝에 온 것을 환영한다. 지킬 박사는 가끔씩 하이드 씨로 변해서 들키지 않고 폭력과 악업을 저지르는 것을 즐겼다. 미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국내외 약자들에게 폭력과 억압을 선사해왔다. 지킬 박사는 결국 하이드씨로 완전히 변해 버린다. 스스로 저지른 악행에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 삼켜져 버린다는 교훈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여성과 유색인종 유권자들에 의해 이번 선거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미국의 진실이 미국의 정석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새로운 트럼프는 나타날 것이다.
이하 영문기사.
Welcome to the End of The Show
In his original preface to “Animal Farm,” George Orwell wrote that the greatest threat to the freedom of speech and thought was not official, government censorship but “fear of public opinion.” He writes that ”at any given moment there is an orthodoxy, a body of ideas which it is assumed that all right-thinking people will accept without question.” As the world’s greatest reality show is about to end, I suspect that we are witnessing the demise?and the dying struggles?of orthodoxy.
As I have written previously, the next American president will not be the clown in a suit, not because of his lack of policy, attention span, and decency, but only because women find him and men like him disgusting. Hamid Dabashi, a professor at Columbia University, wrote an op-ed for al Jazeera where he compared Barack Obama and Donald Trump to Dr. Jekyll and Mr. Hyde. The good Dr. Jekyll cannot exist without the brutish Mr. Hyde, and try as Jekyll might, he cannot stop Hyde from visiting again and again.
Clinton spent this last debate putting out fires from Wikileaks and Veritas Action, which portray her and her campaign as ruthless, unethical, and power hungry. Donna Brazile, the chairperson of the DNC, claimed that the leaks are untrustworthy, unethical results of a Russian cybercrime and attempt to sway the election. Brazile pointed to the investigations by the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as evidence of Russian involvement. Jordan Chariton of “The Young Turks” asked “they also told us [Iraq] has WMDs, why should we trust this?’
Orthodox thought in American politics, regardless of which side of the race you cheer, is that America is good, exceptional, a shining beacon of democracy, diversity, and freedom. The president is the most powerful person in the world, the leader of the free world, and cares about the American people. Despite its failings, American democracy is the best system known to mankind and the system works for the benefit of its people. Both candidates sell themselves based on this orthodoxy: Donald Trump wants to “make America great again,” and Hillary Clinton thinks “America is great, because America is good.”
As this quadrennial reality show draws to a close, technology which forces us to take a closer look behind the scenes lays bare the spectacle of politics. For years, whistleblowers such as Julian Assange and Chelsea Manning have showed us that Americans are not free and that America is not good. The internet has given voice to arguments that American politics is controlled by international finance and the military-industrial complex. Cross-cultural and international media have laid bare the lie that the world awaits liberation through American democracy. In this special election, we are shown the bankruptcy and corruption of both parties.
Syria continues to burn in a great power struggle between Russia and the US, complicated by regional power dynamics that the American public do not, and care not to, understand. The Philippines turns away from American hegemony because of what they see as a giant hypocrisy. The Black Lives Matter movement struggles with the dissonance between American orthodoxy and prevailing reality. Social democrats such as Bernie Sanders struggle with the discrepancy between what Clinton has stood for so far, and what she promises to stand for. The orthodoxy is dying from a million paper cuts, or more literally, a million shared memes.
Welcome to the end of the show. Dr. Jekyll transformed into Mr. Hyde in order to (occasionally) indulge in violent, evil, and lustful activities without the negative consequences of detection and condemnation. The 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 and its leaders have engaged in violent, evil, and rapacious conquests of the natural world, the poor, and the powerless. As Dr. Jekyll finds out, hiding from yourself is not a long-term solution; Mr. Hyde eventually takes over Dr. Jekyll. In this election, the support of women and minority voters will protect American democracy from a violent takeover by a self-indulgent, noxious ego. Unless America can reflect its own narrative about itself however, Mr. Trump will only be the first of many such unwelcome challenges
쇼가 끝나고 뒷정리는 누가 하는지?
[아시아엔=윤석희 미국 특파원]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의 서문에 “생각과 발언의 자유에 가장 큰 위협은 정부의 공식적 검열이 아닌 여론에 대한 공포”라고 말했다. 오웰은 “어느 시대에나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의심 없이 동의할 것으로 간주하는 정석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의 리얼리티 쇼가 끝나가면서 바라보는 미국의 대선은 하나의 정석이 죽어가는 마지막 몸부림을 보이는 듯하다.
기자는 일전에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리 없다. 그러나 그것은 유권자들이 그의 정책이나 상식, 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그와 그 비슷한 남성들을 혐오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콜롬비아대학의 하미드 다바시 교수는 <알자지라> 기고문에서 오바마와 트럼프를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에 비유했다. 온순한 지킬 박사는 하이드씨와 별개로 존재할 수 없고, 지킬 박사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이드씨는 끊임없이 지킬 박사에게 나타난다.
마지막 토론회에서 클린턴은 위키리크스와 베리타스 액션 등이 지핀 불을 끄느라 바빴다. 이들 매체들은 해킹된 개인 이메일과 기자의 몰래 카메라를 통해 클린턴과 그녀의 캠프가 부정한 권력욕으로 가득하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민주당위원회 회장인 도나 브라질은 “위키리크스는 러시아의 내정 간섭이며 클린턴과 민주당은 사이버범죄의 피해자”라며 미국 국토안보부의 보고를 인용했다. <더영턱스>의 기자 조르단 채리턴은 이렇게 반문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라크에 대량파괴 무기가 있다고도 보고했는데 이번 보고를 믿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미국 정치에서 정석은 같다. “미국은 특별하고 선한 국가이며 민주주의와 다양성, 자유의 본고장이다.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고 자유 진영의 지도자이며 미국인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 비록 문제가 있을지라도 미국의 민주주의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정치제도이며 이는 유권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작동한다.”
양당 후보는 이 정석에 맞춰 선거운동을 한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클린턴은 “미국이 강한 이유는 미국은 선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4년마다 치러지는 리얼리티 쇼가 끝나가는 시점, 기술의 발전은 정치라는 쇼의 속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수년간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쌘지나 챌시 매닝 등은 “미국은 자유롭지도 선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고발했다. 인터넷은 “미국의 민주주의는 국제 자본과 군산복합체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가 미국의 민주주의와 해방을 기다린다”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 역시 다양한 문화와 국제 언론에 의해 들통나버렸다. 아주 특별했던 이번 선거는 양당의 부패와 공허함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시리아는 러시아와 미국 두 열강의 다툼에 계속 불타오른다. 지역 정치의 복잡한 구도를 미국의 대중은 이해하지 못한다. 필리핀은 미 제국의 거대한 위선에 등을 돌리고 있다.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고 믿는 젊은이들은 미국의 정석과 미국의 현실의 틈에서 절망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와 같은 사민주의자들은 클린턴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과 약속한 앞으로의 모습 사이에서 흔들린다. 미국의 정석은 수많은 작은 도전들 때문에 난 생채기에 곪아간다
쇼의 끝에 온 것을 환영한다. 지킬 박사는 가끔씩 하이드 씨로 변해서 들키지 않고 폭력과 악업을 저지르는 것을 즐겼다. 미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국내외 약자들에게 폭력과 억압을 선사해왔다. 지킬 박사는 결국 하이드씨로 완전히 변해 버린다. 스스로 저지른 악행에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 삼켜져 버린다는 교훈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여성과 유색인종 유권자들에 의해 이번 선거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미국의 진실이 미국의 정석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새로운 트럼프는 나타날 것이다.
이하 영문기사입니다
Welcome to the End of The Show
In his original preface to “Animal Farm,” George Orwell wrote that the greatest threat to the freedom of speech and thought was not official, government censorship but “fear of public opinion.” He writes that ”at any given moment there is an orthodoxy, a body of ideas which it is assumed that all right-thinking people will accept without question.” As the world’s greatest reality show is about to end, I suspect that we are witnessing the demise?and the dying struggles?of orthodoxy.
As I have written previously, the next American president will not be the clown in a suit, not because of his lack of policy, attention span, and decency, but only because women find him and men like him disgusting. Hamid Dabashi, a professor at Columbia University, wrote an op-ed for al Jazeera where he compared Barack Obama and Donald Trump to Dr. Jekyll and Mr. Hyde. The good Dr. Jekyll cannot exist without the brutish Mr. Hyde, and try as Jekyll might, he cannot stop Hyde from visiting again and again.
Clinton spent this last debate putting out fires from Wikileaks and Veritas Action, which portray her and her campaign as ruthless, unethical, and power hungry. Donna Brazile, the chairperson of the DNC, claimed that the leaks are untrustworthy, unethical results of a Russian cybercrime and attempt to sway the election. Brazile pointed to the investigations by the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as evidence of Russian involvement. Jordan Chariton of “The Young Turks” asked “they also told us [Iraq] has WMDs, why should we trust this?’
Orthodox thought in American politics, regardless of which side of the race you cheer, is that America is good, exceptional, a shining beacon of democracy, diversity, and freedom. The president is the most powerful person in the world, the leader of the free world, and cares about the American people. Despite its failings, American democracy is the best system known to mankind and the system works for the benefit of its people. Both candidates sell themselves based on this orthodoxy: Donald Trump wants to “make America great again,” and Hillary Clinton thinks “America is great, because America is good.”
As this quadrennial reality show draws to a close, technology which forces us to take a closer look behind the scenes lays bare the spectacle of politics. For years, whistleblowers such as Julian Assange and Chelsea Manning have showed us that Americans are not free and that America is not good. The internet has given voice to arguments that American politics is controlled by international finance and the military-industrial complex. Cross-cultural and international media have laid bare the lie that the world awaits liberation through American democracy. In this special election, we are shown the bankruptcy and corruption of both parties.
Syria continues to burn in a great power struggle between Russia and the US, complicated by regional power dynamics that the American public do not, and care not to, understand. The Philippines turns away from American hegemony because of what they see as a giant hypocrisy. The Black Lives Matter movement struggles with the dissonance between American orthodoxy and prevailing reality. Social democrats such as Bernie Sanders struggle with the discrepancy between what Clinton has stood for so far, and what she promises to stand for. The orthodoxy is dying from a million paper cuts, or more literally, a million shared memes.
Welcome to the end of the show. Dr. Jekyll transformed into Mr. Hyde in order to (occasionally) indulge in violent, evil, and lustful activities without the negative consequences of detection and condemnation. The 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 and its leaders have engaged in violent, evil, and rapacious conquests of the natural world, the poor, and the powerless. As Dr. Jekyll finds out, hiding from yourself is not a long-term solution; Mr. Hyde eventually takes over Dr. Jekyll. In this election, the support of women and minority voters will protect American democracy from a violent takeover by a self-indulgent, noxious ego. Unless America can reflect its own narrative about itself however, Mr. Trump will only be the first of many such unwelcome challen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