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창간4돌] 배철현 교수 “하루 단 10분이라도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세요”
[아시아엔=글 이상기 사진 라훌 아이자즈 기자]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2003년 서울대에서 매년 3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성서를 가르쳐왔다. 그는 30년 가까이 성서 원전을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로 읽고 이와 관련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 문헌들을 비교하여 읽어왔다. 배 교수는 “성서를 읽으면서 느낀 감동은 내 삶의 기둥이 됐다”고 했다.
배철현 교수는 아마도 이 시대 한국에서 가장 바쁜 교수일 것이다.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프로젝트 때문? 아니다! 그가 기획해 지난 3월 문을 연 ‘건명원’을 서강대 최진석 교수(철학)과 운영하는 일과, 서울대와 법무부가 진행하는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과정 주임교수로 참여하고, 매주 일요일 KBS1 TV ‘궁금한 일요일 장영실쇼’ 프로그램 진행 그리고 <경향신문> 주말 칼럼 집필 등 별로 돈 안 되는 일로 하루 24시간을 잘디잘게 쪼개 쓰기 때문이다.
그런 배철현 교수에게 <아시아엔> 창간 4돌 후원의밤 특강을 부탁하는 일은 염치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자의 부탁을 받자마자 “회장님, 당근 해야지요!” 하고 답했다. 배 교수는 이 무렵 500쪽, 400쪽이 넘는 두권의 책, <신의 위대한 질문-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위대한 질문-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21세기북스)를 모두 탈고하고 오랜만에 홀가분한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보여주기와 설명하기’를 주제로 30분 가량 특강을 했다. 절반 정도 빠져나가 80여명 남은 축하객들은 배 교수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짧지 않은 강의지만 기자의 머리엔 다음 몇마디가 진하게 남았다.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 보세요. 관조라고 하지요.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기도든, 명상이든 자신과의 시간을 가지세요. 여러분이 갖고 계신 문제 대부분이 저절로 풀리는 걸 체험하실 겁니다.”
배 교수는 이날 공연과, 각 분야 인사들의 축하인사말 한마디 한마디 놓지지 않고 경청했다. 단 한 순간, 그가 자리를 떴다. 와인잔이 엎어지며 옆에 앉아 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 옷에 포도주가 튕겨 묻자 종업원에게 달려가 세제를 묻힌 수건을 가져오기 위해서였다.
<아시아엔>과 <매거진N>에 칼럼을 쓰고 있는?배철현 교수는 인문학·과학·예술을 아우르는 21세기의 융합형 인재 육성이 꿈이다.?<타르굼아람어문법> <타르굼옹켈로스창세기>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마음은 하나, 세계의 종교> 등의 저서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