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묵상] 질문, 본질찾기 위해 통과하는 문(問)
[아시아엔=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질문(質問)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문지방이다. 무의식적으로 얻은 지식을 버리기 위해서는 그 지식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매는 자에게 질문은 슬그머니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는 베헤모스(괴물)이다. ‘질문’은 미지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안내자다. 질문을 통해 우리는 매일 매시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다. 자신이 매달렸던 신념이나 삶의 본질(本質)을 버리고, 낯선 시간과 장소에 맞는 본질을 찾기 위해 통과하는 문(問)이 바로 ‘질문’인 것이다. 질문은 외부에서 오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이 제3자가 되어 스스로에게 묻기도 한다. 해답이 정해지지 않는 외침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