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창간4돌] ‘일기예보 나들’이 아시아엔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이유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11월20일 열린 ‘아시아엔 창간4돌’ 후원의 밤에서 <인형의 꿈> <좋아 좋아>를 부른 일기예보 ‘나들’을 몇 차례 만났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아니 “관심이 적었다”고 말하는 게 솔직할 것이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그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인터넷에 떠 있는 그에 대한 정보는 이렇게 종합된다.
본명 박영렬, 1968년 9월23일 광주광역시 출생, 가수 겸 연예기획자, 1988~1992 홍익대 공업디자인학 학사 졸업, 1984~1987 서울고 졸업, 2011 지웍스엔터테인먼트 이사, 2001 그룹 ‘디슨 펠라스’ 멤버, 1993~1999 그룹 ‘일기예보’ 멤버, 1990 제2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작품 <나들 1집>(날아 올라), <나들 디지털 싱글>(일곱시반 그녀, 색 다른 걸, (나의 맘을 아나요)
장르 록 발라드와 포크 록 악기 일렉기타와 통기타
활동시기 1993~2000년(일기예보), 2011~현재
인터넷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그는 요즘 시장통이나 골목상점들을 찾아 콘서트를 벌인다. 올해 초 새벽 <tvN>를 켜니 ‘리틀 빅 히어로’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서울 석관동 기름집에서 공연하는 장면, 그리고 그가 수년 전 투병 끝에 이겨낸 얘기 등이 나왔다. 나들은 방송에서 “저를 불러주는 곳이라면,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했다. 그는 방송출연보다 골목시장이 훨씬 편하다고도 했다. 나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공연을 위해 찾아가는 식당에는 몇가지 조건이 있어요. 첫째, 주인이 아닌 주변에서 추천을 할 것, 둘째 음식 맛이 있을 것, 셋째 개업식이 아닐 것 등입니다.”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나들가게 사업’이 있다. 이웃처럼 친근감이 있는 동네수퍼마켓의 정서를 담은 이름으로 ‘정이 있어 내집 같이 편하고, 나들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이라고 한다. 중소기업청 컨셉이 일기예보 나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시아엔 창간4돌 기념식을 3주 가량 앞두고 나들에게 전화했다. 노래 부탁한다고. 30분쯤 뒤 전화가 왔다. “사실 한 곳 있었는데 아시아엔 공연 위해 양해를 구했다”고.
그는 지난해 인사동 아리랑가든에서 열린 아시아엔 창간3돌 사은의 밤에도 와서 어수선한 잔치자리에서 몇 곡을 불러주었다.
지난 11월20일 창간4돌 후원의 밤 무대에 오른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기타에 맞춰 노래했다. 그가 <인형의 꿈>과 <좋아 좋아>를 부르자 연세 지긋하신 분들 중에서 몇분이 따라 불렀다. 나들은 “아시아엔을 맘껏 응원해달라”며 무대를 내려왔다.
그는 “아시아엔의 지향점과 가치가 제가 생각하는 것, 즉 약자를 보호하고 없는 사람에게 보태주려는 마음이어서 아시아엔 행사엔 언제든지 달려올 것”이라고 했다.
그가 올초 아시아엔과 매거진N에 기고한 글을 다시 읽었다. 제목은 ‘음악으로 먹고살기’. 몇 대목을 옮긴다.
“한류 영향과?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음악으로 인생의 방향을 틀고 있다.?대학마다 실용음악 관련 학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하고도 남는다. (중략) 음악경력 25년째이고 지금도 여전히 현역에서 노래하며 살아가는 음악인으로서 젊은 음악 후배들에게 음악으로 먹고살기에 충분한 비법을 전수하고자 한다.
‘밴드 성공 불변의 법칙’
첫째, 깨지지 않으면 마침내 성공한다.(중략)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언더그라운드 그룹 ‘동물원’의 멤버요 리더인 ‘유준열’ 선배가 한 말이다. “우리는 끝까지 버티는 게 목표야. 그렇게 노래 잘하고 실력 좋던 애들 지금 다 어디가고 없잖아? 버티니까 계속 노래 할 일 생기더라고.”
둘째, 사람을 잘 만나야 성공한다. 예전에 작편곡 화성학을 가르쳐 주시던 연석원 사부님이 한 말이다. “밴드 하나 이끄는 게 일개 사단하나 이끄는 것보다 어려워” 그만큼 음악인들이 특이하고 개성이 강해서 마음을 모아 하나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나같이 부모 말 안 듣고 음악 하겠다고 불순종했던 부류들이 아닌가! 이러한 개성 철철 넘치는 사람들이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적을 일구는 일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