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아름다운 두 노신사, 워런 버핏 그리고 톰 왓슨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우리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미국의 워런 버핏은 매년 1조원이 넘는 돈을 자선사업을 위해 내놓고 있다. 작년에는 2조원이 넘는 돈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버핏이 사회를 위해 내놓은 돈이 45조원이 넘는다.
버핏과 점심식사라도 하고 싶은 사람이 참 많다.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인생을 논하고 사업을 논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버핏은 매년 ‘버핏과의 점심’을 경매에 내놓아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사람과 점심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돈을 전액 자선사업에 사용한다. 작년도 점심가격은 22억 2천만원이었다.
버핏과 점심을 먹기 위해서는 22억원이라는 돈도 아깝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데 버핏의 전용비행기 조종사가 어느 날 버핏과 단 둘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조종사는 버핏에게 자신의 목표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 그러자 버핏이 물었다.
“그렇게 얘기하지 말고 자네의 진짜 목표가 무엇인가? 지금부터 자네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목표 스물다섯 가지를 종이에 한 번 적어 보게.” 그 조종사는 고민을 해가면서 자신의 목표 스물다섯 가지를 모두 적었다. 그것을 보고 버핏이 다시 말했다.
“이 스물다섯 가지 중에서 이제는 자네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목표 다섯 가지를 골라 그것에 동그라미를 그려보게.” 조종사는 모두가 중요해서 어느 것에 동그라미를 그려야 할지 난감했다. 고민 끝에 다섯 가지 목표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런 다음 조종사는 버핏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 이제 제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목표에 집중하겠습니다.” 그러자 버핏이 조종사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동그라미 치지 않은 나머지 목표들을 어떻게 할 건가?” “동그라미를 친 다섯 가지야말로 제가 집중해야 할 목표입니다. 그래서 다섯 가지 목표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고, 나머지 스무 가지 목표도 놓칠 수 없는 목표이니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노력해서 이것도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버핏이 말했다. “그게 아니네! 자네는 지금 실수하는 거야. 동그라미 친 다섯 가지 이외의 목표는 오늘 이후로 모두 버려야 하네. 자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섯 가지 목표를 전부 달성하기 전까지 스무 가지 목표에 대해 절대 관심을 기울여선 안 되네.”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말이다. 인생의 목표도 세우지 않은 채 인생을 되는대로 살아오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이것도 놓쳐서는 안 되고, 저것도 게을리 하면 안 되고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도 내 인생의 목표를 한번 써보려 한다.
첫째, 성불제중(成佛濟衆) 제생의세(濟生醫世)의 서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방황을 끝내고 필자는 일원대도(一圓大道)의 기연(奇緣)을 만나 성불제중, 제생의세의 대원을 세우고 일직 심으로 달려왔다. 지난 30여년간 신앙과 수행과 도덕의 발양운동, 일원대도 전파에 일천정성을 다 기울여 왔다. 아마 앞으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맑고 밝고 훈훈한 덕화만발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동안 필자는 천지, 부모, 동포, 법률 네 가지 큰 은혜(四恩)의 넘치는 사랑을 받아 왔다. 이 큰 은혜에 보답하려 한다.
셋째, 덕화만발의 세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이다.
이 큰 사은의 은혜를 갚기 위한 수단으로 오래 전부터 ‘덕화만발’이라는 글을 써서 전 세계로 보내고 있다. 하루에 2만명이 넘는 분들에게 이메일로 덕화만발을 전세계에 보내고 있다. 수천만명의 독자를 자랑하는 인터넷신문 여섯 곳과 일간지 한 곳 그리고 월간지 두 곳 또 우리들의 아름다운카페 덕화만발을 통해 덕화만발의 세상을 널리 전달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영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디 오픈 챔피언십’ 골프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뉴스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장면은 올해 66세의 백전노장 톰 왓슨의 은퇴 장면이었다. 골프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사람이다.
TV 카메라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골프계에서 은퇴하는 톰 왓슨의 마지막 라운딩 모습을 계속해서 비춰주었다. 그리고 수많은 갤러리들이 매 홀마다 톰 왓슨을 따라다니면서 열렬한 환호와 휘파람을 불면서 그의 마지막 라운딩을 축하해 주었다. 그를 따라다니는 갤러리만 인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좋은 시절 다 보내고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톰 왓슨! 라운딩 중간 중간에 감회어린 표정을 짓기도 하고, 환호하는 갤러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톰 왓슨의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떠나가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했다.
떠나는 마지막 모습조차 아름다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도 많은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한 뒤에 이 세상을 떠나가게 될 거다. 그 때, 할 수만 있다면, 정말 할 수만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휘파람 속에서 떠나는 우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