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실패와 역경에 직면한 당신, 이렇게 대처해보세요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역경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젊은 시절 필자는 사업을 하면서 여러 번 쓰러지며 쓴맛을 톡톡히 보았다. 그때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나 이만큼이라도 노후에 평안을 누리는 것 같다. 만약 그런 역경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내가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이따금 한다. 쓰러질 때마다 이를 악물고 “그래 역경아 어서 오거라! 아예 한꺼번에 와다오!” 하고 소리쳤다.

늘 순탄한 길만 걸어온 사람은 위기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에는 많은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고난을 극복하는 법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 고난을 겪어 본 사람은 위기가 찾아 왔을 때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여자 분이 남편 회사의 부도로 굉장한 역경에 처하게 된 모양이다. 그 분이 쓴 역경대처법이 가슴에 와닿는다.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가 결국 부도 처리됐다. 오늘 집으로 법원 집달관이 찾아와 드라마에서만 보던 압류 딱지를 여기저기 붙이고 갔다. 아이들은 창피해서 학교도 못 다니겠다며, 방안에 틀어박혀 있다. 결혼한 지 8년, 짧지도 길지도 않은 세월 동안 힘든 일 참 많았지만, 지금만큼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늘따라 친정엄마 생각만 난다. 그래서 부산 친정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엄마, 나…너무 힘들어” 등이라도 토닥이며 위로 해줄 줄 알았던 엄마는 갑자기 부엌으로 가 냄비 세개에 물을 채우셨다. 그리고는 첫째 냄비에는 당근을 넣고, 두번째 냄비에는 달걀을 넣고, 세번째 냄비에는 커피를 넣으시는 것이었다.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한 세 개의 냄비!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불을 끄고 엄마는 내게 말씀하셨다. “이 냄비 속 세 가지 물건들이 모두 역경에 처하게 되었다. 끓는 물이 바로 그 역경이지. 이 세 가지 물건들이 역경을 어떻게 대처했을 것 같니? 당근은 단단해. 그런데 끓는 물과 만난 다음 당근은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약해졌어.

반면에 달걀은 너무나 연약했단다. 그나마 껍데기가 있었지만, 너무 얇아 보호막이 돼주진 못했다. 그래서 달걀은 끓는 물을 견디며 스스로가 단단해지기로 결정했어. 그런데 커피는 좀 독특했어. 커피는 끓는 물과 만나자 그 물을 모두 변화시켜 버린 거야.”

어느새 나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 딸, 힘드니? 너는 지금 당근일까, 달걀일까, 커피일까?”

우리의 역경은 당근과 달걀 그리고 커피 중 어느 것일까? 살면서 역경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은 행복을 마주하는 것만큼 역경도 마주한다. 그 중 가볍게 넘겨 버릴 만큼 작은 역경도 있고,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의 큰 역경도 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작은 역경만 넘을 수 있고, 큰 역경은 모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릴까?

세상에는 역경을 딛고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른 사람들이 정말 많다. 대처하는 방법은 저마다 달랐지만, 그들은 분명히 역경을 뛰어넘었고, 역경 너머 마주한 현실은 달콤했다. 지금 힘들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경을 뛰어넘어 보시라. 눈 질끈 감고 잠시만 참으면 그 너머 달콤한 인생은 당신 것이 된다.

역경에 직면했을 때 취하는 대응 방법을 다섯 단계로 설명한 것이 있다. 혼다 겐의 저서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에 나오는 역경대처법이다.

첫째,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다.

위기에 처했을 때 감정적으로 혼란에 빠지면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어떤 사람은 ‘큰일은 작은 일처럼, 작은 일은 큰일처럼’이라고 말한다. 또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이런 것쯤은 문제없다고 생각하면서 상황에 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야말로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역경은 정면 승부한다.

곤란한 상황에 직면해도 결코 눈을 감지 않는다. 정면에서 똑바로 서서 맞이하라. 역경에서 배우기 위해서는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피하지 말고 똑바로 받아들여야 배울 수 있다.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결코 피해서 돌아가지 말라.

셋째,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각오를 다진다.

역경에 빠지면 보통 사람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불안해 하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 그들은 우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다. 그런 공포를 느낀 뒤 각오를 새롭게 하면서 전력을 다해 대응 방법을 찾는 것이다.

넷째,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목록을 만든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목록으로 만든 뒤 그 목록에 우선순위를 매긴다. 목록의 우선순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대체로 그 일들을 모두 실행하기 전에 역경은 해결되기 마련이다.

다섯째, 현실을 정직하게 얘기하고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구한다.

실패와 역경을 맞으면 대체로 이미 자신의 힘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히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처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도움을 청하는 상대방에게 현실을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다.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다. 위의 ‘역경대처법’대로 하면 위기 탈출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극하면 변하는 것’이 천지의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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