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난’ 중국 슈퍼리치들의 자선사업 뒷이야기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거지에서 거부(巨富)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인물들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이 교육분야부터 박물관까지 각종 사회자선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거부는 ‘판 지안추안’이다. 그는 중국의 ‘자선영웅’이라 불리고 있다. 그동안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 20여개를 짓는 등 사회 공익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그가 이번엔 후난성의 ‘안런’(Anren)이라는 소도시에 자신의 에너지와 부를 쏟아 붓겠다고 선언하며 다시 한 번 중국 사회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 거부들 중 일부는 순수한 의도만으로 자선사업에 뛰어들진 않는듯 하다. 몇몇 비평가들은 “중국의 신흥 거부들 사이에서 ‘자선사업’은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수단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매년 ‘중국 부자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주간지 <후룬 리포트>(Hurun Report)의 루퍼트 후그워프 발행인은 “많은 중국 거부들이 미국의 워렌 버핏처럼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자선 재단을 만들고 있다”며 “중국에서 익명으로 기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거부들이 ‘반부패 정책’의 채찍을 피하기 위해 자선사업을 벌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패를 저지른 많은 거부들이 자선사업을 통해 대중의 인기를 얻는 방법으로 ‘부정 부패’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거부들은 서민들의 ‘롤모델’이다. 하지만 가난을 이겨내고 성공한 거부들이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감동스토리’는 말 그대로 동화 속 이야기일 뿐이다. 중국의 ‘꽌시 문화’ 때문이다. 지금도 중국에서 부를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와의 ‘연’이 닿아야한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정부 관리와 거부 간 끈질긴 인연 때문에,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당국 관리자들도 ‘부패한 거부’들을 쉽사리 기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엔?중국 최고 부자이자 자선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왕젠린 완다 그룹 회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누나 부부와의 정경유착 의혹에 휩싸인 바있다. 시 주석의?큰 누나인 치차오차오가 과거 완다그룹의 주식을 보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왕 회장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이들에 대한 당국의 조사는 전혀 이뤄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