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馬相生 韓中共榮①] 알리바바 마윈-삼성 이재용 이번엔 만날까?
[아시아엔=안동일 동아시아연구가, 이상기 기자] 한국과 중국 두나라 재계의 새로운 제왕급 아이콘이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다. 마윈이 19일 조선일보사 주최 ‘2015아시아리더스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이재용 부회장은 특별한 순서에는 없지만 참석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장소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신라호텔이다. 마윈은 19일 방한해 오래 머물지 않고?출국할?예정이라고 한다.?두 사람의?만남이 성사될까? 이들이 만나면 무슨 얘기를 먼저 꺼낼까??<아시아엔>은 몇차례에 걸쳐?이재용-마윈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명한다. -편집자??????
이재용과 마윈, 어울리는 조합 같으면서도 생소한 조합이다. 두 사람은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이 너무도 많아 같은 범주에 놓고 거론하기가 녹록지 않다. 한쪽은 유명 수목원에서 온갖 영양분을 공급받아 이런저런 잔병치레는 있었지만 마침내 넘볼 수 없게 자란 거목이라면 한쪽은 황야에서 천신만고를 겪으며 자수성가로 뭇 사람의 경탄 속에 우뚝 선 거목이다.
두 사람은 제각기 자국의 경제수준과 특성을 상징하고 있다. 마윈과 알리바바의 급부상은 짐작은 했지만 역시 놀랄 수밖에 없는 중국경제의 규모, 급성장의 요인과 배경 그리고 허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과 그의 삼성은 한국경제의 실물 크기이며 내실화 정도, 그리고 한국 자본주의 발달 과정과 그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일거수일투족이 세인의 관심을 끄는 ‘톱’ 뉴스메이커다. 한 사람은 활달하게 언론노출을 즐기는 편이고 또 한 사람은 언론노출을 비교적 꺼리는 듯하다. 이와는 별개로 두 사람은 직책과 여건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외부활동의 대부분은 단연 주요인사와의 만남이다. 그같은 만남은 자신의 기업과 나라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두 사람이 만난다면 과연 무슨 이유에서, 어떤 형식으로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오는 19일 마윈이 한국을 방문한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는 ‘제6회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ALC)에 마윈 회장은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마윈 회장의 이번 한국방문은 공개된 것만도 4번째다. 마윈은 가장 최근 한국방문에서는 청와대를 예방해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했다. 경제 부총리와도 만나 꽤 심도 있는 대담을 나눴고 서울대를 방문해 특강을 했다.
가만히 보면 마윈은 상당히 정치적이다. 그는 최근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꼭 국가원수를 만나고 청년들에게 특강을 한다. 경제인들은 뒷전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한국경제의 황태자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만났다는 보도는 없었다.
하워드 슐츠, 워렌 버핏, 빌 게이츠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등 구미쪽 주요 경제인사가 방한할 경우 삼성리더들과 의당 만났던 수순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최근 1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 정치거물을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그리고 호주 최고 여류 광산재벌 지나 라인하트 등 한국을 찾은 주요 경제인을 두루 만났다.
그런 그가 최대 교역국 중국의 떠오르는 경제 아이콘 마윈이 방한했는데도 만나지 않았다? 혹은 만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 어딘가 납득하기 곤란한 지점이다.
양쪽에서 서로 경계하고 있거나, 외부에 알리지 못할 무슨 사정이 있는 건 아닐까?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극비리에 만났을 수도 있다. 마윈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쯤 되면 의전상 손님보다는 맞는 쪽이 나서야 한다. 또 그쪽에 실리가 있다.
일찍이 마윈을 만나 그의 가능성을 알아봤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제리양의 오늘의 모습은 어떤가. 많은 이들이 “재주는 누가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말을 자주한다.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는 사실상 이재용 시대의 개막을 선포하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면서도 과연 그가 아버지 이건희 회장만큼 삼성을 이끌 역량을 갖췄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이후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은 별로 많지 않다. 마냥 이재용 시대의 개막을 늦출 수도 없기 때문이다.
마윈과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그들의 아젠다는 이 선상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사정에 의해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의례적인 덕담이나 오가는 겉치레 만남으로 그칠 수도 있다. 만나더라도 외부에는 그렇게 알려지거나 알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마윈과 이재용의 공동 아젠다를 살펴보는 일은 쓸데없는 공상이 아니다. 이는 삼성과 알리바바의 현재 위치에 대한 평가와 미래 구상에 대한 점검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미래의 블루오션도 IT 쪽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대세다. 이 부회장도 사물인터넷, 바이오 헬스케어, 나노 신소재산업 등을 미래산업으로 선정하고 이에 주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부회장에겐 인터넷 비지니스와 관련한 ‘흑역사’가 있다.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일이다. 바로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이다. 2000년 이재용이 자본금 400억 원으로 설립한 두 회사는 그룹 인터넷사업을 위한 포석이라고 크게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인터넷 거품이 붕괴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공중분해 됐다.
그럼에도 IT와 인터넷을 차치하고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부회장은 이 가운데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스마트폰의 뒤를 이어 삼성의 또 다른 10년을 책임질 ‘미래사업’이라고 몇 차례나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지난 3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는 기조 연설을 통해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관건은 기존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삼성만의 무기가 있는가에 쏠린다. 현재 이 시장은 미국의 GE와 유럽의 필립스·지멘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삼성은 그 해답으로 ‘모바일 헬스케어’를 제시한다. 혈당과 심박수 체크 등 비교적 간단한 진단은 물론, 이전엔 병원을 찾아야 했던 복잡한 건강 이상 징후 확인까지 휴대용 스마트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다.
삼성은 이 분야에서 국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 매출 10조원 규모로 키울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의료라는 전문성 때문에 과연 계획만큼 대중화, 실용화 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마윈과 이 부회장이 만난다면 과연 무슨 얘기를 나눌 것인가? 이들이 서로의 미래를 위해 어떤 수를 꺼내서 어디까지 상대에게 보여줄까?
마윈의?’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첫 회 이후 계속 참석해왔다.?장소는 신라호텔이다. 이 부회장 동생 이부진이 대표인?곳이다.?어느 때보다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첫술에 배부를 리는 없겠지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