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馬相生 韓中共榮②] 알리바바 마윈과 삼성 이재용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

[아시아엔=안동일 동북아연구가, 이상기 기자] 5월19일 한국에 와 ‘2015아시아리더스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이 부회장이 과연 만나게 될까? 만난다면 무슨 얘기를 나눌까? 마윈의 오찬 연설을 하는 다이너스티홀에서 만난다면 겉치레 인사만 하고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라호텔은 이 부회장 동생인 이부진 대표가 CEO가 아닌가? 얼마든지 둘만이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충분히 있다. 그럴 경우 그들은 무슨 얘기를 나눌까? 서로의 미래를 위해 어떤 수를 꺼내 어디까지 상대에게 보여줄까?

이재용 부회장의 미래산업에 대한 비전과 무에서 유를 창조한 마윈의 내공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 두 회사뿐 아니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밀착관계라고 할 정도로 가까운 한중 양국의 앞날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기여할 여지가 많다.

전 세계 IT산업의 나폴레옹으로 떠오른 마윈이 생각하는 알리바바의 내일은 어떤 것일까?

마윈은 평소 알리바바그룹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상품거래를 아우르는 ‘올투올(A2A)’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금융업과 엔터테인먼트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이라는 것이 기실은 실체 없는 신기루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사람을 가장 중시한다. 그는 첫째 고객, 둘째 종업원, 셋째가 경영진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마윈이 그동안 시도한 가운데 가장 성공한 분야는 바로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 부문이다. 핀테크는 파이넨셜(금융)과 테크놀로지(기술)의 합성어로 IT시대의 금융을 일컫는다. 마윈은 일찍부터 이쪽에 눈독을 들였고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가 2013년 출범시킨 인터넷 금융상품 ‘위어바오’(餘額寶)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단기투자를 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다.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총 1억8500만명 이상이 위어바오에 돈을 집어넣었다.

전 세계 머니마켓펀드 신기록이다. 6%대의 높은 수익률도 기록했다. 총 자산규모는 5790억 위안에 이른다.

출시 후 간편한 이용방식, 부담 없는 최저 구매금액, 탄력적인 활용 등의 특징으로 중국 전역에 인터넷 금융 ‘광풍’을 몰고 왔고, 이는 오프라인 금융업에 상당한 충격을 던졌다. 위어바오는 재테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점을 바꾸어 놓았다. 과거 중국인들은 재테크는 자신과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보통예금의 유동성과 정기예금 금리의 특징을 겸비한 위어바오를 통해 자금의 시장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대중 재테크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또 위어바오는 중소투자자의 소비습관에도 영향을 끼쳤다. 위어바오에 자금을 예치할 경우 수익이 발생할 뿐 아니라 온라인 결제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은행 문턱을 넘지 않아도 되니 절차는 간소해졌고, 이용자의 접근성도 높아졌다. 이렇게 위어바오 온라인 결제는 사용자의 소비행태도 바꾸어 놓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기존 금융권의 반발, 감독기관의 혼재로 인한 정부와의 마찰 등 문제점도 적잖이 드러나고 있다. 고객을 빼앗긴 국영은행이 이를 비판하자 마윈은 “시장의 승패는 독점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가른다”며 맞섰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의 자체 거래시스템 알리페이의 구좌는 진작에 3억개를 훨씬 넘었다. 은행보다 더 믿음을 주고 있어 젊은이들은 구좌에 돈 넣어두기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4월말 중국 연휴에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결제 시스템이 바로 알리페이다. 지난해 상장을 앞두고 알리바바에 대한 평가 및 심사 때 뉴욕증시는 이 부분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뉴욕증시에서도 중국 핀테크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바로 중국의 엄청난 사람들 때문이다. 그들이 마윈의 최고 자산이다.

여기에 마윈과 이재용의 접점이 하나 있다. 삼성이 금융에 손을 댈 것인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비난도 있겠지만 핀테크는 핀테크는 종래의 금융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접근하면 무척 흥미로운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다. 삼성이 마윈을 모방해 새 MMF를 국내에서 출시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마윈이 펼쳐 놓은 푸른 바다에 ‘이재용 삼성호’가 돛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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