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 알리바바 마윈⑬] 언론에까지 손 뻗친 ‘빅데이터 개척자’
[아시아엔=안동일 동북아전문 칼럼니스트] 마윈은 최근 들어 기회 있을 때마다 빅데이터를 강조한다.
그는 “다가올 미래에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시장이 IT산업을 주도하게 된다”며 “빅데이터 시장이 청년들에게 더 많은 혁신의 기회를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그의 지론인 것이다. 자신의 알리바바 그룹도 미래전략 사업을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육성으로 삼고 관련 인력과 기술개발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빅데이터는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처리 소프트웨어의 수용한계를 넘어서는 크기의 데이터를 말한다. 빅 데이터의 사이즈는 단일 데이터 집합의 크기가 수십 테라바이트(TB, 1TB는 1024 기가바이트)에서 몇 페타바이트(PB, 1PB는 1024 테라바이트)에 이르며, 그 크기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소셜미디어등 비정형 데이터의 증가로 인해 분석기법들 중에서 텍스트 마이닝, 오피니언 마이닝, 소셜네트워크 군집분석 등이 주목받고 있다. 광산에서 채굴한다는 마이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이채롭다.
마윈은 자신과 자신의 회사가 빅데이터 기술이 기반이 된 O2O 비즈니스며 지불결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 가운데 결제시장이야말로 그에게 달러 박스다.
“결제시장 90% 이상이 IT를 기반으로 형성돼 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며 기존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사업자들에겐 걱정일 수 있지만 우리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겠다는 얘기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다변화된 현대사회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여 효율적으로 작동케 하고 개인화된 현대사회 구성원마다 맞춤형 정보를 제공, 관리, 분석 가능케 하며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기술을 실현시키고 있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나 아마존과 같은 C2C 온라인 쇼핑몰은 모든 고객들의 구매 내역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기록을 분석해 소비자의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한다. 이런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고객별로 ‘추천 상품’을 표시한다. 고객 개개인의 취미나 성향을 찾아 그와 일치한다고 생각되는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도 이용자의 검색조건, 사진과 동영상 같은 비정형 데이터 사용을 처리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등 빅데이터의 활용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확보한 6억명 이상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윈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지난 6월6일 중국 언론들은 “중국 유명 여배우가 마윈을 따라 홍콩증시에 투자했다가 대박을 터뜨렸다”고 대서특필했다. 중국의 유수 경제매체로 떠오른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여배우 자오웨이가 지난달 초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함께 홍콩 금융서비스 기업인 루이둥그룹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하루 만에 151.67% 뛰면서 74억3000만홍콩달러(약 1조750억원)를 벌어들였다. “마윈을 따라 했다”는 얘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본래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사였던 루이둥그룹은 지난 4월 말부터 주식거래를 중단했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증자를 하기 위해서였다.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란 회사가 긴급한 운영자금 등이 필요한 경우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제한하고 새로운 주주만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제도다. 마윈의 이번 투자 역시 빅데이터의 분석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자세히 전한 <제일재경> 역시 마윈 소유다. 그는 이 신문의 지분 30%를 최근 사들였다. 마윈은 지난 6월4일 상하이에서 알리바바와 제일재경일보 지분인수 협약식을 갖고 이 신문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제일재경일보는 상하이시 선전부 소속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의 자회사다.
마윈은 이날 협약식에서 “중국에서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처럼 세계적인 경제매체가 탄생하기를 오랫동안 희망해왔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양측이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해 글로벌 영향력을 갖추고, 전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매체로 발전해가자”고 주문했다.
제일재경은 타오바오(淘寶)가 설립된 2003년 창간했다. 마윈은 “지난 12년간 제일재경의 발전은 타오바오의 발전과 비슷하다”면서 “앞으로도 무수한 기업들은 물론, 국가, 사회, 소비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 12년 뒤 오늘을 자랑스럽게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도 마윈은 구체적으로 데이터사업 분야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알리바바는 대량의 소비자데이터, 기업데이터, 금융데이터, 물류데이터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알리바바의 자산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자산”이라면서 “이를 잘 활용해 우수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양질의 데이터상품이 제공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젊은이들은 빅데이터가 자신만의 자산이 아니라는 마윈의 생각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절감하기에 언론에까지 손을 뻗친 작은 거인 마윈은 알다시피 낙방과 거절당하기 명수였다,.
그는 직원들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군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아주 고맙고 영예스러운 일이고, 거절당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라.”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는 것보다 계속 도전하다 실패해보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