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국민은 호랑이” 김종필이 이완구 칭찬한 이유

<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이른바 ‘3김 중’ 김영삼, 김대중 시대는 있었으나 김종필 시대는 오지 않았다. 九旬을 맞은 그는 “정치는 허업”이라고 규정지었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에서 그만큼 많은 일, 큰 역할을 한 정치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박정희가 없는 김종필은 물론 생각할 수 없으나, 김종필을 제외하고 박정희의 功과 過를 논할 수도 없다.

김종필은 5.16을 설계하였으며, 군사혁명정권 수립과정에서 악역을 맡았다. 장도영에 많은 은혜를 입어 주저하는 박정희를 밀어붙여 장도영을 제거했다. 중앙정보부로 정권을 옹위하고 새정치를 밀어나갈 공화당을 창당했다. 경제건설을 위해 불가결한 한일회담을 타결 지었다. 과거사 문제, 독도 문제, 청구권을 일괄 포함, ‘金·大平 메모’로 결말을 지었다. 그는 그 업으로 ‘自意半 他意半’으로 세상을 주유하였다. 이처럼 어려운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1인자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그는 이렇게 표현한 것일 것이다.

JP의 시대는 결국 오지 않았다. 그러나 내각제에 대한 그의 소신은 아직 話頭를 던진다. YS, DJ와 내각제를 연대로 합쳤다가 이용만 당하고 말았지만 내각책임제에 대한 그의 소신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는 대통령제보다 여럿이 ‘나누고 합치는’ 내각제가 민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제기한다. 김문수, 원희룡, 남경필, 이정현과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등이 팀을 이루어 경쟁한다? 이들이 고만고만한 이들이 다투는 것은 거의 예외 없이 선택받은 제왕이 되고 마는 대통령과 다르다는 것이다. 충청권 출신의 이완구에게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을 잘해낼 것이라고 덕담을 보내는 것을 보면 김영삼 김대중과 달리 그만이 지역맹주로서 이루지 못한 미련이 남아 있음이 비쳐진다.

오바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철인왕(哲人王) 같다. 의회에서 그는 클린턴만큼 명석하고 유려한 연설로 국민을 설득한다. 그러나 그는 레이건노믹스로 경제를 일으키고 스타워즈로 소련을 붕괴시킨 레이건 만큼 업적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이 의회를 잡고 있어서 ‘메디칼 케어’같은 꼭 실현해야 할 정책도 구현 못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선진화법으로 한 발자국도 못나가고 있는 것과 같다. 의원내각제 같으면 의회를 해산하여 국민의 심판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17세기 연방정부와 주정부, 입법부와 행정부의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을 기반으로 제정된 미국 헌법은 현대 정부의 일을 하기에 번거로운 점이 적지 않은 것이다.

내각제는 행정부와 의회가 일치한다. 국민의 정부에 대한 여부는 선거를 통하여 바로 반영된다. 한번 뽑아 놓으면 좋으나 싫으나 5년을 기다려야 하는 대통령제와 다르다. JP는 “국민은 호랑이다”, “열 번 잘해도 한번 못하면 물어뜯는다”고 정치의 본질을 갈파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국민의 성난 뜻을 그때그때 반영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대로 내려가는 국민지지도로 대통령의 소신이 가로막히는 제도적 장치는 고쳐야 한다. ‘국민에 의하여’ 권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정치권의 개헌논의에서 운위되는 대통령 중임제나 2원집정부제는 이러한 본질적 문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九旬의 김종필은 허업(虛業)인 정치를 실업(實業)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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