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경제토크] 미국이 모르는 중국

[아시아엔=김영수 칼럼니스트] 필자는 대만에서 공부했고, 1989년에 중국 서안에서 교환교수를 한 이래 중국에는 오랜 친구가 많은 편이다. 올 가을 중국을 방문해 그 중 몇을 만났는데, 다들 잘 되어 있었다. 전에는 자전거 한대로 좋아하던 친구들이었는데, 벤츠를 몇대씩 굴리고, 중국에는 공기가 안 좋아서, 호주로 이민 가야겠다면서, 골프 스코어 걱정을 한다.

전에 우리 경제가 쾌속 발전하던 시절에 한국을 드나들던 선진국 사람들도 그런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필자가 캐나다에 와서, ‘한국 아파트 하나 팔면 이거 몇개 사는데…’라면서 마치 큰 인물처럼 행동하던 몇몇 분들, 그런데 그들은 이 사업, 저 사업 모두 실패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중국의 공기가 너무 안 좋았다. 비행기가 결항될 정도였다. 100 m 앞이 안 보이는 공해다. 필자가 북경서 지내는 것은 최대 48시간이다. 잘 된 친구들 만나고 나니, 러시아에 정부기관 주재원으로 나간 친구가 러시아 친구들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에는 100달러만 주면 형님 형님 하던 놈들이 억만장자가 되었다”면서 한탄 반 찬탄 반 하던 생각이 났다.

필자 친구들은 고리대금 특히 부동산 담보 즉 사금융으로 돈을 벌었다. 도덕적으로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솔직히 나도 책임이 조금 있다. 아직 중국이 개방되기 전, 필자는 “반드시 자본주의 시스템이 중국에 들어온다. 그러면 뭘 해야 하는가?” 이런 화제로 당시 중국 최고 엘리트들과 토론했었다. 부동산담보로 사금융을 하라고 알려주었던 거다.

그 유명한 온주 상인들도 그렇게 일어섰다. 중국의 최근 힘은 인력, 수출, 부동산 이 세가지다. 인건비가 올랐다곤 하지만, 마르크스 경제학이 말하는 산업예비군이 아직도 8억명이 있다.

거기다 수출로 외환이 들어온다. 그러면 부동산에 버블을 만들어도 유지가 된다. 너무 심하다 싶으면 금융을 쪼으면 된다. 그리고는 부동산 담보 사금융으로 바로 그 때 한 몫 잡으면 된다. 일본에서 재일동포들이 돈 번 역사를 공부하면서 배운 것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 경쟁의 궁극점은 어디일까?

“소프트파워가 약해서 중국이 불리하다”고 주장하는 미국학자가 많다. 건강한 시민사회를 궁극적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큰 소리로 휴대폰에다 대고 동시에 절규하는 서너 사람을 보면서 아마 그런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건 중국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중국은 위정자들이 절대로 인민들을 이유없이 불편하게 하는 일을 하지 않는 오랜 전통이 있다. 반면 일본은 이유없이 불편하게 하는 게 뭐 잘난 줄 아는 그런 전통이 있다. 서양기준에 따르는 일본의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촌스럽고, 더럽고, 시끄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자신들 기준일 뿐이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공공장소에서 가래침을 뱉는 것이 일순간에 없어졌다. 필자는 거기서 “중국인도 한다면 한다”는 걸 보고 놀랐다. 필자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에서 궁극적으로 중국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중국인은 미국인을 이해해도 미국인은 중국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양 쪽을 다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북경시내의 한국 젊은이들 중국어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일본도, 베트남도 그런 나라가 없다. 위정자들만 정신 차리면, 장래는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중-미 관계에 대해 결론 맺어보자.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될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약해서가 아니라, 중화주의로 회귀하면서 교만해질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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