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좋은 글들을 찾으려고 두리번 거린다. 인터넷에서 가짜뉴스와 쓰레기 같은 글들이 범람하고 시궁창 같은 악취가 피어오른다. 한 인간을 처절히 짓밟는 글들을 볼 때면
Author: 엄상익
[엄상익의 촌철] 대통령의 손자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 신문지면을 거의 다 차지하던 30년 전쯤이었다. 어느 날 저녁 대통령의 아들이 조용히 나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왔다. 전에 친구 소개로 한번
이어령 교수의 ‘눈물 한 방울’
몇몇 고교 선배들과 만나는 모임에서였다. 선배 한분이 이런 말을 했다.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이어령 교수였어. 아직 20대의 천재 선생이 칠판에 두보의 시를 써 놓고
[엄상익의 촌철] 고품격 영혼의 즐거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다가 하나를 배웠다. 70대인 그는 어떤 일을 마주칠 때 ‘이게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인가?’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상큼한 기준이었다. 앞으로는 그걸 기준을 해야
[엄상익의 감사일기②] 군 시절 늪에서 나를 건져준 선배가 꿈에
짤막한 꿈 속이었다. 오래 전에 죽은 그가 나타났다. 곱게 다듬은 잔디같이 짧은 머리였다. 두툼한 볼살의 각진 턱이었다. 나는 그에게 고개를 깊이 숙이고 인사했다. 그에게 큰
[엄상익의 촌철] 돈황 가는 길 만난 ‘인연들’
나는 갑자기 돈황을 가보고 싶었다. 당의 현장법사와 신라의 고승 혜초가 진리를 얻는 과정에서 그곳에 묵었었다. 그들의 영혼이 수도했던 신비한 기운이 서려 있는 굴 속에 남아
[엄상익의 촌철] ‘수모일기’ 속 분노와 어리석음을 깨닫다
변호사를 시작하면서 ‘변호사 수첩’과 ‘수모 일기’를 만들었다. 변호사 수첩은 내가 만난 사람이 한 말의 내용을 듣고 자세히 메모한 것이다. 사건내용과 함께 그의 삶과 생각, 재판정
[엄상익의 감사일기①] “감사하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리니”
밤이 되면 달빛에 동해의 검은 바다가 번쩍거린다. 바다의 검정보다 더 깊은 검은 산자락이 양쪽에서 바다쪽으로 흘러내리면서 짙고 옅은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차디찬 겨울 밤바다
[엄상익의 촌철] 팔자 고치는 법
변호사는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일을 해 주면 참 좋은 직업인 것 같다. 애환과 억울함을 들어주기도 하고 감옥에 찾아가 줄 수도 있다. 휘청거리는 사람을 부축하면서
[엄상익의 촌철] 대통령이란?···”욕 혼자 다 먹고 무한책임 지는 자리”
어느 날 저녁 사당역 근처 음식점에서 전직 고위 경찰관을 만났다. “경찰 생활 30년 해오면서 평생 정보통으로 돌았어요. 파견도 많이 나갔어요. 박정희 대통령 때는 민정비서실에 있었죠.
[엄상익의 촌철] “의뢰인들은 돈을 주면 변호사가 거짓말을 대행해 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산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이제 나는 조금 알 것 같다” 변호사가 되어서 제일 힘든 게 거짓말과의 전쟁이었다. 의뢰인들은 돈을 주면 변호사가 거짓말을
[엄상익의 촌철] 두 교주 이야기···”누가 예수를 닮았을까?”
예수는 어떤 존재일까. 화려한 대형 건축물 속에 모셔져 칭송받는 예수는 참예수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사십년 가까이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독특한 두 거물을
[엄상익의 촌철] 역사의 한 복판에서
1980년 11월말경이다. 양병호 대법관이 소속된 형사3부로 김재규 사건이 배당됐다. 대법관 4명이 박정희 대통령을 죽인 김재규에 대한 마무리를 짓게 됐다. 상식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대통령을 살해한 범인에 대한
[엄상익의 촌철] 일흔살 컴맹의 스마트폰 완전정복 ‘도전기’
지하철을 타 보면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전부 스마트 폰을 들고 뭔가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폰을 보다가 자라목이 된 사람도 있다. 나는 이상하게 거부반응이 일어나 스마트 폰에
[엄상익의 촌철] “윤석열 당선인 존경받는 원로들 자주, 많이 만났으면”
오랜만에 서울로 올라와 장관을 지낸 원로 정치인을 만났다. 옛날에 잠시 그의 부하로 근무한 인연이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세상 얘기를 했다. 이미 80대에 진입한 그 분은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