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남들을 위해 자기를 포기할 수 있는 사람 변호사를 하면서 40년 가까이 죄인들과 만났다. 종종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판사 앞에서는 반성했다고 하면서
Author: 엄상익
[엄상익 칼럼] 나의 시선이 처음 성경책에 꽂혔을 때
20대 중반 어느 날 밤, 나는 하얀 눈이 두껍게 덮인 휴전선 산길을 혼자 걷고 있었다. 수은주가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그 무렵 나의 내면도
[엄상익 칼럼] “지금의 나는 진짜 나일까?”
아파트에서 은거하며 혼자 사는 70대 중반의 노인을 안다. 그는 모든 걸 내면에 들어와 있는 영에게 묻고 나서 행동한다고 했다. 며칠 전 그의 여동생이 병원에 있는
[엄상익의 시선] 괜찮은 불륜
변호사사무실을 오랫동안 하면서 수많은 사랑에 관한 사건을 경험했다. 그중에서 결혼이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 사건 하나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한 언론인이 방송에 출연했다가
[엄상익 칼럼] 늙음을 위한 변명
사람들이 파도같이 오가는 지하철역 계단 가운데 한 노파가 쭈그리고 앉아서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 표정에는 살아온 삶이 투명한 배경 화면처럼 배어있는 느낌이다. 어느
[엄상익 칼럼] 우즈벡에서 별이 된 ‘어린왕자’
그가 타슈겐트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떨어지는 낙엽은 자리를 가리지 않는 것일까. 그가 머나먼 생소한 나라에서 끝을 맺었다. 그가 눈을 감을 때 혹시 그 여자가 옆에
[엄상익 칼럼] 정치거물 앞에서 무력한 판사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는 결정문에서 그가 개발 사업에 관계가 있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했다. 유죄의 심증이다. 위증교사 혐의도 소명됐다고 했다.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엄상익 칼럼] 성공의 진짜 비결
사업을 하면서 갑자기 부자가 된 고교 동창이 있다. 고급 별장에 동창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사업이 어려운 친구에게 큰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기도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엄상익 칼럼] 나의 자화상을 물끄러미…
법무장교 동기생 중의 한 사람이 암에 걸렸다. 그는 나이를 먹었어도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했다. 그는 죽기 얼마 전 동기생들에게 사과 한 상자씩을 택배로 보냈다. 마지막 선물이었다.
[엄상익의 시선] 25년만에 만난 출판사 여사장과 ‘새로운 자본주의’
묵호역 플랫폼 주위는 엷은 어둠이 출렁거렸다. 밤 기차를 타려는 승객들이 군데군데 서너명씩 서있었다. 그들 사이에 내가 묵고 있는 실버타운의 공동식당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가 끼어 있었다.
[엄상익의 시선] 죽는 날까지 하고 싶은 일
화면에 유명한 여성 연극배우가 나와 앉아있었다. 그녀는 젊은 시절의 발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뇌종양으로 큰 수술을 하고 죽음 직전까지 갔다 왔다고 했다. 인간은 어쩔 수
[엄상익 칼럼] 나만 불행한 것 같을 때
그 모자가 다급하게 한 번만 더 돈을 꿔 달라고 했다. 사채업자에게 돈을 얻었는데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이도저도 안 되면 자살을 하겠다고 했다. 그 모자는 우연히
[엄상익 칼럼] 나라가 바로 되려면…
화가 김씨와 박씨는 서로 다른 유파에 속해 있어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느 해 김씨가 미술대전에 작품을 냈는데 마침 박씨가 심사위원장이 되었다. 박씨는 김씨의 대선배였다. 심사는
[엄상익 칼럼] ’50억 클럽’과 언론사 사장과 중수부장, 그리고 ‘왜?’
언론이 부장검사와 카지노업자와의 유착관계를 연일 보도하고 있었다. 그 검사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대학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30대에 지청장이 되어 있었다. 그는 출세가 보장된
[엄상익 칼럼] 비틀즈 한 소절, 정훈희 ‘무인도’ 그리운 이 가을
아름다운 마음 한 조각을 담은 댓글을 보았다. 연휴에 노가다 일을 하며 먼발치에서 평화로운 추석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했다. 돈이 없어 여행을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