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상의 글로컬 뷰] “86만 국내동포 정착 적극지원”…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의 약속 ‘천만금’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지난 12월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여의도 CCMM 빌딩 루나미엘레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2024 재외동포정책 학술포럼은 특별했다. 2023년 재외동포청 신설 후 최초로 국내동포가 정책대상에 포함되고, 국내 외국적 동포의 증가와 고령 동포의 모국 귀환 등 정책 수요 증대를 고려한 ‘국내 체류 동포 정책’ 시행에 앞서 정부, 학계, 시민단체와의 대화로 열렸기 때문이다.
제1세션 국내 동포를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2명의 연구자 발제와 정부 인사 등 패널 3명), 제2세션 국내 동포에 대한 내국인 인식 확산 방안(1명의 동포언론인 발제와 학계, 시민단체 등 3명의 패널), 제3세션 국내 동포 정착을 위한 정책 대화(지자체 공직자 2명과 시민단체와 교사 2명 등 총 4명의 발제와 시민단체 8명의 자유토론) 등 좌장 3명을 제외하고 총 20명이 발제와 토론에 참여했다. 또 컨벤션홀을 가득 채운 참석자와 언론인들, 그리고 유튜브(온라인)로도 많은 사람이 포럼에 참여했다. 역사적인 포럼이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고향 찾아 돌아온 재외동포 86만명…한국 정착 돕겠다”
제3세션 좌장을 맡은 필자는 오전 10시 개회식부터 오후 6시 폐회식까지 참여했다. 12월 6일 포럼에 앞서 12월 4일 나온 “고향 찾아 돌아온 재외동포 86만명…한국 정착 돕겠다”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 반갑고 놀라웠다. 이제 재외동포청도 지자체와 협력해 인구감소·지방소멸 시대 ‘귀환’ 동포의 정착지원에 나설 것인가? “재외동포의 국내 유입 촉진 및 안정적인 정착 환경을 조성하고 우리나라의 인구 소멸, 노동력 부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이상덕 재외동포청장), “재외동포청의 [국내동포] 사업은 국내 체류 동포와 동반 가족이 생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이 우리 사회구성원으로서 안정적으로 통합되는 것이 목적”(이기성 재외동포정책국장) 등에 대한 재외동포청의 의지를 포럼 현장에서 확인하고 싶었다.
제1 세션(좌장 명승환 인하대 교수)은 “H-2와 F-4로 이원화된 국내 동포 체류비자의 F-4 통합”(곽재석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장)와 “65세 복수국적 허용 연령의 50세 또는 40세까지 하향”(김재호 다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발제 후 법무부(이재형 체류관리과장과 강성진 국적과 사무관)와 고용노동부(강정향 한국고용복지연금연구원 외국인정책연구센터장), 그리고 시민단체와 학계의 토론이 이어졌다. 제2 세션(박우 한성대 교수)은 ‘국내 동포에 대한 내국인 인식 확산 방안’ 주제로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가 발제하고, 이영근 재외동포협력센터 상임이사, 송석원 경희대 교수, 정영순 대한고려인협회 회장이 토론했다.
2시간 동안 계속된 제3 세션(좌장 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은 ‘국내 동포 정착을 위한 정책 대화’로 4인의 발제(주상현 광주광역시 외국인주민과 과장, 송금주 인천광역시 디아스포라유산과 과장, 최상구 KIN 지구촌동포연대 대표, 임미은 선일중학교 교사) 후에 주최 측이 사전에 받은 온라인 참여자의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 안산의 사례를 들면서 공무원 대상으로 동포 인식개선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질문/의견은 재외동포청 직원이 직접 답변했다.
8명의 시민단체 대표(김영숙 안산 고려인문화센터 센터장, 김호림 전국동포연합회 회장, 김미정 중국동포연합중앙회 회장, 유환일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장, 권경석 전국사할린귀국동포연합회 회장, 정영순 대한고려인연합회 회장, 채예진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이사장, 차예카테리나 인천고려인엄마들 대표)의 자유발언은 바로 현장활동가들의 생생한 증언 자체였다. 자유발언 가운데는 한국정부(재외동포청)와 시민대표 사이의 대화에 감사하며 그 의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고려인동포, 중국동포, 사할린 한인동포에 대한 맞춤형 생활밀착형 정책이 필요함을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향후 동포별 현안을 더 듣는 간담회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였다. 참고로 개회사(이상덕 청장)부터 폐회사(변청환 차장)까지 8시간 동안의 포럼 내용을 아래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nrHeAxm8Nw)
2025년도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사업 공모
재외동포청의 국내동포정책 원년이 될 ‘2025년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사업 공모’가 마감되었다. 내용을 알아보니, 총 13개 지자체가 16개 사업을 신청했다.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의 정착지원 사업(한국어·문화 교육)이 대부분이다. 심사 결과는 내년 초 심사위원회를 개최해서 확정할 예정이다. 필자는 아시아발전재단이 지원한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아시아발전재단, 2021)와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북코리아, 2023)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5곳이 넘는 전국의 고려인동포 집거지를 확인한 바 있다.
중국동포타운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나. 고려인마을은 전국의 산업단지 주변에 형성되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법무부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을 통해 비자 특혜를 받는 89개 인구감소지역과 2025년부터 특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18개 인구감소 관심지역 등 지방 도시에 사는 고려인동포의 정착(주거와 자녀교육) 지원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