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인생후반 5대 위기’ 잘 넘기려면···

사람이 한 평생을 살면서 어찌 입맛대로 좋은 것만 골라 살 수는 없다. 독일인들은 장수 3대 비결로 좋은 아내, 훌륭한 주치의, 젊은이와의 대화를 꼽는다. 좋은 아내는 원만한 성생활과 섭생을 보장하고, 훌륭한 주치의는 건강을 담보하며, 젊은이와의 대화는 삶에 대한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덕복(德福)한 삶을 살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의 처방을 한 번 살펴보자. ‘인생후반 5가지 리스크’를 제대로 이해하고 젊은 시절부터 대응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첫째, 생각보다 오래 사는 것이다.

즉 장생(長生) 리스크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80.1세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균 수명만큼만 살 것으로 생각하고 인생설계를 해서는 안 된다. 현재 어느 연령에 있는 사람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겠는가를 나타내는 기대여명(期待餘命)과 관련된 자료에 따르면 60세의 기대여명은 의학 발전까지 고려할 경우 남자는 30.75년, 여자는 36.63년이다. 다시 말해 일단 환갑까지만 살아남으면, 평균적으로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 정도까지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인생 100세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 없이 살 수만 있다면 장수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런데 왜 오래 사는 게 리스크란 말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계획(Planning)의 문제인 것이다. 계획을 전혀 세워 놓지 않았거나 장수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인생 90년+α’, 다시 말해 100년 정도의 인생을 전제로 생애설계를 하고 그 설계에 맞는 생활을 하면서 자산관리를 해 나간다면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 될 것이다.

둘째, 생각만큼 줄지 않는 생활비다.

퇴직 후에도 생각만큼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 큰 리스크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퇴직을 하게 되면 생활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제비도 줄어들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행도 자주 가지 못할 것이며, 먹는 것도 줄어들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갈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퇴직 후에 생활비가 줄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병원비와 간병비에 있다. 여기에 요양원이나 노인시설에서 보내야 하는 기간이 길다는 것도 생활비가 줄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셋째, 자녀도 악재에 속한다.

노후설계와 관련된 외국서적을 읽다 보면 ‘자녀 리스크’라는 말을 자주 보게 된다. 이는 본인이 아무리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었다 하더라도 자녀문제로 인해서 노후에 큰 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결혼한 자녀가 갑자기 찾아와서 “신용 불량자가 되게 생겼다”고 손을 벌리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자녀가 커 갈수록 손을 벌리는 자금의 규모도 커지고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넷째, 무서운 인플레다.

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물가안정 시대가 계속되어 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의 해악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대량 살포된 자금이 언제 물가를 위협할지 모른다. 유가를 위시한 국제 원자재가격도 심상치 않다.

인플레가 진행된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연 3%의 물가상승률이 25년간 계속된다면, 원금 100만원의 가치는 약 48만원 즉 절반 이하의 가치로 줄어드는 것이다. 노후에 대비해서 오랫동안 가입해 온 연금이나 저축이 이런 식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젊은 시절부터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재산형성 방법을 실천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다섯째, 한쪽에만 쏠린 자산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예금을 해서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하고, 여기에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더하여 괜찮은 부동산에 투자해 두면 노후자금은 물론이고 평생 필요한 자산을 해결할 수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노후에 부동산을 팔아서 쓰거나 임대소득으로 노후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오랫동안 계속되다 보니 우리나라 가정의 자산구조가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우리나라 가정의 자산구조를 보면 2006년 말 현재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77대23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산=부동산’이라고 할 정도로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비중은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은 높이는 것이 자산관리의 원칙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젊은 시절부터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당한 얘기가 아닌가? 모든 일에 본말(本末)과 선후(先後)를 찾아 미리 준비해야 일을 당해 당황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눈앞의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영원한 장래를 놓고 보아 근본 되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말이다. 범상한 사람들은 일생을 산다고 하나 결국 되는대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준비만 하면 이 ‘인생의 다섯 가지 악재’를 극복할 수 있다. 이 악재를 이겨내야 ‘여명찬가’(餘命讚歌)를 즐겁게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