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예수님께 아내가 있었다고?

기독교계 충격 빠뜨린 NYT ‘예수 아내의 書’?보도

성현(聖賢)은 아내를 두면 안 되는가? 며칠 전 뉴욕타임스가 “예수 ‘아내’를 언급한 파피루스가 고대에 작성된 것 맞다.?? 기독교계가 충격에 빠지고 놀라고 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이 보도가 기독교계를 왜 충격에 빠뜨렸을까? 세계의 모든 종교 교조(敎祖)들이 예수님을 빼놓고는 거의 혼인(婚姻)을 하지 않은 분은 없었다. 공자님도 석가모니 부처님도 이슬람의 마호멧트도, 원불교의 소태산(少太山) 부처님도 다 혼인을 하고 자식들도 두었다, 유독 기독교의 예수님만 혼인을 안 한 신의 아들이었다는 관념 때문에 충격이 컸던 것 같다,

미국의 댄 부라운(Dan Brown)이 쓴 <다빈치코드(Da Vinci Code)>가 영화화된 것을 보았다, 초대교회 대표적인 이단(異端)인 영지주의(靈知主義) 영향을 받아 4세기에 쓰여진 이 파피루스 조각을 근거로 쓴 소설이 원전이다. 다빈치 코드는? 1000만부 이상 팔렸고 4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다빈치 코드>에선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서 남긴 후손들이 아직도 유럽에서 살고 있고, 오랫동안 이 후손들을 지켜주고 있는 비밀스런 결사단체가 있었던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보도된 “예수 ‘아내’ 언급 파피루스, 고대에 작성된 것 맞다”는 세계적인 신학자 캐런 킹 하바드대 석좌교수가 2012년 9월, 4세기 무렵의 콥트어(이집트 기독교 분파의 언어)로 작성된 파피루스 파편을 공개하면서 기독교계에 충격이 시작된 것이다. 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언급했다는 내용은 성서(聖書)의 여러 ‘외전(外傳)’과 소설에서 제기된 적은 있지만 예수의 아내에 대해 기록한 문서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문서는 1년여 조사 결과, 킹 교수가 ‘예수 아내의 서(書)’로 명명했다. 그리고 이 파피루스 조각은 후대에 위조된 것이 아니며 기원 전후에 제작된 것이 맞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임스 야들리 컬럼비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분광기로 문서에 쓰인 잉크를 조사한 결과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 후 7~8세기 사이에 쓰인 잉크와 같다”고 말했다.

매서추세츠공과대학(MIT) 화학자 티머시 스웨이저 교수도 적외선 분광기 조사 결과 “누군가 손댄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로 7.6cm, 세로 3.8cm의 이 파피루스 조각에는 콥트어로 “예수가 그들에게… ‘나의 아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아는 그럴 만하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 파피루스가 고문서임은 확인됐으나, 신학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고 한다. 초기기독교 전문가인 킹 교수도 “예수가 결혼했다는 증거는 아니다”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석가모니 부처님 아내의 이름이 ‘야소다라’다. 부처님 자신과 아내의 전생사(前生事)에 관한 말씀이 불경(佛經)에 나온다.“어느 날, 아름다운 동산의 꽃밭에 누워서 아내는 비파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때 국왕이 신하들과 이 동산을 산책하다가 아내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 그곳까지 왔다. 왕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용모에 눈이 멀어 직접 독화살로 남편을 쏘아죽이고 그녀를 빼앗으려 했다. 남편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왕은 온갖 달콤한 말로 그녀를 회유(懷柔)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끝내 그녀를 끌고 가려 했지만 화살을 맞고 쓰러진 남편 곁을 한사코 떠나지 않겠다고 몸부림쳤다. 이를 본 왕은 그녀의 순결한 마음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오히려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돌아갔다. 아내는 그때까지도 남편의 몸에 체온이 남아 있는 것을 알고는 정성을 다해 기도하였다. 정성에 감응한 신명(神明)이 선녀를 내려보내 약을 주었다. 아내는 그 약을 잘 씹어서 남편의 입으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잠시 후, 몸 안의 독기가 풀리고 남편은 씻은 듯이 나았다. 그때의 남편이 바로 나였고, 아내는 곧 야소다라였다.”

부처 마호멧도 결혼···’수행엔 지장’ 우려도 일종의 ‘편견’

이것이 바로 전생으로부터의 부부인연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인가? 성현도 인간인지라 사랑도 하고 자식도 낳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석가모니 부처님은 장애(障碍)를 뜻하는 아들 ‘라훌라’를 두었다. 그래도 세상에서는 아무도 성인의 혼인생활에 시비를 말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수도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자식이 딸리면 부양의무 때문에라도 수행에 전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교주 후대에 출가수행자의 혼인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았을까? 천주교의 신부(神父) 수녀(修女) 수사(修士)들이 그렇다, 또 불교의 비구(比丘) 비구니(比丘尼)들도 혼인을 안 한다.

원불교에서는 출가수행자들의 혼인을 제도적으로 막지는 않는다. 다만 남자 수행자들은 혼인을 하는 숙남(淑男)과 혼인을 안 하고 평생 독신으로 사는 정남(貞男)이 있다. 그러나 여자 출가자는 제도가 혼인을 용인했더라도 전원 혼인을 안 하는 정녀(貞女)들이다. 그렇게 해야 수행과 교화(敎化)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

‘예수 아내의 서(書)’의 진위(眞僞)나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입장도 아는 바도 없다, 다만 다른 종교의 입장과는 다르게 예수님을 인간이 아니라 신의 아들로 추앙한 데에서 생긴 충격이고 파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든다. 우주의 진리를 대각(大覺)한 분이 부처이고 성현이다. 성현이라고 굳이 아내가 없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도 어쩌면 지나친 편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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