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포용과 관용

우리말에 포용(包容)과 관용(寬容)이란 말이 있다. 비슷한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포용은 ‘남의 잘못 따위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이라 쓰여 있고, 관용은 ‘아량 있고 너그럽게 감싸 받아들임’으로 되어 있다. 비슷하지만 포용은 ‘용서(容恕)’, 관용은 ‘아량(雅量)’에 방점이 찍혀 있다.

두 말이 내용은 비슷하나 실천에 옮기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포용과 관용이 없으면 인간관계가 별로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포용과 관용이 인간관계의 성공비결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강철왕 카네기(Andrew Carnegie 1835~1919)의 성공비결은 진실한 인간관계에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인간관계의 중심에는 너그러운 용서(容恕)가 있다. 그가 평생 관용(寬容)을 인생의 기반으로 삼게 된 배경에는 청년 때의 소중한 경험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거액의 공금(公金)이 든 가방을 기차 안에서 분실했다. 기차의 좌석이 없어 통로 바닥에 앉았는데, 깜빡 조는 사이 가방이 기차 밖으로 튕겨나갔던 것이다. 다급해진 그는 기관사에게 뛰어가 호소를 했다. 다행히 이해심 많던 기관사는 매우 어려운 일인데도 열차를 후진시켜 주었다. 이 때문에 카네기는 개울가에 떨어져 있던 거금의 가방을 찾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그는 개울가에서 돈 가방뿐 아니라 소중한 인생의 보물도 함께 찾았다.

그것은 포용과 관용이었다. 의도적으로 저지르지 않는 한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의 실수는 품어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후 그런 각오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었고, 경영에 성공을 불러온 것이다. 그 포용과 관용의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편견을 버리는 것이다. 편견은 포용력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내가 가진 잣대로 다른 사람의 성격과 태도, 행동 등을 재다 보면 끝이 없을 것이다. 편견은 사람의 좋은 모습에 비해 단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미운 감정들은 더욱 커지게 하는 것이다. 심지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만의 어리석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둘째,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끼는 것이다. 바람에 날려 온 티가 눈에 들어가면 몹시 아프고 불편하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눈에 티가 들어갔을 땐 어떨까? 내가 직접 겪으면 아주 작은 것이라도 태산같이 느껴질 때가 많지만 포용력과 관용의 힘이 큰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도 나의 것인 양 공감하고 감싸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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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차이점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이 모두 손뿐이어야 하거나 발뿐이라면 정상적인 사람 구실을 할 수 없다. 다양함 때문에 몸은 오히려 많은 일을 해낼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나만이 바르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차이점이 있어도 “시각이 다르군요. 그렇지만 내가 당신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감정을 느끼고 표출하는지 알면 무척 놀랄 것이다. 그런데 짜증을 내게 되거나 화낼 수 있을 때 등의 감정은 일상생활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 게 문제다. 우리는 수행(修行)을 통해서 감정의 변화는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마음이 요란해지면 요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흐름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다섯째, 체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부드럽고 씀씀이가 넉넉하면서도 유난히 가족이나 연인에게는 편하다고 해서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다. 포용력과 관용의 힘은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수행과 체험을 통해 인격으로 흘러나와야 하는 것이다. 말 한마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 것을 채워 주려고 노력할 때 좋은 품성이 길러진다.

관용하는 마음이란 너그러운 마음이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대개 각박하고 몰인정하고 포악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마음속에는 절대로 평안이 깃들 수 없다. 그러므로 마음이 너그러워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어야 대인이 되는 것이다. 관용하는 마음이란 용서하는 마음이다. 또한 후덕한 마음이다. 관용하는 마음은 겸허한 마음이다. 자기를 낮추고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차별 대우하지 않고 모두를 후하게 대해 주는 마음이 겸허한 마음이다.

나이만 먹고 백발만 난다고 어른이 아니다. 남을 잘 포용하고 덕을 많이 입히는 사람이 어른이다. 물이 지극히 부드러우나 능히 산이라도 뚫을 수 있다. 표용과 관용의 힘을 지닌다면 태산이라도 뚫을 힘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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