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인생역전···에디슨과 콤스톡
지금까지 나이는 먹어가지만 만년청춘이라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마음과 몸이 다 쇠약해져서 걱정이다. 겉은 늙어도 속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일 텐데 말이다. 늙음과 낡음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추하게 갈라놓는다.
누구나 태어나면 늙어간다. 그러나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새로움으로 살아간다면 평생을 살아도 늙을 것 같지 않다. 인생 이대로 스러져 갈 것인가 다시 한 번 인생역전을 이루고 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두 사람의 인생을 비교해 보자. 100여 년 전 미국에 헨리 콤스톡(Henry Comstock)이란 땅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나무와 엉겅퀴가 무성한 척박한 산을 1만 달러에 팔았다. 그는 손에 지폐 다발을 들고 기뻐했다.
몇 년 후 그 산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척박해 보이기만 하던 그 산에서 미국 최대 규모의 금광이 발견된 것이다. 매장량이 무려 5억 달러를 상회했다. 콤스톡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한탄하며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한 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1914년 한 발명가의 집과 연구실이 전소되는 대화재가 발생했다. 200만 달러가 넘는 전 재산을 날린 그의 인생은 잿더미처럼 공허했다. 이 발명가의 나이는 67세, 사람들은 재기하기에는 너무 늙어 보이는 그를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자 위대한 발명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낡은 건물과 시설에 연연하는 내 좁은 소견을 깨우치게 하시려고 진리께서 깨끗하게 청소를 해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진리께서 내게 새 것을 주시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다. 그는 화재를 딛고 일어서 예전보다 더욱 훌륭한 연구실을 지었고 예전보다 더욱 의욕적인 활동을 펼쳤다.
콤스톡과 에디슨은 절망 앞에서 상반된 선택을 했다. 한 사람은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실패 인생’을, 다른 한 사람은 한 번의 고난을 오히려 새 출발의 기회로 삼은 ‘도약의 인생’ 인생역전을 이루어 냈다. 에디슨에게는 시련이 곧 새로운 출발의 신호였다. 절망을 대하는 엇갈린 태도가 인생의 운명을 판이하게 가르는 법이다.
곱게 늙어 가는 이를 만나면 세상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이와 같이 늙음 속에 낡음이 있지 않고 도리어 새로움이 있다. 곱게 늙어 가는 이들은 늙어가지만 낡지는 않는다. 늙음과 낡음이 함께 만나면 허무와 절망 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늙음이 곧 낡음이라면 삶은 곧 ‘죽어감’일 뿐이다. 그러나 늙어도 낡지 않는다면 삶은 나날이 새롭다. 몸은 늙어도 마음과 인격은 더욱 새로워진다. 우리의 인생에 더 원숙한 삶이 펼쳐지고 더 크고 깊은 깨우침이 다가온다.
늙은 나이에도 젊은 마음이 있다. 늙었으나 새로운 인격이 있다. 반대로 젊은 나이에도 낡은 마음이 있다. 아름다운 인생은 어떤 것일까? 겉은 늙어 가도 속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아름답게 늙는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면 늙어간다. 몸은 비록 늙어가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새로움으로 살아간다면 평생을 살아도 늙지 않는다. 곱게 늙어 간다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인생이다. 멋 모르고 날뛰는 중생(衆生)의 추함보다는 고운 자태로 거듭 태어나는 노년의 삶이 더욱 더 아름다울 수 있다. 마음을 새롭게 새로움으로 바꾸는 것, 이것이 바로 인생역전이다.
재미있는 개구리 우화(寓話)가 있다. 새끼 개구리가 트럭 바퀴에 의해 만들어진 웅덩이에 빠져 나오질 못 하고 있었다. 아빠 개구리와 엄마 개구리가 이런저런 방법을 가르쳐줘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때 트럭 한대가 굉장한 속력으로 달려오자 엄마 아빠 개구리는 자신들의 목숨을 위해 재빨리 도망쳤다. 그들은 트럭에 치여 죽었을 새끼 개구리를 생각하며 슬픈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새끼 개구리의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다보니 새끼 개구리는 엄마 개구리보다 더 멀리 뛰어 달아나 있었다.그렇다. 트럭은 분명히 악조건이었지만 그것이 도약의 동기가 된 것이다. 때때로 우리 인생도 위험한 그곳, 어렵고 두려운 그곳, 몸이 쇠약해지는 그곳에 빠질 수가 있다. 그러나 죽는구나 생각되는 그 순간이 곧 인생역전을 이룰 그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