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식량 글로벌시대···글로벌푸드 ‘No’, 로컬푸드 ‘Yes’

슬로푸드(slow food)운동, 로컬푸드(local food)운동, 오가닉푸드(organic food)운동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의 회복과 함께 우리 식탁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이므로 함께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슬로푸드’란 패스트푸드에 반대하여 식탁에서부터 시작되는 서두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이며, ‘로컬푸드’란 지역에서 생산, 판매, 소비되는 식품으로 지역음식의 가치를 보유한 생산품으로서 브랜드화 된다. ‘오가닉푸드’는 화학물질, 농약, 유전자 변형 없이 재배된 식품으로 유기농 비료, 윤작(輪作) 등 지속 가능한 농업방식을 사용한다.

‘로컬푸드’란 ‘글로벌푸드’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의미한다. 협의(狹義)개념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여 얼굴을 서로 아는 생산-소비 관계에서 먹거리 안정성이 보장된다. 한편 광의(廣義)개념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회적 거리를 축소하는 것으로 농산물 거래에 가격 이외의 요소를 반영한다.

‘로컬푸드운동’이란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으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거리를 최대한 줄여 먹거리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산화탄소 등 농산물 이동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하자는 운동이다.

‘로컬푸드운동’의 대표적인 사례에는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사단법인 로컬푸드운동본부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와 함께 로컬푸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로컬푸드운동은 신선한 농산물 공급과 소비를 실천하여 인류의 건강을 지키자는 범세계적인 운동이다. 국토의 넓이, 농산물 종류, 소비자 의식 등에 따라 국가별,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여 ‘푸드마일리지(Food Mileage)’를 줄이자는 취지는 같다. ‘푸드마일리지’란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일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를 말하며, 1994년 영국의 소비자운동가 팀랭이 처음 사용하였다.

농산물 공급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입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신선도, 농산물의 이동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등은 소비자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해야 식품 안전성도 높이고, 농산물의 역외 이동에 따른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소비자 및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로컬푸드운동 실천을 통하여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로 소득이 증대되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신뢰와 배려가 쌓이며, 나아가 사회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다. 농산물 운송거리를 최소화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어 환경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로컬푸드운동을 통하여 식량자급률을 높여 농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농업이란 농촌에서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현황은 농가 평균 경지면적은 1.46ha이며 전업농가 비중은 53%, 도시근로자가구 대비 농가소득률은 67%이다. 우리나라 농업의 현실은 산업화 이후 농업인구의 비중이 45.7%(1975년)에서 6.6%(2010년)으로 감소하였으며, 여성의 농업생산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마을공동체와 개별 농가의 관계는 공동체(생산노동 품앗이) 약화로 인하여 개별 농가의 독립성이 강화되었다.

전국 1175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2010년)에 따르면 농가 경영주 중 60대 이상이 61%를 차지하였다. 연령별 농가 비중은 30대 2.9%, 40대 11.8%, 50대 24.1%, 60대 29.6%, 70대 이상 31.6%로 나타났다. 농산물 판매금액별 비중은 농산물 판매가 없는 농가 10.6%, 100만원 미만 12.6%, 100만원~1천만원 44.6%, 1천만~3천만원 19.2%, 3천만~5천만원 6.2%, 5천만~1억원 4.5%, 1억원 이상 2.2% 등으로 나타났다. 농가 생산품목도 수익성 있는 품목을 선택적으로 확대하여 논벼는 83%(1985년)에서 45%(2010년)로 감소한 반면 채소는 6.5%에서 19%로 증가하였다.

농업 생산의 목적은 생활물자 확보 수단이므로 농가 경영을 유지할 만큼 생산물 가격이 실현되어야 하며, 농산물 소비의 목적은 생명유지를 위한 필수품이다. 그러나 현재 농업생산과 소비관계는 생활과 생명유지의 관계가 수요공급에서 결정되는 가격으로만 나타나므로 생산자의 생활과 소비자의 생명이 보이지 않게 돼 식량자급률 하락과 식품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민소득 증가로 소비패턴이 변화하였으며, 수입농산물 증가로 인하여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등을 표방하는 ‘한살림 공동체소비자협동조합’은 1980년대 중반에 자원개발과 경제성장에 집착하는 산업주의 세계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길을 모색했다. 생명이 살아있는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과 함께 유기농 쌀과 유정란 등 건강한 먹거리를 가지고 돈과 상품만 오가는 차가운 시장의 질서를 넘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직거래 운동을 시작했다.

‘한살림’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기 위하여 농산물은 농약, 화학비료 사용을 배제한 유기 농산물을 우선으로 하며, 과일은 성장촉진제, 수정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어 재배하고 완전히 익은 다음 수확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다. 축산물은 항생제, 성장촉진제, 합성항균제,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사료와 국산 부산물 조사료를 먹고 건강하게 자란 축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한살림’은 생태순환의 원리에 맞는 농업이 지속되게 하고 소비자가 안전한 먹을거리로 건강한 삶을 꾸려갈 수 있게 직거래운동과 함께 다양한 생활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살림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농업과 식량위기, 에너지 고갈 등 문명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국 21개 지역에 약 38만 세대 소비자와 78개 생산자 공동체, 2천 세대 농민생산자가 2013년 7월 현재 참여하고 있다.

로컬푸드운동이 추구하는 생산과 소비의 사회경제 시스템은 의사소통을 통해 가격과 품질을 결정하여 상호 배려하는 관계를 유지하며, 생산자는 농업경영 유지, 소비자는 식품안전성 확보를 한다. 또한 농업생산 및 소비 주체가 정책 제안을 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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