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다고요? ‘네팔하우스’서 함께 네팔어 배워봐요”

시토울라 주한네팔인협회장. 1992년 한국에 들어와 지금은 서울 삼청동에서 네팔 인도 전문 음식점인 '옴'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 시토울라 주한네팔인협회장

“네팔어 월 2만원에 배우러 오세요”?

한국에 거주하는 1만7000여 네팔인들의 사랑방인 ‘네팔하우스’가 23일 서울 종로 원남동에서 개소식을 갖는다. 지상 2층 규모로 1층은 복합문화공간, 2층은 쉼터 및 학습공간으로 사용된다.

20일 전화 통화에서 시토울라 주한네팔인협회장은 “한국 정부나 여러 단체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고 있지만 고향 사람이 하는 것만큼 편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네팔 사람이나 네팔에 대해 관심있는 누구나 정말 편하게 와서 정보를 교환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네팔하우스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국가에서 흔히 쓰는 문화원이란 말 대신 하우스란 명칭을 쓴 것도 좀 더 편하게 이용하길 바라는 뜻에서였다”고 덧붙였다.

시토울라 회장은 2006년 ‘부처님 오신날’ 주한네팔인협회 창립을 기념해 조계사 앞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석가모니 부처의 탄생지가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에 500명 중 85%가 인도라고 답했던 것. 석가모니의 실제 탄생지는 네팔의 룸비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좀 더 적극적으로 네팔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어요. 그런 일을 조직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만의 공간이 필요했죠. 네팔하우스는 네팔의 문화를 올바르게 알리는 역할도 하게 될 겁니다.”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위치한 네팔하우스 외관. 8월 23일 목요일 오후 6시30분 개소식을 한다.

첫 사업은 네팔어 보급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네팔하우스 내에서 강의가 이뤄진다. 8월18일 시작돼 현재 10여 명이 수강 중이다. 특별히 기간을 정해두지 않아 언제든지 와서 수강 신청할 수 있다. 비용도 월 2만원으로 저렴하다. 인원이 많으면 주중에도 강의를 개설할 계획이다.

월 300만원 이상 드는 임대료 등 운영비는 후원금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협회 임원들의 찬조, 후원 행사, 네팔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기금을 마련한다. 홍보 전시물은 네팔관광청, 외교부의 도움을 받아 마련하고 있다.

“꽤 큰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라 정말 보통 열정만으로는 유지하기 힘들 거예요. 열심히 홍보하고 도움을 구해 나가야죠. ‘물방울이 모여 강이 되고 강이 모여서 바다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많은 분들의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 네팔하우스를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시토울라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젊은 나이에 해외경험을 해 보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대만, 홍콩을 거쳐 1992년 한국에 왔다. 이후 네팔항공사 한국지부에서 잠시 일하면서 관광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네팔대사관이 한국에 문을 연 2007년까지 정부 관련 일을 대행했다.

2002년부터 매년 ‘하이서울페스티벌’에 참여해 한국과 네팔 간 문화교류에 적극 나서며 2009년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사찰 ‘향운사’의 두 비구니스님과 함께 ‘자비공덕회’를 만들어 2010년부터 네팔의 어린이 50명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문의 : 070-7767-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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