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전도와 빵과 거지

열왕기상 10장

“스바의 여왕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은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 와서 어려운 문제로 그를 시험하고자 하여 예루살렘에 이르니 수행하는 자가 심히 많고 향품과 심히 많은 금과 보석을 낙타에 실었더라 그가 솔로몬에게 나아와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을 다 말하매”(왕상 10:1-2)

뭔가 있으면 소문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솔로몬의 탁월한 국가 경영과 지혜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백향목 건축물에 대한 소문이 주변국에 파다했습니다. 소문을 들은 스바 여왕은 대규모 사절단을 꾸려 예루살렘을 방문합니다.

스바 여왕은 왜 솔로몬을 찾아왔을까요?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할 일이 없어서 굳이 옆나라 왕의 지혜를 시험하고자 직접 방문했겠습니까? 단순한 호기심이나 질투심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스바 여왕도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로서 깊은 고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나라의 여성 지도자로 지내면서 혼자 품고 고민했던 수많은 질문을 가슴에 가득 품고 솔로몬을 방문했습니다. 또한 나라를 다스리며 본인 나름대로의 여러 깨달음과 통찰이 있었을 텐데 과연 솔로몬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솔로몬에 대한 소문이 스바 여왕에게만 들린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독 스바 여왕만이 솔로몬의 지혜에 이끌렸던 것은 그녀 안에 나라를 다스리는 지혜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교회 다닌다는 기독교인 한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어느 날 불쑥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바 여왕이 솔로몬에게 그랬던 것처럼 어려운 질문으로 사람을 떠보기도 합니다. 사실은 마음 속에 말하고 싶은 깊은 이야기가 있으면서 간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영적인 갈증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적인 무언가가 궁금하지만, 속에 쌓아두고만 있을 뿐 누구와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교회 다닌다는 나에 대한 소문을 듣고는 눈여겨 보는 것입니다.

스리랑카 선교사 ‘프리먼 나일스’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전도란 먼저 빵을 얻은 거지가 아직 빵을 얻지 못한 거지에게 어디에 가면 빵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게 없을지 모르겠지만, 예수 믿는다고 주변에 소문난 크리스천이라면 적어도 먹을 게 어디 있는지 알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최고의 지혜일 것입니다.

스리랑카 출신의 프리먼 나일즈(Preman Niles, 1936~2023) 선교사는 “전도란 먼저 빵을 얻은 거지가 아직 빵을 얻지 못한 거지에게 어디에 가면 빵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 3월 5~13일 ‘JPIC 세계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해 한국교회의 선교 및 에큐메니칼 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나일스 박사는 아시아의 맥락에서 신학을 연구할 수 있도록 아시아의 많은 신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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