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멍에를 함께 메는 지혜
열왕기상 4장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신 고로 히람과 솔로몬이 친목하여 두 사람이 함께 약조를 맺었더라”(왕상 5:12)
솔로몬은 성전을 건축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건축 자재를 쓰기로 했습니다. 레바논 백향목입니다. 레바논 백향목은 당시 최고급 목재였습니다. 문제는 레바논 백향목은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자재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두로 왕에게 발주를 넣습니다. 두로 측에서 벌목만 해놓으면 솔로몬이 직접 사람을 보내어 포장하고 예루살렘으로 운반하는 것까지 책임지는 조건이었습니다. 구입과 운반 비용이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일까요? 하나님의 전을 짓는 일에 할례 받지 않은 이들의 손을 탄 재료를 사용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아버지 다윗이 이미 성전 건축에 충분한 자재를 준비해 놓았는데, 꼭 레바논산 백향목이어야만 했을까요?
믿지 않는 이와 멍에를 함께 메는 일은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두로 왕 히람이 아무리 친이스라엘 성향을 갖고 있다지만 국제 정세가 어떻게 돌변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스라엘과 두로 사이의 관계가 조금만 뒤틀려도 성전 건축에 치명적인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레바논 백향목에 대한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성전 건축 사업은 하나님의 사람이 어떻게 지혜로울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입니다. 솔로몬과 히람은 성전 건축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 사업은 성전만 잘 지으면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성전 건축은 그 사업에 관여하는 이방인까지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입니다.
“히람이 솔로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이르되 오늘 여호와를 찬양할지로다”(왕상 5:7)
히람의 이 한 마디는 솔로몬이 하나님의 일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성전 건축의 또 다른 열매입니다.
성도의 일, 교회의 일은 단순히 그 일의 성공만이 주된 목적이 아닙니다. 모임 장소를 하나 빌리더라도, 인테리어 외주를 맡기더라도, 배달 음식을 하나 시키더라도 그 일에 관여하는 누군가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볼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