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장수비결②남기동의 ‘세븐 T’

남기동 저 <아직 100살밖에 안 먹었습니다만>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을 세계 5위로 키워 국가건설의 기간으로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서울대 공대 1회 졸업생 남기동(1919-2020)님은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었다. 그는 한양대에 최초 요업학과를 개설했으며, 고려양회와 쌍용양회를 건설하였고 인도네시아에도 시멘트공장을 세운 요업계의 태두이다.

그는 <아직 100살밖에 안 먹었습니다만>(I am 100 years young)이란 제목의 저서에 평생 좌우명으로 삼으며 살아온 ‘일곱 가지 T’를 소개했다.

△Talent(재능은 모두를 위해서) △Training(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Truth(진실 앞에 겸허하라) △Trying other’s shoes on(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라) △Together(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Time(시간을 믿고 기다려라) △Thanks(공경하고 감사하라) 등이다.

6남매를 둔 남기동 회장 부부의 젊은 시절. 

남기동님이 평생 지켜온 건강비결의 핵심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補)’로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기를 즐겼다. “죽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며 앉아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렸다고 한다. 젊어서는 매일 줄넘기를 오른발 1500번 왼발 1500번 도합 3000번을 하였으며, 여든살이 넘어서도 매일 1000번씩 줄넘기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장수과학을 연구하는 박상철 교수(전남대 연구석좌교수)는 오래 사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축복받는 장수’ 혹은 ‘불행한 장수’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널리 알리고 있는 75세 현역이다. 박상철 교수는 오랜 시간 ‘장수의 비밀을 아는 사람’으로 불려왔다. 그는 198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노화고령사회연구소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인구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실제로 노인 중에는 아픈 사람보다 건강한 사람의 비중이 훨씬 높아지고 있다. 70-80대에도 건강하게 팔팔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70이 넘으면 아픈 데가 많아질 텐데’라는 걱정에서 ‘70대에 내가 할 일이 무엇일까?’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화, 늙음은 죽기 위한 변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변화라고 인식해야 한다. 즉, 나이듦은 두려워할 현상이 아니라 생존의 과정일 뿐이다. 이에 생명이 허락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늙음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나의 선택이다. 나는 늙어서 못 한다고 포기해 버리면 늙음이 되는 것이다. 단순한 수명 연장보다 건강한 장수가 중요하다.

박상철 교수는 건강한 장수를 위한 기본 원칙으로 3가지를 강조한다. △첫번째는 ‘하자’이다. 뭐든지 해야 한다. ‘나는 나이가 많고 기운이 없어서 못 한다’고 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두번째는 ‘주자’이다. 예전의 노인과는 달리 이제는 독립적으로 살면서 가진 것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재능을 나눠 주는 것도 좋다. △세번째는 ‘배우자’이다. 계속 공부해야 한다. 세상은 격변하고 있고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새로운 것이 있으면 열심히 배워야 한다.

박상철 교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몇 가지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100세를 준비하는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8조목으로 구성된 행동강령은 다음과 같다.

(1)움직이자! 움직인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노동을 하고, 운동을 하고, 집안일를 하면서 몸을 계속 써야 한다.

(2)마음을 쏟자! 늙었다고 주변 사람에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해지지 말아야 한다. 특히 변화하는 것에 마음을 써야 한다.

(3)변화에 적응하자! 왕년에는 얼마나 잘 나갔는지를 과시하면서 그때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현재에 적응하지 못한다. 과거에 머물지 말고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4)절제하자!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아직 젊다고 체력을 과시하는 것도 금물이다. 과음, 과식은 자제해야 하고, 운동도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절제가 필요하다.

(5)나이 탓하지 말자! 무엇을 할지 말지는 나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6)남 탓하지 말자!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내가 해야 한다. 또 이런저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실컷 해도 된다.

(7)어울리자! 나이가 들면 혼자 있지 말고 어울려야 한다.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용기도 필요하다. 외로움은 마음의 병을 부르게 된다.

(8)규칙적으로 살자! 100세 어르신을 보면 대부분 규칙적으로 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식사 시간은 꼭 지킨다. 나이가 들수록 생체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망각하면 안 될 세 문장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만하지 말고 현재를 가치 있게 살라!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Love of Fate, 運命愛)! 등이다. 이에 우리는 죽음을 기억하고, 운명을 사랑하고, 오늘에 충실하여야 한다. 인류의 흥망성쇠가 교만의 악순환에서 비롯되므로 우리는 겸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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