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

전주비빔밥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비빔밥이 있는데, 특히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비빔밥을 ‘헛제삿밥’이라고도 한다. 대구 헛제삿밥도 유명했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안동의 헛제삿밥만이 남았다. 실제 제사가 아니라 제사상에 주로 올리는 음식들을 요리하여, 제사가 아닌 평상시에 비벼 먹는 비빔밥을 의미한다. 실제 제사(祭祀)를 올린 음식으로 비빔밥을 해 먹을 때에는 ‘제삿밥’으로 지칭한다.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맛을 낸다.

전주비빔밥은 재료 중에 콩나물이 중요하다. 콩나물은 임실에서 나는 서목태(鼠目太, 쥐눈이콩)와 좋은 물로 길러서 오래 삶아도 질감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밥을 지을 때 쇠머리 고운 물로 짓고 뜸들일 때에 콩나물을 넣는다. 육수에 밥을 짓고 쇠고기, 콩나물, 시금치, 쑥갓, 고사리, 도라지, 미나리, 표고버섯 등을 얹어 고추장에 비벼먹는다. 육회가 올려지기도 한다. 달걀노른자는 생으로 올라간다. 콩나물국과 함께 먹는다.

전주비빔밥의 주재료인 콩나물은 일제 강점기부터 전주가 가장 유명했다. 전주사람들이 콩나물을 즐기게 된 것은 19세기 말 풍토병을 막기 위해 콩나물을 상식했다고 한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 콩나물국을 술(탁주)과 함께 마시는 전주명물 ‘탁백이국’이 1929년에 언급된 것을 보면 콩나물은 전주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음식 재료였다. 전주는 콩나물과 황포묵을 길러낸 물맛이 좋고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풍성하게 나는 산지이다.

진주비빔밥

진주비빔밥은 경상남도 진주 지방의 비빔밥으로 놋그릇에 흰밥과 다섯 가지 나물을 담은 후 고추장을 얹는데,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 화반(花飯)이라고 불린다. 고추장에 다진 소고기를 넣어 볶은 소고기 고추장(약고추장)을 쓴다. 일반적인 비빔밥처럼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을 쓰며, 해초나물과 해물보탕국 한 국자 넣고, 그 위에 소고기 육회를 듬뿍 얹어 낸다. 곁들여 먹는 국물은 선짓국을 쓴다. ‘평양비빔밥’은 전주비빔밥과 유사하지만 육회 대신 볶은 소고기를 사용한다.

비빔밥은 한 가지 음식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소를 동시에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비빔밥 한 그릇(450g)에 함유된 영양성분은 칼로리 691.6kcal, 탄수화물 98.7g, 단백질 24.6g, 지방 22g, 당류 18.3g, 나트륨 1119.6mg, 콜레스테롤 95.4mg, 포화지방산 3.9g, 트랜스지방 0.1g 등이다. 한국인 성인(19-49세) 1일 에너지 권장량은 남성은 2500-2600kcal, 여성은 1900-2000kcal이다.

비빔밥에 얹어 먹는 쇠고기볶음이나, 육회, 해산물, 달걀 등에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으며, 밥을 비빌 때 들어가는 참기름이나 각각의 재료를 조리하는데 쓰는 기름에서 지방을 보충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나물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같은 성인병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재료에 들어있는 폴리페놀(polyphenol)이나 플라보노이드(flavonoid)와 같은 물질이 면역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있다. 고추장에 들어있는 캡사이신(capsaicin)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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