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 새싹 비빔밥처럼…”연말연시 차이를 넘어 화합으로”
구글에서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에서 비빔밥이 레시피 부문 1위에 오른 것은 세계인들이 비빔밥으로 대표되는 한국 음식을 알고 싶어 한다는 증거다. 영국 유명 출판사 파이돈(Phaidon)이 지난 10월 펴낸 <코리안 쿡북>(The Korean Cookbook)은 세계적으로 고조된 한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요리책이다. 코리안 쿡북은 한국인 밥상에 오르는 음식을 총망라했다.
요리책 분야에서 으뜸인 파이돈의 첫 한식 요리책의 공동저자는 20여 년간 알고 지낸 선후배 요리사인 박정현씨와 최정윤씨다. 미국 뉴욕에서 레스토랑 4개를 운영하고 있는 박 셰프는 현재 세계 미식계에서 주목받은 인물로 꼽힌다. 그가 2018년에 문을 연 모던 한식 레스토랑 ‘아토믹스’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2개를 받았고, 올해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8위에 올랐다.
최정윤 세프는 국내외 유명 호텔과 스페인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샘표 ‘우리맛연구중심’에서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연구를 해왔다. 두 저자는 “한식이 골든타임(golden time)을 맞았다”며 “이 기회에 프랑스, 일본 음식처럼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는 데 기여하는 마음으로 요리책 ‘코리안 쿡북’을 썼다”고 말했다.
‘한국식 밥상’을 처음 받은 외국인들은 너무나 많은 반찬에 놀란다. 무엇부터 어떻게 먹어야 할지 혼란에 빠져 당황한다. 한식의 매력은 같은 밥상에 함께 앉더라도 사람마다 어떤 순서와 조합으로 반찬을 먹느냐에 따라 식사 경험이 차별화된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삼겹살과 먹는 김치와 쌀밥과 먹는 김치는 맛과 식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양식(洋食)은 요리사가 원하는 순서대로 하나씩 주어진다. 한식(韓食)은 먹는 사람의 입안에서 완전해진다. 취향대로 맛의 조합을 창조해 먹을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 게 한국 밥상이다. 즉 요리사가 아닌 먹는 사람이 자기만의 코스를 만들어 먹는다. 이에 한식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한국 밥상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뿐 아니라 먹는 법도 소개해야 한다.
뉴욕타임즈(NYT)는 최근 ‘한국 레스토랑이 뉴욕의 파인다이닝(고급 외식)을 재창조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한 면 전체에 실었다. 신문은 “한국 셰프들이 뉴욕 고급 레스토랑을 석권하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프랑스요리의 패권을 끝냈다”고 적었다. 한식은 세계 미식을 선도하는 첨단 트렌드로 미국에 안착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뉴욕’에서 별을 받은 식당 72곳 중 9곳이 한식당이며, 프랑스 식당은 7곳이었다.
한식 세계화의 일환으로 비빔밥의 산업화 및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발전을 도모하고 해외 인지도 제고에 이바지 할 수 있다. 또한 비빔밥의 해외 인지도 제고에 따른 국가이미지 상승 및 비빔밥 문화콘텐츠 개발을 통한 한류관광객 유입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