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여인’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스정리 박사의 경고…”코로나19 같은 또 다른 질병 대비해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통계청 발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022명으로 처음 1000명을 넘어섰으며, 총 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이다. 2021년 사망자 수(31만7680명) 대비 5만5259명(17.4%) 늘었다. 통계청이 사망원인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19년과 2020년 사망자 수는 각각 29만5000명과 30만4000명이었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사망률(粗死亡率, crude death rate)은 727.6명으로, 1년 전보다 108.7명(17.6%) 늘었다. 조사망률은 2009년(497.3명) 저점(低點)을 찍은 뒤 증가세이다. 2022년 전체 사망 원인의 39.8%를 차지하는 ‘3대 사망원인’은 암(22.4%), 심장질환(9,0%), 코로나19(8.4%)였다.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가 한국인 사망원인 3위를 차지했다. 이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대하여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코로나19 유행의 감염원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1956년 설립되었으며, 중국 국가중점실험실로 지정되어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기원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명확한 기원이 밝혀지지 않고 잠재된 논쟁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신흥감염병센터장 스정리(石正麗) 박사는 박쥐 관련 바이러스 전문가다. 2002년 발생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을 발표해 ‘박쥐 여인’(Batwoma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코로나19 기원 논쟁 속에서 ‘실험실 유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사스와 코로나19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질환이다.
미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2015년까지 6년 동안 실험실 안전 위반 횟수는 749건을 기록했다. 실제로 2004년 베이징에 있는 중국국립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일어난 사고로 여러 명이 사스에 걸리기도 했다. 중국은 과거 사스 때문에 큰 난리가 났고, 이에 대응해 사스 연구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이에 사스 연구는 중국 유일의 가장 안전도가 높은 BSL-4등급 실험실에서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9월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지라는 의혹에 휩싸였던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의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발표 논문에서 세계는 코로나19 같은 또 다른 신종바이러스 질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배트우먼’(박쥐여인)으로 불리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권위자 스정리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 40종의 인간 전염 위험을 평가한 결과 절반인 20종에서 전염 위험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중 6종이 질병을 유발하거나 다른 동물을 감염시킨다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인구 △유전적 다양성 △숙주종 △인수(人獸)공통전염병의 과거 병력 등 바이러스 특성에 대한 분석에 기반했다. 연구팀은 “미래에 질병이 출현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이는 또다시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박쥐, 설치류 같은 자연 숙주와 낙타, 사향고양이, 돼지, 천산갑(穿山甲, pangolin) 등 잠재적 중간 숙주 등 병원균의 중요한 숙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세균이라고 하는 미생물보다도 10-1000배 정도 작다. 크기가 너무 작아서 일반 생물학적 방법으로는 검출되기 어렵고, 일반 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고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발견된 바이러스인 TMV(담배모자이크병 바이러스)도 1939년에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긴 막대 모양이 확인되었다.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는 19세기에 먼저 시작된 미생물 연구에서와 같이 질병의 원인으로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인류는 기원전부터 오늘날까지 바이러스 질병(천연두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코로나19까지)을 수없이 겪어왔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특정 동물만 감염하고, 그 동물의 특정 부위만 감염하는 특징이 있다. 한편 인수(人獸) 공통감염 바이러스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을 모두 감염하는 ‘인수 공통감염’ 바이러스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동안 사람에서는 약한 호흡기 감염을 일으켜 왔으나, 21세기에 들어 기존과 전혀 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즉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19(COVID-19)는 사망률이 높은 질병들이다.
‘코로나’는 왕관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바이러스 가장자리에 왕관을 연상시키는 돌기 모양이 특징적이라 ‘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보균자는 박쥐와 야생 조류로 알려져 있다. 박쥐는 인간과 동물에서 인수 공통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중요한 1차 자연 보균 숙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