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도 알까? 3월 3일이 ‘삼겹살 데이’라는 걸…
숫자 ‘3’이 겹치는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라고 한다. 삼겹살 데이는 돼지 삼겹살을 먹는 날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비공식 기념일이며, ‘삼삼데이’라고도 한다. 요즘 데이(day) 마켓팅이 많이 있지만, 3월 3일 ‘삼겹살 데이’는 우리 축산 농가를 돕고 고객들은 맛있는 삼겹살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삼겹살 데이’는 2003년 경기도 파주시의 파주연천축협이 제정하여 홍보한 것이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 구제역(口蹄疫)으로 어려워진 양돈 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는데 성공하였다.
삼겹살이란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돼지 뱃살 부위를 지칭한다.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삼겹살로 불린다. 생김새를 보면 비계-살코기-비계-살코기이다. 삼겹살은 외식이나 회식 자리에서 선호 메뉴 1순위로 꼽힌다. 보통 삼겹살 구이로 만들어 깻잎이나 상추에 쌈으로 싸서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은 처음부터 인기가 많았던 부위는 아니었다. 1990년 중반까지는 돼지고기 다른 부위에 비해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서민들의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솥뚜껑 삼겹살’이 대박을 치는 등 삼겹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는 중국을 제외하면 나라마다 선호하는 부위가 달라서 전 세계적으로 선호 부위를 서로 바꿔 먹는 특이한 육류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삼겹살은 베이컨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에 베이컨을 빼면 삼겹살 요리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비인기 부위인 안심, 등심 등을 수출하는 대신 여러 나라에서 삼겹살을 수입하고 있다.
삼겹살이 맛있는 이유는 풍부한 지방 덕분이다. 불에 구워지면서 고기에서 우러나오는 많은 돼지기름 덕분에 겉이 튀겨지듯이 구워진다. 이런 튀기듯이 겉이 바삭해진 삼겹살은 불의 향이 입혀져 상당히 맛이 있다. 이런 효과를 크게 늘리는 법이 바로 칼집이다. 특히 십자로 칼집을 내어놓은 삼겹살은 속까지 튀겨지고 기름에 불향이 입혀져서 고소한 맛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6월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배포했다. 매뉴얼(manual, 지침서)이 권고한 ‘삼겹살 지방 1cm 정선’ 사례가 업계 표준처럼 자리잡으면서 육가공업계가 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삼겹살 지방을 1cm로 정선해야 한다는 기준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육류유통수출협회는 지방 두께 1cm 기준을 삭제하고 종합적인 품질관리 매뉴얼을 다시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겹살이 폐(肺)로 먼지를 많이 흡입했을 때에 도움이 된다는 설이 있다. 이에 예전부터 광부들이 삼겹살을 많이 먹었고, 근래에도 황사가 부는 시기만 되면 삼겹살의 소비량이 급증한다. 하지만 삼겹살이나 돼지기름이 폐진증(肺塵症)을 예방 또는 치료한다는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 다만 돼지고기가 중금속(重金屬)을 해독하여 배출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는 있다.
지난 1월 29일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 1975년 런던 출생)이 아디다스(Adidas) 프레데터(Predator) 축구화 출시 30주년을 맞아 서울 명동에 위치한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에서 개최된 기념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베컴은 공식 스케줄을 마친 후 서울 중구 다산로 소재 삼겹살 맛집 ‘금돼지식당’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즐겼다고 한다. 베컴은 삼겹살을 맛있게 먹으며 자신을 알아본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등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