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보건②] 음주와 흡연, ‘구강 최고의 적’
구강건조증(입마름증)은 말 그대로 침이 적정량 이상 분비되지 않아 입안이 말라있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1-1.5리터의 타액(침)이 분비된다. 침이 적게 나오면 입이 마르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이 심하면 구강건조증이 나타난다. 입안이 건조하면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고, 말을 하기도 어렵다. 또 충치, 풍치 등이 악화되며 구강 곰팡이, 구취(口臭), 미각 이상, 구강 궤양, 혀 통증 등 구강질환의 발생률을 높인다.
구강건조증의 원인은 쇼그렌 증후군(Sicca syndrome, Sjogren), 약물 부작용, 스트레스, 조절되지 않은 당뇨나 고혈압, 두경부(頭頸部) 방사선치료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이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또 타액 분비 감소는 노화현상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노인환자는 특별히 염두에 둬야 한다.
약물 중에서 알레르기(allergy) 치료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와 우울증 또는 불면증 치료제(정신신경계 작용 약물)가 구강건조증을 일으킨다. 고혈압 치료제도 약한 구강건조감을 유발한다. 악성종양 치료를 위해 얼굴,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도 구강건조증이 나타난다. 방사선 치료로 인해 타액선 기능이 저하되면서 타액분비가 정상의 5-10% 이하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만약 구강(口腔)건조증과 안구(眼球)건조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쇼그렌 증후군과 같은 류마티스(rheumatismus)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쇼그렌(Sjogren) 증후군은 타액선, 눈물샘 등에 림프구가 침입해 만성 염증이 발생하여 분비 장애를 일으켜서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성 전신질환을 의미한다. 1만명당 8명 정도 발병한다.
이 병명은 질환을 처음으로 기술한 스웨덴 의사 헨릭 쇼그렌(Henrik Sjogren)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 증후군은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특히 30-50세의 중년 여성에게서 잘 발생한다. 쇼그렌 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다만 유전적인 원인, 바이러스 감염, 호르몬 이상 등이 관여한다고 추정된다. 체내의 방어 기전이 눈물, 침 등을 분비하는 분비샘을 파괴하여 질환을 일으킨다.
쇼그렌 증후군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므로, 치료도 환자에 따라 달라진다. 주된 치료 방법은 각 증상에 대한 대증적 치료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되거나 현 상태로 유지되는 양상을 보인다. 일부 환자는 경미한 증상만을 나타내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심각한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드물게 심장이나 폐까지 침범되면, 심근염, 폐섬유화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여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타액이 줄어 입속 윤활작용이 저하되면, 구강점막에 미세한 외상이 잘 발생한다. 조금만 깔끄러운 음식이 들어와도 점막이 상처를 입게 된다. 이러한 외상은 재발성 아프타성 궤양(Aphthous Ulceration)의 주요 원인이기도 한다. 만약 틀니를 하고 있다면 틀니 하방에서도 상처를 자주 관찰할 수 있다. 틀니와 구강점막 사이에서 윤활작용을 하던 타액이 줄어들면, 마찰이 증가해 틀니 하방 주위로 외상성 궤양이 생긴다.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서 구강 보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서울 마포구보건소는 구강건강증진사업으로 어린이 불소도포(6-15세 이하 아동), 어르신 불소도포 및 스케일링(만65세 이상 어르신), 치아건강관리(관내 주민), 생애주기기별구강교육(유아, 초등, 중등, 노인),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을 신청한 학교 4학년) 등을 실시하고 있다.
습관적으로 이를 악물고, 턱에 힘을 주는 것은 구강 건강에 안 좋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치아 마모, 치아 파절(齒牙破節, tooth fracture), 턱관절 장애, 얼굴 비대칭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더불어 두통, 편두통, 근육통, 피로, 몸살 등 삶의 질을 저하하는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치아와 턱 관절의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에는 △입천장에 혀를 대고 있기 △이갈이를 방지하는 운동요법 실천하기 △이갈이 방지용 마우스피스(mouthpiece) 끼고 자기 △피로와 스트레스 관리하기 △정기적으로 치과 진료받기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음주와 흡연을 ‘구강의 적’으로 본다. 치주질환(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흡연과 음주는 구강 내에 세균 번식을 증가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구강암(口腔癌) 발생률이 15배나 높아진다. 최근에는 여성의 음주와 흡연이 증가함에 따라 여성 구강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음주와 흡연은 비싼 돈을 들여 시술한 임플란트(Dental Implant)를 망가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Korean Dental Association)가 권장하는 ‘생활 속 구강관리 수칙’은 △흡연, 음주, 단 음식 피하기 △커피, 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 줄이기 △불소가 들어 있는 치약 사용하기 △잠자기 전을 포함하여 하루에 2번 이상 칫솔질하기 △혓바닥도 깨끗이 닦기 △입체조하기 등이다. 구강 위생은 구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