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다이어트와 운동 ‘작심삼일’ 안 되려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새해가 되면 금연·금주·절주·다이어트 등을 실천하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한다.
대개 ‘다이어트’는 새해 계획 중 최상위권에 오른다. 그러나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체중 조절은 감량부터 유지까지 모든 과정이 쉽지 않다.
다이어트 방법으로 음식의 양이나 종류를 제한하여 섭취하는 것이 대표적이며, 식사 행동을 바꾸는 행동 수정 프로그램, 신체활동을 늘려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는 운동 등이 있다. 균형 절식의 식이요법으로 체중감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줄인 체중을 6개월 이상 유지해야 성공한 ‘다이어트’로 간주한다.
미국의 예술가 엘리노어 앤틴(Eleanor Antin)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37일 동안 체중 5kg을 줄였다. 앤틴 교수는 매일 카메라로 앞모습과 뒷모습,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의 전신사진을 찍어 몸의 변화를 기록했다. 날이 갈수록 조금씩 날씬해지는 사진 148장을 모아 ‘깎아내기: 전통적 조각’이란 제목의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식과 운동부족으로 배불뚝이 남성이 40%(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넘어 성인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남여성인 비만율(BMI 25 이상)은 34.8%로 2015년 33.2%보다 1.6%포인트 늘었다. 특히 성인 남성 비만율은 2015년 39.7%보다 2.6%포인트 상승한 42.3%를 기록하여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성인의 비만증 진단에 많이 사용되는 지표는 비만지수,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허리-엉덩이둘레 비(Waist-Hip Ratio, WHR), 피하지방 두께 등이 있다. 체질량지수(體質量指數)는 체중(kg)을 신장(m)으로 나누어 100을 곱한 수치이다. 대한비만학회에서 제시한 비만의 진단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하고, 허리둘레 기준으로 남자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을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흔히 비만으로 고생한 역사적 인물로 조선의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을 꼽는다. 세종대왕은 어릴 적부터 밥상에 고기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을 정도로 육류를 좋아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독서에 열중하여 밤새 글을 읽었으나 운동은 멀리했다. 이러한 생활습관으로 세종은 뚱보가 되었다.
세종대왕은 비만에 당뇨병, 피부병, 눈병 등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이에 너무 많은 병을 달고 살아 42세(세종 21년) 때에는 “한 가지 병이 겨우 나으면 한 가지 병이 또 생겨 나의 쇠로함이 심하다”고 한탄했다고 <세종실록>에 실려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조선의 제3대 왕 태종(1367-1422, 재위 1400-1418)이 아들인 세종에 대해 안타깝게 여긴 점은 스물한 살밖에 되지 않은 세종이 너무 뚱뚱하다는 것이었다. 태종이 세종(1397-1450, 재위 1418-1450)과 함께 사냥을 가면서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니 몸이 비중(肥重)하시니 마땅히 때때로 나와 노니셔서···.”라고 말했다고 한다.
비만을 연령별로 구분하여 관찰하면, 젊은이들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살이 찐다. 그러나 중장년층은 호르몬 변화로 인하여 ‘나잇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즉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성장(成長)호르몬이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 분비를 돕는 데는 근육운동이 좋다.
‘다이어트’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법을 택하여 실천하여야 한다. 특정 식품을 골라 먹거나 완전히 끊은 식이요법은 피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매 끼니 닭가슴살만 먹거나, 밀가루 음식을 완전히 피하는 식습관은 무의미하다. 이러한 다이어트법은 두세 달 이상 지속되기 어려우며,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를 막을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살이 찔 수도 있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 호르몬은 살이 빠지는 것을 방해하고 내장지방을 축적시킨다. 따라서 코르티솔 호르몬에 장기간 노출되면 뱃살이 늘어날 수 있다.
저녁 식사 후에 또 음식을 먹으면 살이 많이 찐다. 취침 3시간 전 야식은 금물이다. 새벽 3시가 넘어도 야식이 배달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음식 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이 2017년 5-11월 집계한 음식 부문 8400만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밤 10시부터 오전 3시 사이 접수된 야식 주문이 전체 주문량의 20%에 달했다. 주말에는 이 비중이 25%로 올라갔다.
야식 인기 메뉴는 치킨(야식 전체 주문량의 46.7%), 한식과 분식류(10.2%), 곱창, 닭발(10.2%), 족발, 보쌈(9.1%) 등이며, 이들 음식은 하나같이 고열량과 고지방 먹을거리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하루에 한 끼 이상을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族)이 보편화되고 있다. 혼밥족의 상당수는 외식을 하거나 편의점 등에서 도시락 등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 도시락은 대체로 달고 짠, 이른바 ‘단짠’ 메뉴로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이 하루 섭취 열량의 10%를 넘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높아진다고 밝혔다. 나트륨 섭취가 비만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성인 기준 하루 2000mg 미만을 섭취하는 게 좋다.
다이어트에는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 약간 숨이 가쁠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면 되며, 30분 연속으로 할 수 없다면 10분씩 나눠서 하도록 한다. 빨리 걷기, 계단 오르기 등으로도 충분하다. 다이어트 중 운동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는 체중이 5% 정도가 빠지는 2-3개월 후다. 이때부터는 체중 정체기가 시작되므로 운동으로 활동량을 늘려 남는 칼로리를 소모해야 한다.
요즘 집 안 거실에 고정자전거, 아령 등 운동기기를 두는 가정이 많다. 운동기구를 TV를 시청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사용하면 지루하지 않게 운동을 실천할 수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첫 1-2개월은 식사 조절만으로 살을 빼고, 정체기가 시작되는 3-4개월부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체중 달력’을 만들어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체중을 측정하여 기록하도록 한다. 다이어트 목표가 더 분명해지고 경각심을 높이는데 좋다.
음주를 하면 몸속 지방 분해를 방해하므로 술자리는 주 1회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중국의 전통 차 ‘보이차’는 지방 흡수를 방해하고 지방 축적을 억제하므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체중 감량은 열량섭취를 줄이거나 열량소비를 늘리면 된다. 그리고 몸의 지방을 제거하려면 균형절식과 더불어 육체적인 활동을 늘려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는 운동이 중요하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의 73%는 1주일에 최소한 3일 운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