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쑥국②]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거여”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쑥(Mugwort, 학명 Artermisia princeps pampanini)은 쌍떡잎식물강, 국화목, 국화과, 쑥속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쑥은 한국·일본·중국 등 초목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이라는 말이 쑥에 해당된다. 국가표준식품목록에 따르면 한반도에는 ‘쑥’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식품은 모두 40종이 있다. 그 중에서 쑥, 개똥쑥, 인진쑥(사철쑥), 참쑥, 황해쑥 등이 민간에서 자주 쓰인다.
쑥은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지천에 깔려 있는 것이다. 도시 한가운데 공원이나 아파트 잔디밭에서도 찾을 수 있어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쑥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쑥은 산야(山野)에서 자란 것보다 바닷가나 섬에서 자란 것이 좋다. 이에 강화도에서 자란 쑥을 최고로 친다.
쑥잎 표면은 푸르고 뒷면은 젖빛의 솜털이 있고 독특한 향기가 있다. 쑥의 향기는 치네올(cineol)이라는 정유(精油) 때문이다. 치네올은 위액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기능을 도와준다. 줄기 엽병(葉柄, 잎자루)은 약용, 어린잎은 식용, 그리고 잎은 뜸쑥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쑥을 식품으로 사용할 때는 독한 맛이 있어 삶아서 하룻밤쯤 물에 담갔다가 먹는 것이 좋다.
쑥은 식용을 위시하여 약용으로 인기가 있다. 음식으로 사용하는 쑥은 4월에 채취하는 여린 것이 좋지만, 약으로 사용할 때는 좀 센 것으로 7월에 채취한 것을 선호한다. 약쑥은 말려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면서 수시로 다려서 마신다. 쑥은 방향제, 목욕제, 화장품 등으로도 쓰인다. 요즘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쑥색(色)’이라는 말이 있듯이 쑥은 천연염료로도 쓰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은 애엽(艾葉)이라 하여 따뜻한 성질로 위장, 간장,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래 복용하면 위장을 튼튼히 하여 식욕을 증진시키고 간을 해독하며, 부종을 없애는 약초로 이용했다. 한방에서 쑥은 ‘뜸’의 형태로 치료용으로 사용하며, 예로부터 설사, 출혈질환, 신경통, 관절염, 자궁질환, 생리불순 등에 사용하였다.
쑥은 대표적인 봄나물로서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이 풍부하다. 쑥의 일반 영양성분(100g당)은 다음과 같다. 에너지 68kcal/ 수분 71.9g/ 단백질 5.3g/ 지질 0/ 회분 2.8g/ 탄수화물 20.0g/ 섬유소 4.7g/ 칼슘 230mg/ 인 65mg/ 철 4.3mg/ 나트륨 11mg/ 칼륨 1103mg/ 비타민A 563RE/ 비타민B1 0.12mg/ 비타민B2 0.32mg/ 나이아신 0.8mg/ 비타민C 33mg.
옛날 자연에 의지해 농사짓던 시절에는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와도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쑥이었고 보드랍고 향긋한 냄새가 입맛을 돋우어 겨우내 부족했던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충해 주는 값진 식품이었다. 쑥을 이용해 쑥국, 쑥떡, 쑥밥, 쑥튀김 등을 만들어 먹었다.
특히 ‘쑥국’은 옛날부터 즐겨 먹었던 봄철의 별미이다. 대개 쌀뜨물에 된장을 풀어 끓인 토장국(된장국)에 쑥을 넣은 다음 한번 더 끓이면 쑥국이 되며, 여기에 콩가루나 들깨가루를 더해 맛을 내기도 한다.
쑥국에 쇠고기를 넣으면 깊은 맛이 나고, 해산물을 넣으면 시원한 맛이 난다. 경남 통영 등 남해안 지역주민들은 ‘도다리쑥국’을 즐겨 먹으면서 봄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