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대덕면 고려인마을②] 행복마을 6월26일 다문화가족축제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마을이 달라지고 행복마을 지킴이를 보는 주민의 시선이 달라졌다. 광덕초교 옆의 내리공원1호와 단골 마을행사장인 내리공원2호가 선주민과 이주민의 어울림이 어우러지는 광장이 되었다.

대덕면 행복마을관리소는 마을 소식을 전하는 SNS 홍보(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블로그, 밴드)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마을신문을 발간하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특별히 신문은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덕면 내리 마을신문

이제 여기에 행복마을괸리소 지킴이뿐만 아니라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연구자, 학생,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인 위키시스템 방식에 따른 <안성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 위키백과>가 구축 되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내리에서도 영화 <미나리>의 스토리가 나올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의 자원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키교육은 주 1회 2시간 2-3회면 충분하다.

안성시 대덕면 대학인⸱고려인마을, 미래 비전은?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을 찾은 필자(왼쪽)가 고려인 가족과 만나고 있다.

30년째 안성시 대덕면 삼한리 주민인 김철수 전 경원대 겸임교수의 지적대로 대덕면 내리는 교통, 병원, 교육 등의 생활편의시설이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공도읍과 평택시로 가는 버스노선 등 중앙대 학생이 많이 거주해온 내리 대학인마을 원룸주택단지는 이미 귀환 고려인동포의 새 삶터가 되었다.

광덕초등학교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고려인 학생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안성시와 경기도는 고려인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이주민이 새로운 안성시민과 경기도민으로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김포시(2016)와 안산시(2018)에 이어 안성시도 고려인 주민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함영준 단국대 교수(러시아학 전공) 의견대로 선주민과 고려인 사이에 상호문화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한국어 수업 장면

첫째, 외국인지원센터/고려인문화센터의 건립이다.

현재의 행복마을관리소는 내리 원룸주택단지의 ‘아파트관리사무소’ 사업을 잘 수행하고 있다. 다만, 행복마을 사업은 경기도 행정의 일시적인 공모사업이다. 따라서 고려인(외국인) 지원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외국인지원센터 건립이 필요하다. 다행히 안성시는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내리에 ‘외국인지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안성시(대덕면)는 외국인지원센터 이름으로 사업을 수행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의 고려인마을처럼 고려인문화센터 등의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혹은 외국인지원센터/고려인문화센터 이름을 함께 적고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고려인동포에 대한 단순한 ‘배려’ 이상이다.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의 중심기관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내외에 드러내기 때문이다.

둘째, 고려인(외국인) 주민도 행복할 수 있는 상호문화 이해사업이 필요하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주민)은 한국의 생활환경에 대부분 만족해한다. 하지만 행복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한글교육을 제외하고, 한국의 지자체와 지원단체의 대부분 사업이 한국문화의 일방적인 주입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주민의 언어와 문화를 포용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업 및 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대덕면 행복마을 관리소

현재 대덕 행복마을은 격주 1회의 주간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러시아어교실과 고려인음식문화교실 등을 운영해달라는 한국인 주민모임도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020년 11월 대덕 행복마을이 ‘러시아인의 날’ 축제를 개최한 것은 고려인 주민에 대한 배려였다. 2021년에도 5차례에 걸친 다문화가족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2021년 6월 26일 행사 포스터와 행사일정이 나왔다. 공연행사는 지역의 선주민(주민자치위원회, 중앙대 학생)과 고려인(광덕초등학교 학생,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고려인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대학인⸱고려인마을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체험행사와 전시행사도 다음부터는 상호문화 이해에 적합한 행사가 기획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고려인은 누구인가? 고려인의 역사문화 이해를 돕는 전시회와 마을강연회, 한국 국수와 고려인 국시를 함께 만들고 시식하는 체험교실 등이면 바람직하겠다.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을 찾은 ‘한아찾_시니어 탐방단’. 왼쪽 세번째 필자

지난 6월 11일 <한아찾_시니어 탐방단>은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을 둘러보면서 행복마을 사무원⸱지킴이, 지역주민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마침 고려인 카페에 들어온 고려인 어린 천사(소피아)를 안고 있는 고려인 주민과도 기록사진을 남겼다. 6월 26일 2021년 다문화가족 축제에도 지역의 선주민과 고려인(외국인) 주민뿐만 아니라 참여자 모두가 기록자가 되면 좋겠다. 특히 이번 축제에 전국의 고려인마을 출신인 공도읍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오전 한국어공부, 오후 직업기술을 배우는) 고려인 학생 K-POP 공연단도 참여한다.

위키백과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대덕 행복마을 지킴이와 로뎀나무대안학교 고려인 학생들이 주체가 되면 좋겠다. 고려인 학생들은 러시아어판 위키백과를 구축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가능하면,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한국의 대학생들이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의 봉사자/협력자로 참여하고 위키백과를 구축해나가면 좋겠다.

<내리 대학인⸱고려인마을 위키백과>는 장차 내리에 사는 고려인 이야기의 보물창고를 만들어갈 것이다. MASSISO(맛있어) 고려인 카페를 운영하는 러시아 상인회 회장 유 세르게이 이야기도 궁금하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