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로뎀나무대안학교의 잔잔한 울림 ‘고려인 토크콘서트’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2022 고려인 토크콘서트를 마치고 단체 기념촬영. 

경기도는 2020년부터 귀환 고려인동포의 정착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청소년미래연구 부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사업 시행자로 선정되었다. 이 학교는 2022년 8월 28일 오후 2시 안성시 공도읍 소재 학교 소강당에서 고려인 청소년·학부모 초청 ‘고려인 청소년, 미래를 향한 진로 네트워크’를 주제로 고려인 토크콘서트를 진행하였다.

이날 150여 고려인동포와 지역 주민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특히 발표자로 참석한 7명은 경기도 고려인동포 정착지원사업으로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가 제공한 한국어교육과 진로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사회에 정착한 고려인 청소년이다. 토크콘서트는 ‘나의 한국생활’, ‘나의 비전’, ‘나의 대학생활’이라는 세 주제로 진행되었다.

안성로뎀나무대안학교 토크콘서트에 쏠린 눈

첫번째 주제 ‘나의 한국생활’은 한국에 이주해오면서 겪었던 실질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발표자 마유리(Magay Yuriy), 김영광(Kim Vladislav), 강제니(Kan Yevgeniya)씨가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것은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필연적인 압박감이 자신들을 괴롭혔다는 것이다.

두번째 주제 ‘나의 비전’에서는 한국에서의 낯선 생활에 적응한 후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어떤 희망을 품고 한국생활에 임하는지에 대하여 얘기했다. 발표자 송하은씨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부딪치는 것이 오히려 적응에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TOPIK 6급의 한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설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자 이서현씨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한번 더 강조한 후 “대학진학을 목표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세번째 주제 ‘나의 대학생활’에선 한국의 장학제도와 입시에 필요한 서류 준비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발표자 이아라(서울과기대 1년) 학생은 “미래에 대해 분명한 뜻이 있다면 그에 맞는 전공을 살려 대학에 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며 “이때 부모님의 관심과 응원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한국어 실력을 늘려 대학에 진학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표자 김나야(아주대 1년) 학생은 이렇게 발표했다. “대학에 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 준비와 끈기다.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서 어떤 서류를 원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고, 그에 따라 적절한 서류 준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목표에 대한 확신을 잊어서는 안 되며, 끈기가 필요하다. 나는 현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원활한 한국생활과 대학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도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 마리아 학부모님은 “우선 우리 학생들을 위해 애쓰는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우리 자녀들, 더 나아가 고려인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자주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청소년미래연구 소학섭 이사장은 “예전부터 고대해오던 장(場)이다. 고려인들의 진정한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미래를 향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학부모들과도 진로 네트워크가 유지되어야 고려인 청소년들이 비로소 꿈과 희망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크콘서트 뒤엔 진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가 진행됐다. 고려인청소년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학부모와 학교의 정기적인 모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특히 대학진학, 동아리 활동 등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사)청소년미래연구 부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2019년 개교, 12명의 고려인 학생을 시작으로 매년 학생이 늘어나 현재 70명이 넘는다. 고려인 학생들은 경기도 후원으로 오전에는 등급에 따른 한국어를 집중 공부하고 있다. 오후에는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와 학교를 후원하는 자원봉사자의 지도로 네일아트, 가죽공예, 요리교실, K-POP, 탁구와 같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소속감과 체력증진을 위해 시작한 로뎀FC축구부 활동은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단국대 러시아학 전공 학생도 참여한 바가 있는데, 지역의 축구동호회와의 정기 교류전도 가질 만하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2022년 경기도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에 선정되고, 위탁형 다문화대안학교로도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중도입국 고려인 청소년의 한국사회 조기정착과 진로와 취업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으며, 권역별 예비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고려인 청소년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을 위한 모금행사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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