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위키백과’ 접목한 ‘스토리 가이드북’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사학과 명예교수, 한중문화학당 공동대표]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비매품, 아시아발전재단)는 2019~2020년 2년간 한중문화학당 연구팀이 진행한 전국 귀환동포?외국인 집거지 28곳을 탐방해 정리한 ‘스토리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단순 안내서가 아니라 60여 이주민과 이주민지원단체, 한국인 활동가를 인터뷰한 것이 이주민 집거지 위키백과와 연결돼 (재)아시아발전재단 지원으로 나오게 됐다.
2021년 2월 아시아발전재단 창립 5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 프로젝트로 소개된 이주민, 지원단체, 한국인 활동가를 중심으로 <동포세계신문>에 소개된 바 있다. 이 책은 특히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과 지도 등 시각물을 대거 포함시켜 탐방용 문화지도로 사용되기에 손색 없도록 했다.
책 발간에 대해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더불어 함께 하는 아시아’를 꿈꾸는 아시아발전재단의 의지가 담긴 책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출신 거주인을 새롭게 이해하고, 다문화를 넘어 상생의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발간됐다. 이 책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상생과 발전’을 기대하는 우리 사회의 좋은 참고서가 되길 기대한다.”
책 주요 내용은
제1부는 서울 5곳, 경기 11곳, 인천 3곳 등 수도권의 중국동포타운과 고려인마을, 그리고 외국인 집거지 19곳을 소개했다. 외국인 집거지의 경우 중국동포와 고려인동포가 몰려 있는 안산 원곡동과 화성 발안읍을 소개했다. 이곳은 ‘아시아타운’이라 할 정도로 여러 지역 출신들이 집거하고 있다.
제2부는 수도권 밖의 고려인마을로, 충청남북도 4곳, 광주광역시 1곳, 경상남북도와 부산광역시 4곳 등 9곳이다. 지방의 경우, 광주 고려인마을은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고, 경주 고려인마을은 2018년 10월 방문했다. 충청남북도의 고려인마을과 김해 고려인마을은 첫 방문이었다.
어떻게 기획되었나?
2016년 2월 창립된 아시아발전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상호이해와 협력을 통해 아시아 여러 나라와 교류 확대 및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재단이 지원하는 아시아 각국 출신 이주민이 한국에 체류하거나 정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아시아 출신 이주민집거지를 탐방?조사키로 했다.
이번 탐방팀과 공동저자들은 한국외대에서 재외동포와 문화콘텐츠를 전공한 사람들이다. 이들 중 주동완과 림학은 2017~19학년 재외동포재단이 지원하고 한국외대가 개설한 ‘세계의 한민족’ 팀티칭에 참여해 학생들에게 위키교육을 시켰다. 2017~19년 한국외대 학생들은 주말현장수업으로 가리봉동, 대림동, 안산, 부천, 인천의 동포 집거지를 탐방하고 소감문을 위키백과에 올리기도 했다.
탐방중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책에서 이주민 집거지의 ‘롤 모델’로 언급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의 고려인마을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마침 탐방팀이 방문한 날이 제7회 고려인의 날이기도 했다. 안산 선부동 땟골 고려인마을도 고려인집거지가 되면서 지역재생이 이루어졌지만, 월곡동 고려인마을은 2019년 ‘더불어 상생하는 월곡 고려인마을’로 국토부의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주민 집거지가 다문화 사회를 넘어 상호문화 사회로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화성시 발안 지역과 경남 김해시 동상동/서상동 지역은 고려인 접거지이자 다양한 아시아 출신 이주민의 집거지로 한국의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인 안산시 원곡동에 버금가는 곳으로 주목을 받을 만하다.
탐방 소감과 앞으로 방향은?
처음 의도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다문화 한국사회의 이주민 집거지 지도를 그린 셈이 되었다. 사실 탐방팀은 모두 재외동포 연구자로 코리안이면서도 코리아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귀환동포 가정의 자녀양육과 교육, 특히 중도입국 청소년 문제를 한국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책에서도 밝혔듯, 어린이집을 보내는 데 이른바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는 많은 혜택이 있는데 동포자녀 가정은 오로지 외국인 가정으로 간주돼 혜택이 없다. 경제 부담도 문제지만, 코리안(동포)이면서 코리아에서 차별을 받는 마음의 상처가 더 크지 않을 수 없다.
중도입국 동포 청소년 학생의 한국사회 적응과 교육과 관련, 대림동 중국동포타운의 서울국제학원과 안산 선부동의 노아네러시아학원과 안성 공도읍의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한국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2021년 1학기 재외동포재단의 재외동포이해 교육, 특강으로 5월 15일(토) 경남대 사학과 학생들의 김해 동상동 고려인마을 현장수업과 5월 22일 서울신학대 중국언어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의 수원 매산동 중국동포타운 현장수업이 진행된다. 이런 수업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앞으로 ‘한아찾_시니어 탐방단’을 만들어 월 1회 한국 속의 아시아타운 거리 모습을 “보고”, 아시아 각국의 현지음식을 “먹고”, 코리안드림을 이루는 동포와 외국인의 이야기를 “듣고” 간단한 소감글과 사진을 남기는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