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고려인마을①] 여기 한국 맞아요?···우즈벡거리·구소련친구들···,

김해시 동상·서상동 고려인마을 주변 지도

1년 기다렸다 마침내 김해 고려인마을에 도착하다

작년 5월 15일(토) 김해 고려인마을을 찾고자 전날 마산에 갔다. 경남대 사학과 학생 대상으로 가진 재외동포 이해교육 줌(zoom) 강의는 이미 5월 10일에 마쳤지만, 김해 고려인마을 탐방수업을 주말에 갖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14일 늦은 오후에 15일 만나기로 한 김해 구소련친구들 황원선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일 학생들과 김해 오시는 것을 취소하는 게 좋겠습니다. 무슬림의 라마단 행사가 끝난 후 안전하다고 생각한 넓은 주차장에서 가진 집회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 지금 비상입니다. 내일 들릴 동상시장 일대가 아예 통행금지됩니다. 지금 시청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마산 4월혁명 발원지에서 

2019년 10월, 경남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사는 김해시. 그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동상동·서상동 고려인마을을 찾았으니 거의 2년 만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창원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 전규태와 김주열 열사 시신이 떠올라 1960년 4월혁명이 시작된 곳을 시작으로 마산의 구도심 창동예술촌, 진해의 해양공원 등을 둘러보고 창원중앙역에서 헤어져 서울로 돌아왔다.

다시 1년이 지난 2022년 5월 11일 경남대 사학과에서 대면 강의를 마치고 조호연 교수와 함께 김해로 향했다. 이번에는 평일이기도 하고 학생들과 현장탐방수업은 아예 포기했다. 대신 학생들에게는 개별 방문을 권하면서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와 구소련친구들 단체 위치와 동상시장 등이 표시된 김해 고려인마을 탐방용 문화지도를 소개했다.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 안윤지 소장

조호연 교수와 동상동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에 도착하니, 안윤지 소장의 연락을 받고 구소련친구들 황원선 대표도 나와 있었다. 소장실에 올라갔다. 지난 3월 법무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동휘 청장 일행이 ‘특별히 동포 문제에 관심이 많아’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를 방문했는데, 이때 김해시 시민복지국장과 여성가족과장, 그리고 2021년 신설된 외국인지원팀장도 참여해 대화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안윤지 소장께 기념사진을 남기자고 요청했다.

2022년 1월 20일 오후 시청 소회의실에서 가야글로벌지원단 회의 후 참석 외국인이용시설대표와 공동체 주민대표 등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려인대표도 참여하는 가야글로벌지원단 발족

김해시는 등록외국인과 외국국적 동포를 포함해 외국인이 2만명에 이른다. 전국에서도 거주 외국인 수가 많은 지자체에 속한다. 김해시는 2021년 여성가족과 가족지원팀에서 외국인주민지원팀을 분리해 신설했고, 2022년 행정안전부 주관 외국인주민 기초인프라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김해시는 외국인 이용시설 대표와 17개국 외국인공동체 주민대표가 참석한 가야글로벌지원단(비영리민간단체, 대표이사 안윤지) 회의(1차 3월 20일, 2차 3월 28일)를 개최했다. 상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운영하는 외국인주민지원사업의 총괄 조정 역할을 하는 곳을 ‘가야글로벌센터’로 명명하고 가야글로벌지원단에서 위탁·운영하기로 했다

김해시는 2021년 7월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과 네팔과 인도네시아(8월), 스리랑카와 필리핀과 캄보디아와 미얀마(10월), 또 2022년 3월 태국과 5월 방글라데시 등 11개국 공동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또 6월에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러시아·우크라이나·키르키스스탄·타지키스탄 등 6개국 출신 고려인대표를 추가해 총 17개 외국인공동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가야글로벌지원단 위원들이 외국인공동체로 고려인을 추가한 것은 외국인 근로자보다 가족을 동반해 정착하고 있는 고려인동포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즈벡 빵집, 입구 두개의 탄드르(화덕)이 인상적이다. 


김해에 우즈벡 빵 가게도 들어서다

김해시는 9월 말 동상동 소재 주차타워 6층에 가야글로벌센터를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외국인주민이 소통·교류할 수 있는 공간과 상담실, 교육장, 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인데, 김해 거주 외국인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지하듯이, 김해의 구도심인 동상동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김해의 중소기업에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현재 이주민 생활공간의 일부로 자리를 잡았다.

동상시장거리는 다문화거리, 외국인거리로 변했고, 우즈베키스탄에서 들어온 고려인동포들이 많이 들어와 상권을 이루게 된 ‘우즈벡거리’도 생겨났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민이 운영하는 탄드르(화덕)에서 고려인도 주식으로도 먹는 둥근 빵(레표시카)을 구워 팔고 있다.

또한, 김해시는 2022년 여성가족부 공모사업에도 선정되어 2월과 7월에 ‘김해시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에는 김해교육지원청과 김해중·서부경찰서, 김해고용센터, 부산출입국외국인청김해출장소, 김해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김해시가족센터 등 유관기관 및 민간 전문가, 외국인주민 등 20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학업과 진로문제, 지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에게 학습언어 지원, 학습지원 및 진로·직업교육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지역자원 연계사업을 시행하려는 김해시의 노력이 기대된다.

김해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 앞에서 임영상, 황원선, 안윤지, 조호연씨(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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