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포(고려인)마을’ 전북에도 조성을···새만금 배후도시 김제 ‘최적’
전라북도는 ‘법무부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유형1(우수인재)에서 좋은 성과를 보일 전망이다. 필자가 지난해 10월 27일 국회에서 가진 ‘고려인 콜호즈’ 토론회 개최 이후,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의 진행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전라북도와 함께 가장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경상북도의 경우 배정된 100명 중 50명을 선발해 법무부에 제출한 상태다. 전라북도는 사업 선정이 나오기도 전에 김관영 지사의 주도로 ‘외국인 우수인재 지역유입 및 정착을 위한 지역특화형 비자사업 산학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김제시에서 취업박람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일단 법무부에는 요건을 갖춘 41명만 선발해 제출했지만 내년에 추가로 우수 인재들이 선발될 예정이다.
전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 모두 지역특화형 비자 유형2(동포가족) 사업에 관심이 적다. 동포가족은 인원 제한이 없는데도. 그러나 유형2(동포가족) 사업도 당장에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시기를 겪으면서 전북과 전남의 기초지자체에서 광주고려인마을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고려인동포 인력을 요청했다. 충남 당진시 합덕읍 신리 신촌초등학교는 전체 29명 중에 고려인 학생 11명이 들어와 폐교 위기를 넘겼고 학교가 활기를 찾았다.
대한민국으로 ‘귀환 중’인 고려인동포와 중국동포는 가족을 동반하고 있어 우리에게 특별하다. 1860년대 중반 이래 한인들이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만주로 떠난 이유가 초기에는 살길을 찾아서였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에는 국권 회복과 독립운동에 투신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1932년 만주국의 성립 이후 일제는 삼남 지방민들을 만주로 집단 이주시켰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安圖)현 전북촌, 정읍촌, 무주촌은 1930년대 후반 강제로 이주당했던 전라북도 사람이 거주했던 곳이다. 필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 폴리타젤 고려인 콜호즈에서 아버지의 고향이 전주(全州)라는 고려인동포를 만나기도 했다.
지역특화형 비자 유형2(동포가족) 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중국동포와 고려인동포를 만났다.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중국동포는 일자리·자녀교육을 이유로 지방 이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는 내용조차 알지 못했는데, ‘고려인 콜호즈’ 토론회 이후 달라졌다. 경주고려인마을의 몇몇 고려인동포 가족이 인구감소지역인 영천시로 이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이주하는 동포는 2년간 거주하면, 기간 제한 없이 체류할 수 있는 재외동포(F-4) 비자를 먼저 받고 3D 업종에서도 일할 수 있다. 또 타민족 출신 배우자도 특례 비자를 받을 수 있다. 10개월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으로 우크라이나 고려인동포 1400명 이상이 한국에 들어왔다.
현재 전국에는 22개의 고려인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가까운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은 전국의 모범 고려인마을로 국내외 연구자의 발길이 잦다. 지역경제도 살아났다. 그런데 전북에는 2021년 4월 ‘전라북도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까지 제정되었는데 왜 고려인마을이 없을까? 전북에 고려인마을을 만든다면 새만금의 배후도시 김제가 최적이다.
과거 김제는 한국전쟁 시기 황해도 피난민의 정착을 도왔다. 용지면이다. 고려인마을은 지평선산업단지가 조성된 백산면인데 우크라이나 피난 고려인동포는 최근까지 농사를 짓다가 온 분들이다. 공장과 농촌 어느 곳이든 법적 신분과 일자리·자녀교육·의료혜택이 보장된다면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이 칼럼은 전북일보 1월 11일자 기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