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귀만의 포토월드] 남사당놀이 전수자 권태훈

소고춤, “박자와 몸의 엇박 상모짓”

금산에서 나고 자란 권태훈은 고등학교 농악부에서 풍물을 처음 접했다. 학교 안에 울려 퍼지는 농악 소리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왔다. 그렇게?농악부에 들어간 권태훈은 고교 3년간 선배들에게 좌도농악을 배우며 풍물에 빠져 지냈다. 그러던 중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했다. 이후 권태훈은 한국민속촌 농악단의 취업 제의를 받아들여 대학 입학도 포기하며 민속촌으로 갔다. 이곳에서?군에 입대하기까지 2년간 우도농악을 배우게 된다.

소고춤을 추는 권태훈 <사진=신귀만 작가>

좌도농악과?달리 더욱 경쾌한 우도농악은 권태훈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그를 군에서도 군악대의 취타대에서 복무하게 했다. 군 제대 후에는 노름마치에서 수련하며 더욱더 성장했다. 이후에도 다시 민속촌, 정동극장 등을?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두드리고, 돌리고, 디디는 삼박자 춤···’소고춤’

소고춤에서는 손으로 소고를 친다. 타악이다. 머리로는 상모를 돌린다. 이는 기예다.?여기에 디딤이 가미된다. 디딤은 춤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타악, 기예, 디딤.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하나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 삼박자가 일치하지 않으면 보는 사람도 어색하고 추는 사람도 제대로 출 수가?없다. 게다가 머리를 돌리고 몸도 빠르게 회전하기 때문에 쓰러지는 때도 있다. 처음에는 견디기 어려운?어지러움과 울렁증에 쓰러지고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이것은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풍물은 관객과 하나 되는 춤

풍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내에서 추는 다른 춤과 달리?넓은 마당에서 관객과 하나 되어 춤추는 놀이라는 점이다. 물론 기술이 화려해 고난도 묘기를 선보일 때는 많은 박수를 받게 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눈빛과 표정이 살아있어야 하고 관객과 호응하며 즉흥장으로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또 반주는 녹음된 것으로는 안 된다. 즉각 춤에?반응할 수 있는 라이브 연주여야 한다. 이렇게 한번 관객과 함께 어울려 호흡을 맞추고 나면 헤어나올 수 없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인형처럼 내게서 시간이 멈췄으면···”

“권태훈의?소고춤은 ‘멋’이 있고 ‘선’이 살아있다”는 말을 듣곤 한다. 소고춤은 ‘박자와 내 몸이 엇박으로 가는 상모짓’에서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소고춤은 기술은 물론 힘을 너무나도 많이 필요로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오래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힘이 빠져서 소고춤을 표현 못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무서운?생각이?들기도 한다. 다른 전통춤은 나이를 먹으며 깊이가 더해 간다고 하는데 소고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유산소운동, 스트레칭 등을 많이 해서 자기관리에 게을러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지금이 소중하고 행복하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인형처럼 항상 그 표정과 마음이 변하지 않고 유지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춤꾼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 <글=최경국 명지대 일어일문학과 교수&김다혜 작가>


* 채상소고춤: 농악대의 소고잽이가 모자에 달린 상모를 돌리며 추는 춤이다. 소고춤은 크게 채상소고춤과 고깔춤으로 나뉘는데 채상소고춤은 호남?좌도 지방에서 발달했지만 오늘날은 고깔소고가 많으며 채상소고는 많지 않다. 고깔소고는 모자에 종이꽃이 달린?고깔을 쓰고 소고를 들고?춤을 춘다. 그러나 채상소고는 모자에 달린 긴 종이를 돌리면서 몸?전체를 다양한 형태로 감싸는 여러 모양의 원을 그리며 그 선의 흐름과 형태를 유지하는 동시에 소고를 치고 춤을 춰야하기 때문에?엄청난 집중력과 리듬감이 필요하다.

* 권태훈은 (사)한국민속촌 농악단과?정동극장 예술단 단원을 지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 전수자이다. 전국학생농악경연대회 금상, 전주대사습놀이 장원, KBS 국악경연대회 금상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삼성무용단 단원이며 풍경사물놀이 대표이기도 하다.

news@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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