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귀만의 포토월드] 왕을 모시는 마음으로, 공유화
왕을 모시는 마음으로
“텔레비전으로 공연을 보다가 발레리나들의 모습이 무척 예뻐 보여 무용이 하고 싶어졌어요. 그게 10살이었습니다. 학원에서 발레와 한국무용을 같이 배웠는데 춤을 추다 보니 한국무용에 더 끌리게 됐어요.” 정해진 형식을 중요시하는 발레보다 그 틀에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한국무용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또 여러 소품을 사용하는 점에서도 한국무용이 즐거웠다.
“춤은 모두가 느끼는 감정을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때 한국무용의 정서가 저와 잘 맞았습니다. 흥이 난다고 하잖아요. 정말 신이 나서 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창작무용을 좀 더 많이 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중한 춤도 배우고 싶어져 정재도 하게 되었다.
“제 성격이 활발한 편이어서 잘 맞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저도 처음엔 자기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통춤의 정적인 부분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정재는 조용하고 느린 독무다 보니 다른 춤보다 더 긴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치 기를 모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무대에선 관객과의 기 싸움도 있어요. 정신력이 강해야 하죠. 그래서 무대에선 음악에 집중하려 애쓰고 이미지화를 시키기도 합니다. 정말 왕 앞에서 한다는 이미지를 심는 거죠. 가운데 객석에 왕이 있다고 정해두기도 해요.”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이미지로 풀어서 가르치려고 신경을 쓴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이해하기 쉽도록 어렵지 않게 풀어서 이미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제 춤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였으면 해요. 가까이에선 그늘로, 멀리서 바라볼 땐 하나의 풍경으로 남을 수 있는 언덕 위의 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춤을 추면 잡념이 없어진다. 힘들고 어려울 때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춤을 추는 이뿐만 아니라 보는 이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는 춤을 추고 싶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춤도 흐트러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성실함을 바탕으로 춤을 출 수 있었으면 한다.
“많은 연습을 통해 만족스러운 춤이 나왔을 때, 관중의 박수가 제게 돌아왔을 때 행복함을 느껴요. 스스로 만족하고 인정받을 수 있기 위해 더 노력하려 합니다.”
좋아하는 무용을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은 적도 있어 무용의 소중함을 잘 안다. 열심히 춤을 추면서 공부도 계속해 교육자로서도 활동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다. 다방면으로 즐기면서 모두에게 힘을 나눠주는 춤을 추는 사람이고 되고 싶다.
춘앵전:?춘앵전은 봄날 버드나무 가지 위에 앉아 노래하는 작고 귀여운 꾀꼬리를 춤으로 표현한 궁중무용으로 188년 효명세자가 창작했다. 꾀꼬리의 색상인 노란색 의상을 입고 붉은 띠를 허리에 두른 무용수가 꽃무늬를 수놓은 화문석 위에서 혼자 추는 춤이다. 화문석의 크기가 작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적은 탓도 있지만, 꾀꼬리의 움직임을 크지 않은 동작으로 우아하게 표현했다. 음악이 빨라지면 무용수가 두 팔을 뒤로 여미며 조용히 미소 짓는 화전태(花前態)라는 동작은 가장 아름다운 표현으로 평가받는다. <글=최경국 명지대 교수, 김다혜 작가>
* 공유화:
숭의여자대학 무용과 졸업
국민대학교 무용과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 재학
손경순 예전무용단 단원
서울 당중초등학교 강사
세종무용학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