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합병증①] 혈당관리 소홀, 망막 병증으로 ‘실명’도

당뇨망막변증 <자료 JC 빛소망안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당뇨병 환자가 혈당(血糖) 관리를 소홀히 하여 눈의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망막(網膜)병증’으로 실명하거나, 발에 당뇨병성 ‘족부(足部)병증’으로 다리 일부를 절단한다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또한 당뇨병성 합병증(合倂症) 중 대다수는 되돌리거나 회복하기 어려우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당뇨병은 미세혈관에 병변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므로 눈을 포함한 전신 조직에 장애를 일으킨다. 눈의 합병증으로 당뇨망막병증, 백내장, 외안근마비, 신생혈관녹내장, 시신경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당뇨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이 가장 무서운 합병증이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다”라는 말은 그만큼 눈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서 눈은 간(肝)과 통하는 구멍이며, 오장(五臟)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인식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눈은 간의 상태가 나타나는 구멍’이라고 표현하며, 간과 신(腎)의 기(氣)가 부족하면 눈이 침침하고 어지러워진다고 말한다.

눈(eye)은 시각(視覺)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전기·화학 정보로 전환하여 시신경(視神經)이라는 통로를 통해 뇌로 전달하는 기관이다. 눈은 크게 안구(눈알)와 눈 부속기관으로 나눈다. 안구는 외막·중막·내막·안 내용물로 구성되며, 눈 부속기관은 눈확(안와)·결막·눈꺼풀·눈물기관·바깥눈 근육(외안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눈의 망막이란 얇은 신경조직으로 안구(眼球)의 뒤쪽 내벽에 붙어 있다. 눈에 들어오는 빛이 각막(角膜)과 수정체(水晶體)에서 굴절되어 망막에 상(像)을 맺게 되고, 이미지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모세혈관에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망막 전반에 허혈손상이 일어난다. 신생혈관이 발생하여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성 신증’과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함께 당뇨병에서 3대 미세혈관합병증이다.

당뇨병에 의해 망막에 합병증이 발병하는 기전(機轉)은 세포 내로 유입된 과량의 포도당이 소르비톨(sorbitol)로 전환되어 상당기간 세포 내에 축적되고 세포 내 삼투압을 높여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포도당에 의한 단백질의 아미노산에 당화 반응을 비효소적으로 일어나며 포도당 농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생성된 당화단백질(糖化蛋白質)은 여러 화학반응을 거쳐 최종당화산물이 된다.

이 물질은 시간이 흐를수록 축적되고 혈당이 정상화되어도 조직 내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 미세혈관(微細血管)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증식성 망막병증과 비(非)증식성 망막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비증식성 망막병증’은 망막의 작은 혈관들이 약해져서 혈청이 잘 새거나 혈관이 막혀서 영양 공급이 중단되는 상태를 말하며, 서서히 발생하고 시력감퇴가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증식성 망막병증’은 혈액순환이 나쁜 곳에서 신생 혈관이 생기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신생혈관으로부터 발생하는 출혈에 의해 실명할 수 있는 무서운 합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은 당뇨병을 앓은 기간과 연관이 있다. 즉, 제1형에 해당하는 30세 이전에 진단된 당뇨병의 경우 유병기간이 5년 이하일 때 17%, 15년 이상일 때 98%에서 발생한다. 제2형 당뇨병에서는 유병기간 5년 이하에서는 29%, 15년 이상에서는 78%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 당뇨망막병증의 경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비문증(날파리증, vitreous floaters), 광시증(光視症, 섬광증·photopsia), 변시증(사물이 비뚤어져 보이는 증상), 시야 흐림, 야간 시력 저하, 독서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관 투과성의 증가로 황반부 망막이 붓게 되면 심각한 시력저하를 야기하는 ‘황반부종’이 생길 수 있다. 황반부종은 황반부에서 혈액성분이 누출되는 상태이며, 당뇨망막병증의 어떤 단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당뇨병을 진단 받았다면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정기검진과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치료는 우선 혈당조절, 혈청지질(血淸脂質, serum lipid)조절, 혈압관리, 금연 등을 실천해야 한다.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할 경우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혈청지질은 당뇨병 환자에서 증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지질 이상은 혈관내피세포의 손상을 조장하여 당뇨망막병증의 미세혈관 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30세 이후 발병한 당뇨환자에서 망막병증 정도는 수축기 혈압 상승과 연관이 있으므로 혈압관리를 해야 한다. 흡연이 망막병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레이저를 이용한 광응고법(光凝固法), 유리체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유리체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일명 항체주사), 수술적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방법은 국소마취 또는 전신마취 하에서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환자의 나이·성별·건강 상태·직업·반대쪽 눈의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