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과 코로나바이러스②] 미국독감과 ‘음모론’

중국 우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빗장을 풀 날이 어서 오길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19’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즉 미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 주재 영사관을 철수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자 중국은 “혼란을 퍼뜨린다”며 비판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2월 1일 SNS 계정에 미국 독감과 관련한 미 CNN 방송 화면을 올렸다. 내용은 미국 전역에서 2019-2020년 사이 1500만명이 독감에 걸려 8200명 숨졌고, 중국에서는 1월 31일 기준 9000명 이상이 우한폐렴에 걸려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전염병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톰 코튼 미 상원의원

한편 미국 상원 군사위 전략군소위원회 톰 코튼(Tom Cotton, 43) 위원장은 최근 청문회 등에서 우한폐렴이 중국의 생화학전 프로그램에서 나왔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는 1986년 4월 소비에트연방 우크라이나의 방사능 유출 사고인 체르노빌 원전사고(Chernobyl accidnet)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사태 초기부터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코튼 상원의원은 “이 바이러스가 중국의 ‘수퍼실험실’에서 기원했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우한에는 중국 유일의 ‘생물 안전 4급’ 수퍼실험실이 있다. 4급 실험실은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등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수퍼실험실은 우한폐렴이 처음 발생한 수산시장과 몇 마일 떨어져 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

미국 주재 추이톈카이 중국대사는 2월 9일(현지시각) CBS방송에 출연해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화학전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런 의심과 루머를 퍼뜨리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모론 제기는 패닉을 초래하고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만 부채질한다”며 “이 모든 것이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우리의 공동 노력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화난(華南)이공대학 생물과학 및 공정학원의 샤오보타오(肖波壽) 교수가 2월 6일 글로벌 학술 사이트인 리서치 게이트(Research Gate)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논문을 발표했다.

샤오 교수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보다는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진원지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우한에 있는 질병통제센터는 중국 후베이성·저장성에서 포획한 박쥐 수백마리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을 생물실험실에서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연구 과정에서 배출된 폐기 오염 물질이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이 됐을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핵심 주장이다. 이 센터는 당초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로 지목됐던 ‘화난수산물시장’에서 약 28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선 미국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陰謀論)이 퍼지고 있다. 홍콩의 친중파 유튜버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이 대중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퍼뜨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2% 수준인 치사율(致死率)이 향후 중국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10-20%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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