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보양’ 문어···고혈압·심장병 계통에 좋아

문어 숙회, 최고의 가을철 보양식 가운데 하나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지난 9월 하순 필자 부부는 포항에 들러 죽도종합시장 중 어시장 내 덕성수산에서 문어(文魚) 6kg짜리 한 마리를 21만원에 구입하여 삶아서 택배로 서울로 보냈다. 활어(活魚)를 큰 솥에 삶는 장면을 처음 보았다.

문어(octopus)는 낙지과에 속하는 연체동물 중에서는 머리가 제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동물학자는 만약 척추동물과 무척추 동물이 싸움을 한다면 척추동물의 지휘자는 인간이, 그리고 무척추 동물의 지휘자는 문어가 될 정도로 문어의 지능을 높이 평가한다. 흔히 머리로 생각하는 문어의 둥근 부위는 동체(胴體)로 내장이 들어 있고, 머리는 이 동체와 다리 사이에 있는 작은 부분이고 그 속에 뇌(腦)가 있다.

문어는 머리가 좋고 욕심도 많아 조개, 게, 새우 등을 요령있게 잡아 먹는다. 한편 강적을 만나면 보호색으로 자신을 숨기고 급하면 ‘먹물’을 뿜어내면서 도망친다. 문어는 100-200m 깊이의 바다에서 바위틈이나 구멍에서 서식하며, 태평양, 한국, 일본, 알래스카, 아프리카 등지의 연안에 분포되어 있다.

문어는 낙지 종류에서 가장 커서 동체의 길이는 40cm, 발끝까지는 3m 가량이며, 8개의 발이 있으며 제1다리가 가장 길다. 발의 길이는 몸통의 4-5배이고, 수컷의 오른쪽 셋째 발은 교접완으로 생식기의 역할을 한다. 눈 위에는 4-5개의 살가시가 있다. 몸빛은 생시에는 자갈색에 담색 그물 무늬가 있으며, 주위에 따라 변색한다. 문어는 난소(卵巢)가 성숙할 때 맛이 제일 좋으며, 산란기는 봄-여름으로 한 번에 5만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문어(common octopus)의 주요 영양성분(생것, 100g)은 다음과 같다. 에너지 74kcal/ 수분 81.5g/ 단백질 15.5g/ 지질 0.8g/ 회분 2.0g/ 탄수화물 0.2g/ 칼슘 31mg/ 인 188mg/ 철 1mg/ 나트륨 211mg/ 칼륨 300mg/ 비타민B1 0.03mg/ 비타민B2 0.12mg/ 나이아신 2.2mg.

문어는 대개 날것으로 먹지 않고 익혀서 먹거나 말려서 먹는다. 문어를 삶으면 붉은 빛이 되는데, 이는 삶아지면서 육조직(肉組織)의 염기성 물질이 국물에 녹아나와 용액이 알칼리성으로 되어 색세포에서 포도주색의 색소와 같은 온모크롬이 녹아나와 문어가 물들기 때문이다. 추출물 중에는 약 0.5%의 타우린(taurine) 성분이 있다. 이 타우린은 문어의 독특한 맛을 내는 성분이다. 문어의 먹물은 주성분이 멜라닌색소의 일종이며 중성이다.

예로부터 문어는 민간요법으로 혈압이 높거나 심장병 등 순화기계 질병에 걸리면 문어를 푹 고아 먹었다. 중국에서는 강장보혈(强壯補血) 요리로 문어를 돼지고기와 연근을 함께 고아서 국물을 마셨다. 문어는 생선초밥이나 회로도 많이 이용된다. 또한 문어백숙, 문어숙회(熟鱠), 문어 장아찌 등 술 안주와 반찬에도 이용되고 있다. 잔치때 마른 문어의 발을 여러 모양으로 오려서 보기 좋게 괴어 꾸며 놓은 것을 문어조(文魚條)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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