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보양식 장어①] 양평 두물머리 ‘운길산 장어’와 수종사

운길산 수종사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꼭 61년 전인 1958년 11월 3일 창립된 Pine Tree Club(PTC)이 있다.

그해 서울에서 대학생 12명이 조직한 파인트리클럽을 1961년 인재양성·사회봉사·국제친선을 목표로 설정하고 한국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of Korea, 설립자 박명윤)으로 확대 개편하였다. 서울·대구·부산·광주 파인트리클럽에서 현재까지 약 1만2천명 회원을 배출하여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모임 가운데 ‘7080모임’이 있다. 초창기 활동한 회원들의 나이가 이제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에 이르렀다. 이에 ‘7080모임’을 조직하여 매월 셋째 토요일 12시 모여 오찬을 함께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장어구이

9월 월례회는 양평 두물머리 맛집인 ‘운길산 장어’에서 열었다.

‘7080모임’ 장소는 회장(김학문·82세)과 총무(김용섭·75세)가 서울시내 및 인근지역의 ‘맛집’을 선정한다. 9월 모임 장소는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고 운길산 인근 양수역에서 하차하여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운길산 장어’ 식당을 선정하였다.

필자는 우리 아파트 인근 가좌역에서 열차편으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소재 양수역까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양수(兩水)역 인근을 잠시 거닐면서 주택가 앞 텃밭에서 호박꽃을 참 오랜만에 보았다.

양평 ‘두물머리’는 북한의 금강산 부근에서 발원한 금강천이 남쪽으로 흐르면서 강원도 철원군에서 금성천으로 합친 후 화천군 화천읍 휴전선에서 북한강(北漢江) 국가하천 구간이 시작된다. 이후 남쪽으로 흐르다가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서 강원도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南漢江)과 합류하여 한강(漢江)으로 흘러든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양수리(兩水里)라고 부른다. 두물머리와 수령 400년 느티나무는 영화 촬영지로 자주 등장한다.

두 강물이 합쳐지는 모습을 조망하기 좋은 지점으로 인근의 수종사(水鐘寺)가 있다. 수종사는 운길산(雲吉山, 610m) 중턱의 해발 400m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천년 고찰이다. 수종사에서 강을 보면 남한강, 북한강, 그리고 아래쪽에서는 보이지 않던 경안천까지 보인다. ‘세물머리’가 되는 셈이다.

조선 초기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은 “수종사에서 바라본 강물 풍경이 해동 제일”이라고 했다.

양수역 인근에 장어 전문식당들이 여러 집 있다. ‘운길산 장어’ 식당은 남한강변에 위치하고 있어 흐르는 강물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다. 장어가격은 한 마리에 2만8000원이며, 소금구이와 간장 양념구이로 먹는다. 또한 정원도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어 소나무(Pine Tree) 아래에서 Club 회원들이 담소를 나누면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장어(長魚)는 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는 여름철의 보양식 중 선두로 꼽는다. 이유는 비타민A가 부족하기 쉬운 여름철에 비타민A가 풍부한 장어를 추천하게 된다. 또한 강에서 3-4년 자란 장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할 때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필리핀 등 깊은 바다까지 헤엄쳐가는 에너지는 가히 신비하다. 이에 장어를 먹으면 그 놀라운 스태미나를 계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심리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장어는 연어(鰱魚, salmon)와 반대로 강에서 살다가 깊은 바다로 가서 알을 낳는데, 알에서 부화된 새끼 장어는 1년쯤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민물로 올라와서 자란다. 새끼 장어가 대륙 연안에 가까이 왔을 때쯤에는 몸이 투명한 버들잎처럼 생겨 ‘댓잎장어’라고 불린다. 하구에 가까이 와서 강을 거슬러 올라갈 때쯤에는 실뱀장어가 되어 있다.

장어는 말 그대로 몸이 뱀처럼 긴 물고기이며, 몸길이가 60cm에서 1.5m 가량인 것까지 있다. 장어 종류는 20여종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장어는 뱀장어·붕장어·갯장어·먹장어 등 네가지다. 생김새가 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다. 어류는 턱뼈가 있는 악구상강(顎口上綱)에서 경골어류와 연골어류로 나뉜다. 장어류 중 뱀장어(Eel), 붕장어(Conger eel), 갯장어(Silver conger eel)는 경골어류에 속하지만, 먹장어(Hagfish)는 턱뼈가 없기 때문에 무악류이지만 길이가 길어 장어로 불린다.

‘뱀장어’는 민물장어라고도 불리며, 우리가 흔히 먹는 장어로서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유성(回遊性) 어류이다. 연어는 성장 후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지만, 뱀장어는 유생기(幼生期) 실뱀장어 때 강으로 올라와 5-12년 정도 생활한 후 산란을 위해 바다로 떠나 심해(深海)에서 알을 낳고 수정을 마친 후 생을 마감한다.

전라북도 고창이 뱀장어 산지로 유명하며, 이곳 장어를 풍천(風川)장어라 부르기도 한다. 뱀장어는 장어 종류 중 가장 기름지므로 맛이 고소하지만, 비리다고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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