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아십니까?”···혈압·혈당 수치와 함께 ‘필수’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당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아십니까?” 대개 자신의 혈압과 혈당 수치는 알면서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자기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아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연구도 있으므로 혈액검사를 통해 총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그리고 중성지방(TG) 수치를 알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액 내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양을 숫자로 표현한 ‘콜레스테롤수치’는 건강상태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다. 콜레스테롤의 정상범위는 △총 콜레스테롤 200㎎/㎗ 이하 △LDL 콜레스테롤 130㎎/㎗ 이하 △HDL 콜레스테롤 60㎎/㎗ 이상 △중성지방 150㎎/㎗ 이하로 본다.
위험수준은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 △LDL콜레스테롤 160㎎/㎗ 이상 △HDL콜레스테롤 40㎎/㎗ 이하 △중성지방은 200㎎/㎗ 이상이다.
콜레스테롤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과학자 폴그로아가 사람의 담석을 알코올에 녹이면서 처음 분리됐다. 그리스어로 ‘chole’는 담즙, ‘steroes’는 고체, 그리고 ‘ol’은 알코올을 뜻해 ‘cholesterol’이라고 부르게 됐다.
‘콜레스테롤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과학자 안셀 키즈는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미국 성인남자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005년 매년 9월 4일을 콜레스테롤의 날(Cholesterol Day)로 제정하고 ‘대한민국 건강한 혈관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즉 국민들에게 콜레스테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적절한 콜레스테롤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을 알아야 혈관건강을 지킬 수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의 약 49%가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을 앓고 있으며, 환자 수는 2011년 22만9540명에서 2016년 262만1509명으로 5년새 무려 12배 늘었다.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이 모두 있으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또한 이상지질혈증 자체가 고혈압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은 필수 영양분으로 체내 모든 세포로 공급돼야 하지만 혈액에 잘 녹지 않는다. 그래서 지단백질(lipoprotein)에 쌓여 수송된다. 지단백질은 밀도와 크기에 따라 분류되며, 지단백의 밀도는 직경과 반비례 관계가 있다. 즉 밀도가 낮아질수록 크기가 커진다. 지단백은 초저밀도 지단백(very low density lipoportein, VLDL), 저밀도 지단백(low-density lipoprotein, LDL), 고밀도 지단백(high-density lipoprotein, HDL) 등으로 나뉜다.
총 콜레스테롤 중에 약 70%를 차지하는 LDL은 간에서 합성되거나 음식으로 섭취한 콜레스테롤을 온몸의 세포로 공급한다. LDL은 크기가 커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단점으로 산화에 민감해 쉽게 나쁜 LDL로 변한다. 산화된 LDL은 혈관벽으로 침투하여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생명을 위협하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HDL은 세포에서 사용하고 남은 LDL을 수거해 간으로 수송해 배설하는 기능을 위시하여 혈액 안에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LDL의 산화를 막는다. 또한 HDL은 바이러스와 세균의 감염을 막고, 염증을 억제하며,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HDL의 건강효과를 요약하면 항산화 효과, 항염증 효과, 항감염 효과, 항혈전 효과, 혈관 확장 효과 등이 있다.
중성지방(neutral fat)은 포도당과 더불어 세포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포도당보다 에너지 발생률이 높다. 중성지방은 음식을 통해 몸에 들어오지만 간에서 합성되기도 한다. 특히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중성지방으로 합성된다. 중성지방은 주로 당뇨와 비만과 관련이 있다.
중성지방은 90% 이상이 초저밀도 지단백(very low density lipoportein, VLDL) 속에 존재하며, 말초조직에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쓰이거나 지방세포에 흡수돼 유사시에 대비해 저장된다. 특히 중성지방이 너무 많이 존재하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LDL을 더 강하게 만들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HDL을 무력화시킨다. 이에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아도 동맥경화증이 생길 수 있다.
콜레스테롤은 인간의 생명 유지에 일정량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속에 있는 60조 개의 세포를 보호하는 세포막, 신경세포의 수초(髓?),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등의 호르몬과 소화액인 담즙산의 원료, 그리고 비타민D를 합성하는데 쓰이는 성분이다.
이에 우리 몸속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모자라면 혈압과 수분 조절 이상, 소화불량, 우울증, 심각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까지 초래할 수 있다. 한편 필요 이상으로 많아질 경우 지방 성분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과 비만, 당뇨 등의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면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HDL(High Density Lipoprotein)은 쓰고 남은 LDL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운반된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분해 되어 장으로 배출된다.
고지혈증(Hyperlipidemia)이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포함한 지질이 증가된 상태를 말하며, 동맥경화나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동맥경화로 일부분 혈관이 좁아져 있을 때는 증세가 전혀 없으나 환자가 증세를 느끼게 되는 시점은 합병증이 발병한 시기이다. 동맥경화로 인하여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으로 반신마비가 오며, 심장혈관이 막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고지혈증은 식생활과 운동습관에서 칼로리 소비가 문제가 되어 비만으로 인하여 흔하게 나타나며,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기름진 육류, 달걀노른자, 명란 등 알류, 새우, 오징어 등을 많이 섭취하면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다. 술과 안주는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고(高)중성지방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는 다른 질환에 의해 2차적으로 생긴 고지혈증의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위험요인이 많지 않고 아주 높은 고지혈증이 아닌 경우에는 3개월 정도 적절한 식사와 유산소 운동,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을 바꾼 후 재검사를 하여 조절이 안 되면 약물치료를 하도록 한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많거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너무 높은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지혈증에 사용하는 약물을 총칭하여 ‘지질강하제’라고 하며, 스타틴(statin), 에제티미브(ezetimibe), 피브레이트(fibrate) 계열의 약물이 흔히 쓰인다.
고지혈증을 예방하려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관리를 하며,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줄이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과일, 콩 등의 섭취량을 늘린다. 술은 중성지방혈증을 높이므로 절주하여야 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은 떨어진다.
우리 몸속 콜레스테롤의 약 80%는 간에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음식물을 통해 상당량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며, 간(肝)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 양은 보상(補償) 메커니즘으로 조절된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품은 다음과 같다.
(식품 100g당 콜레스테롤 함량) △300-500mg 계란노른자, 연어알, 청어알, 명란젓 △200-299mg 쭈꾸미, 오징어, 육류의 간, 버터 △100-199mg 장어, 미꾸라지, 전복, 새우, 도넛, 치즈 △70-99mg 가자미, 문어, 낙지, 오리고기, 꽃게, 갈치, 삼치, 쇠고기 △50-69mg 꽁치, 대구, 연어, 청어, 돼지 등심과 목살.
한편 건강한 혈관 만들기 5계명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하게 유지한다.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피하고,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한다. △금연과 절주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하루 30분, 주 4회 이상 운동으로 혈관을 건강하게 관리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한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