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②] 덕수초등학교와 드와이트외국인학교가 함께 가꾸는 ‘푸른 꿈’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특별시는 지난 2012년을 ‘도시농업’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 서울의 도시텃밭은 2011년 29ha에서 2018년 197.5ha로 7년새 7배가량 늘었으며, 같은 기간 도시농업 활동인구는 4만5000명에서 63만3000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서울시는 공기정화식물을 지속적으로 보급하며, 학교 텃밭을 비롯해 시민들이 각종 채소류와 화훼(花卉)작물(flowering plant)을 재배할 수 있는 녹지도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지역 각 학교에 ‘꿈나무 상자텃밭’을 보급해 어린이들이 앉은뱅이밀 등을 재배하도록 돕고 있다. 앉은뱅이밀, 어린잎채소, 허브 등은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크다. ‘텃밭교육’은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공동체 가치 체득을 돕고 있어 서울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1360곳에 학교 텃밭을 조성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학교 텃밭교육을 통해 집단 따돌림, 학교 부적응 문제 등을 해결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지난 4월 10일 ‘도시농업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 주한미국대사관이 기념식을 열고 330㎡(100평) 규모의 텃밭을 조성했다. 이 텃밭에는 한국과 미국의 우호와 협력의 상징으로 양국의 토종작물을 심었다. 한국의 대표적 작물인 상추·고추·시금치·가지·단호박·깻잎과 미국의 토종작물인 토마토·스위트콘·로메인상추·땅콩·양배추 등이 텃밭에서 함께 자라게 된다.
또한 이 텃밭은 서울 덕수초등학교와 드와이트 외국인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며, 서울시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텃밭에서 농업체험을 하고 직접 수확한 농작물로 음식을 함께 만들어 나누며, 환경과 먹거리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
서울특별시는 자치구와 함께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8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Seoul Urban Agriculture Expo)가 지난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낙성대공원에서 개최되었다. 2018년 강동구(江東區)에 이어 2019년에는 관악구(冠岳區)와 공동으로 ‘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하였다. 2019년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건강’을 주제로 도시농업을 통한 건강한 삶, 녹색의 미래도시 등 다양한 전시와 더불어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도시에서 텃밭을 보급하면 개발로 단절된 공동체문화의 복원과 정서함양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시 주민들이 텃밭에서 함께 영농활동을 하면서 수확한 농산물로 소규모 축제, 밥상 나눔행사 등을 개최하여 이웃과 정을 나누면 공동체문화를 복원할 수 있다. 또 텃밭농사는 각박한 삶을 사는 도시민에게 여유를 제공하고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도시지역 농협(農協)은 생애주기별 도시농업 확산에도 힘써야 한다. 즉 청소년기에는 학교텃밭 공급, 청장년기에는 귀농과 귀촌 연계교육 강화, 노년기에는 복지텃밭을 제공하여 더 즐거운 노후생활을 도모해야 한다.
도시농업을 체험한 도시민은 농촌에 대한 관심이 늘어 귀농·귀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계청이 6월 27일 발표한 ‘2018년 기준 귀농어·귀촌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인구수는 1만7856명으로 2017년 1만9630명보다 9%나 감소했으며, 귀촌인구수도 47만2474명으로 2017년 49만7187명에 견줘 5% 줄었다.
도시농업은 공익적 가치도 높아 도시의 텃밭이나 건물옥상의 농원 등은 삭막한 도시 속 녹지구역이다. 도시민들이 텃밭농사를 체험하면 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인식도 늘게 된다. 도시농업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정신적 풍요를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도시농업의 매력은 색다른 여가활동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