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과 코로나바이러스③] 바이러스 ‘상식백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바이러스(virus)는 라틴어로 독(poison)이란 뜻이다. 바이러스의 존재는 19세기 후반 과학자들이 세균(細菌)여과기로도 걸러지지 않는 병원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크기가 0.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로 세균(bacteria)보다 훨씬 작다. 세균은 항생제(抗生劑)로 치료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antivirals)로 대응한다.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Tamiflu)가 대표적인 항 virus제이다.
바이러스는 DNA나 RNA를 유전체(genome)로 가지고 있으며, 단백질로 둘러싸여 있는 구조다. 바이러스는 혼자서 증식이 불가능하여 숙주 세포(host cell)내에서 복제를 하며, 세포 간에 감염을 통해서 증식한다. 바이러스는 동물, 식물, 세균(bacteria), 진균(fungus), 기생충(parasite) 등에 기생한다. 즉 모든 종류의 생명체에 감염하여 기생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독감(flu) △메르스 바이러스(MERS virus)-호흡기 질환 △에볼라 바이러스(Ebolavirus)-유행성 출혈열 △로타 바이러스(Rotavirus) △노로 바이러스(Norovirus)-식중독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virus)-피부질환·종양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virus)-간염·간암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자궁경부암 및 각종 종양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는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꽃잎 모양의 돌기가 나 있어 왕관(王冠)을 닮았다고 해서 ‘코로나’(Corona, 라틴어로 왕관)라는 이름이 붙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67년 영국 감기연구소가 처음 발견했다. 현재까지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최근 발병한 우한폐렴 바이러스까지 총 7종이 발견됐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고 다른 병원균과 쉽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게놈(genome, 유전체) 서열에 따라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네가지 속(genus)으로 분류한다. 사스(SARS)와 메르스(MERS), 그리고 이번 우한폐렴(COVID-19)은 ‘베타’에 속한다. 자연 상태에서 알파와 베타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발견되고, 감마와 델타 코로나바이러스는 조류에서 발견된다. 박쥐에게서 유래한 사스와 메르스바이러스는 각각 사향고양이와 중동 낙타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다.
독감(毒感, influenza)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질환이다. 1918년 스페인독감(Spanish flu)으로 당시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돼 2500만-5000만명이 사망했다. 1957년 아시아독감(Asian influenza)으로 200만명, 1968년 홍콩독감(Hong Kong flu)으로 100만명이 사망했다.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으로 38도 이상의 발열과 콧물, 인후통, 기침, 두통, 근육통, 전신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독감은 A·B·C형 세 가지 유형이 대표적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효과는 맞은 뒤 2주 정도 지나야 항체가 생기고 4주가 지나야 제대로 효력을 발휘한다. 또한 효과는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의 나이, 기저질환, 이전 감염과 접종 여부에 따른 면역 상태, 백신 바이러스 주와 유행바이러스의 일치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백신주와 유행주가 일치할 경우 건강한 성인에서 70-90% 예방효과를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아직 예방백신이 없으므로 올바른 손씻기·마스크 착용·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아울러 고령자는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을 직접 예방하는 건 아니지만, 2차 세균 폐렴 합병증을 줄이기 위하여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 게 좋다.